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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272779
    작성자 : 익명ZWRlZ
    추천 : 11
    조회수 : 622
    IP : ZWRlZ (변조아이피)
    댓글 : 45개
    등록시간 : 2014/11/28 23:17:42
    http://todayhumor.com/?gomin_1272779 모바일
    우리 남편은 점점 아기가 싫은가봅니다...


     결혼 3년 되어가는 부부입니다
     남편 32살 저 30살입니다

     넉넉치 못한 양가 사정으로 남들은 집이니 뭐니 이것저것 도움 받지만
     저희는 그런것 하나없이 우리 돈으로 시작했어요
     집 얻을 형편이 못 되서 신축빌라에 실입주금 약간 들여 분양 받아 입주했고요
     그렇게 융자만 1억을 받았고...
     지금까지 원금 천만원 갚고 이자만 한달에 55만원씩 내며 살아요;
     뒤늦게 후회도 했지만 이미 늦었죠 뭐...
     그나마 새 집이라 깨끗하고 별 흠이 없는걸 위안 여기며 살고 있어요

     집이 수도권이고 둘다 직장은 서울이라...
     남편은 2시간 저는 1시간 걸려 출퇴근을 해요
     그리고 지금이야 남편이 좋은 직장에 취업해 한달 300은 벌어오지만...
     결혼 생활 내내 수입이 일정치 않았어요
     저는 쭉 직장 다녔고요.. 저는 230 정도 벌어요
     남편 본격적으로 일한지 3개월 밖에 안 되서 이제사 돈 모으고 있어요
     진짜... 결혼 3년 가까이 되도록 돈 까먹은 기억 뿐이네요;

     첨에 결혼하기 전까지만 해도...
     울 남편 애 셋은 낳고 싶다고 쌍둥이도 좋고 여하튼 애 많이 낳고 싶다 그랬었죠
     오히려 제가 무슨 셋이나 낳냐고 뭐라 했을 정도예요
     근데요... 점점 사람이 바뀌더라구요
     올 초엔 크게 싸운 적도 있었어요
     오지랖이긴 해도, 이 나라 문화 특성 상 으레 묻는 질문들 있잖아요
     좋은 소식 없냐 애기 언제 가질거냐 등등
     그런 질문에 되게 예민하게 반응하고 엄청 신경질을 내길래
     우리 애기 안 가질거냐고 했더니...
     넌 우리 현실을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오냐면서... 얼마나 면박을 당했는지 몰라요
     그후로 절대 애기 얘기 안 하기로 결심했어요
     그 전까진 나도 엄마 되고 싶다 그런 말 자주 했었는데 이젠 절대 안 해요

     맨날 현실 타령하고.. 저런 오지랖 들으면 되게 신경질적으로 키워줄거냐고, 웬 관심이냐고 쏴붙이고
     그래서 상대방 무안하게 만들고... 그냥 유연하게 가져야죠~ 라고 첨엔 그러더니 점점 짜증나는지 이젠 저래요
     저도 물론 싫죠... 근데 싫다고 안 그러겠어요;
     짜증나도 그냥 저는 웃어 넘기는데... 저럴때마다 제가 너무 무안하고 어째야좋을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저는 이제 엄마가 되고픈데... 점점 아기 싫어하는 것 같아서 불안하고요

     가령 마트나 식당에서 애기들 떠들거나 시끄럽게 굴면 그걸 되게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주변 애엄마 뭐하는건지 모르겠다고 욕 하고요...
     요즘 노키즈존 이런 얘기 많이 나오잖아요
     자긴 그게 너무 이해 간대요
     정말 필요하다면서...
     제가 나중에 우리도 애기 생겨도 이해할 수 있냐니깐 자긴 할 수 있대요
     그러면서 절대 자긴 애 저렇게 안 키울거라고...
     물론 저도 동의하죠 근데 애가 우리 말을 백프로 들을리는 없잖아요
     애기니까 그런거지 좀 이해하라고 해도 절대 자긴 노노... 이해 못하겠다고.....
     사람이 안 그랬는데 어쩌다 저리 됐나 가끔 그런 생각이 들어요

     저도 요즘 세상 돌아가는 거 보면 애고 뭐고 안 낳는게 맞나도 싶고
     우리가 돈이 있나 집이 있나 빚만 잔뜩인데... 제가 철없게 이러는건가 싶기도 하고요
     진짜 그냥 애 낳지 말고 둘만 잘 살까... 저도 그런 생각마저 해요
     솔직히 남편도 점점 애 생각 없어하는 것 같고...

