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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freeboard_1272915
    작성자 : 하릿
    추천 : 4
    조회수 : 269
    IP : 182.231.***.92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6/02/20 01:40:57
    http://todayhumor.com/?freeboard_1272915 모바일
    20대 들어서 난 지금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다.
     
    처음 대학에 들어가던 해,
     
    누구나 그렇듯 고등학교 3년 동안 꿈꿔왔던 대학 생활에 큰 기대를 가지고 입학을 했다.
     
    대학 생활을 내 기대에 부응할 정도로 즐거웠지만 대학 공부는 정말 나와 맞지 않았다.
     
    그래도 부족한 것 없이 살아왔던 지난 20년을 생각하면서 어떻게든 되겠지하는 마음이 컸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나는 몇 번의 휴학과 자퇴, 복학과 재입학을 반복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아무 능력도 없었던 탓에 일단 한푼이라도 벌기위해 내가 여지껏 공부해왔던 일과는 너무 다른 분야의 일을 시작했다.
     
    한 달 돈을 벌어도 내 수중에 남는 돈은 10만원 남짓(교통비, 통신비 제외),
     
    이 돈을 제외하고 모두 다 집에 들어갔다.
     
    하루 한 끼 먹는 것도 고민하고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지게 될 때면 처음엔 돈 없어서 못간다 버티다가 사정을 아는 친구들이
     
    괜찮다고 불러내는 탓에 나는 어느새 얼굴에 철판깔고 얻어먹기 일쑤였다.
     
    이렇게 저렇게 어떻게든 버티다가 이제는 내 나이도 20대 중반을 넘어가는 탓에 얼른 학교는 졸업해야지 생각으로
     
    이렇게 집 힘들때 안도와준다고 욕이란 욕은 다 먹으면서도 꾸역꾸역 대출을 받아 다니게 되었다.
     
     
    그 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나열하려면 너무 많다.
     
    결론은
     
    내 생에 첫 장학금을 받았다.
     
    액수는 그리 크지 않지만 등록금 고지서를 본 순간 눈물이 왈칵 나왔다.
     
    20대 초중반, 내가 고생했던 너무 힘들었던 그 모든 것을 보상받았다는 느낌이었을까..
     
    왜 울컥했는진 잘 모르겠다.
     
    그리고
     
    이번 달 부터 처음으로 내 이름 앞으로 저금을 시작했다.
     
    얼마 안되는 돈이지만 이제 집에서 벗어서 온전히 나만을 위한 비상금 아닌 비상금을 가졌다는 기분 좋은 생각에
     
    괜히 일하다가 쉬는 시간에 통장 잔액을 확인하곤 혼자 만족하곤 한다.
     
    그리고 항상 얼굴에 철판깔며 친구들에게 얻어먹기 일쑤였던 내가 한턱 쏘겠노라 친구들과 만났다.
     
    아직도 3만원이상 돈을 한꺼번에 쓰는 건 손이 달달 떨리지만
     
    그것도 잠시 친구들에게 고마웠고 너무 다행이었다. 적게나마 보답할 수 있다는 것이.
     
     
    이런 자랑 아닌 자랑을 여기저기 떠들고 자랑하고 싶지만 남들이 생각하기엔 별거 아닌 일인데 나 혼자 호들갑 떠는 것 같아서
     
    이렇게나마 한글자 한글자 써내려가본다.
     
     
     
    2016년 시작이 좋다.
     
    20대 들어서면서 연초에 이런 기분이 든 건 처음인 것 같다.
     
    나 앞으로도 잘 할수있겠지?
     
    힘내자
     
    잘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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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2/20 01:45:09  220.70.***.51  XP  327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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