     부부관계도 없은지 오래됐어요
     한달 넘었거든요... 일절 뭐, 손도 안 대요
     물론 야근하고 그래서 피곤하겠지만 그래도 주말이나 이럴때도 있는데... 전혀 손 안 대요
     저번주에 지방에 다녀올 일 있어서 모처럼 모텔에 갔었는데 거기서도 코 골고 잠만 자더라구요
     심각하게 야동이나 업소 다니는 거 아닌가 의심까지 한 적도 있어요;
     근데 그런건 아녔고... 그냥 불안한가봐요

     생각해보면, 지금 직장 취직 확정됐다고 연락 왔을 때
     그날 저 퇴근하고 돌아왔는데 애처럼 뛰면서 좋아하더니
     갑자기 절 데리고 안방에 들어가서 막 덤비더라구요;;;
     그때 아... 이 사람이 심리적 압박이 이 정도였구나 싶었어요
     그 관계도 진짜 거의 두 달만에 가진 거였거든요...
     
     그러고 입사하고 다니더니 이번엔 업무 스트레스...
     야근하고 그러니까 피곤한지 또 손을 안 대요
     그러다 오랜만에 관계 가졌는데, 마침 콘돔이 딱 떨어져서 질외사정을 했구요
     
     그런데 그러고 2주 쯤 지나 생리예정일이었는데
     갑자기 예정일이 일주일 지나도록 생리를 안 하길래 불안함 반 기대 반? 그런 생각이 들었었는데
     남편은 진짜 초조해하면서 임테기 얼른 해보라고...
     제가 임신 아니길 바라냐니까 아직은 안 된다면서
     늦은 밤이었는데 당장 해보라길래 임테기 하려면 내일 아침 첫소변으로 해봐야 된다고 기다리라니까
     내일 무조건 하라고... 그러더니 담날 눈 뜨자마자 첫 마디가 "해봤어?"

     결국 아닌걸로 나왔고, 며칠 뒤 생리 터졌어요
     저는 좀... 허탈하더라구요. 차라리 그냥 사고처럼 천사가 찾아와주길 바랬는데 말이죠ㅎㅎㅎ
     남편에게 아닌거 확정이라고 말했는데... 그제사 웃더라구요 이 인간이ㅎㅎㅎㅎㅎ
     너무 서운해서 자려고 누웠다가 좀 울었어요
     우는 거 알았는지 안아주더라구요
     왜 우는지 안다고 근데 지금은 아니라고
     우리가 정말 바랄때 가져서 내가 막 기뻐하는 거 보고싶지 않냐고 하대요
     뭐 그래요... 다 맞는데
     그게 말 뿐인 것 같아요
     
     사실 그렇잖아요
     아기를 정말 원하는데 현실이 여의치 않다면
     평상시에도 남의 집 아기 예뻐하는 모습 보여야 하잖아요
     근데 애가 좀만 울어도 인상 팍 쓰고 째려보고
     애 엄마가 달래려고 애쓰는 거 보면서도 뭐라고 궁시렁거려요 애 우는 소리 듣기 싫다고...
     그런거 볼 때마다 대체 뭔지 모르겠어요
     나중에 자기 아이 우는 소리는 곱게 들으려나? 그때도 시끄럽다고 저럴려나?
     육아는 다 내 차지일게 뻔해보이고...
     아 쓰다보니 애 안 낳는게 맞나도 싶네요.....

     젠장...
     결혼한 부부는 아기가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떨치기가 너무 어려워요
     이제 애기 언제 갖냐 왜 안 갖냐를 넘어 불임부부 취급 받고 있는데 그걸 견디기가 너무 힘드네요
     뭐가 정답인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은...
     저는 아기가 좋고 엄마가 되고 싶고 마음의 준비는 되었지만
     남편은 그게 아닌 것 같아 걱정이고 고민이라는 글입니다

     길어서 송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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