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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서 찍힌 보라색 구를 확대.
그냥 물방울이 플래쉬에 반사된 듯.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갑자기 잘 되던 후래쉬까지 고장나서
덜덜덜 해야 했다. 친구가 한참 동안이나 만지작거려서
겨우 고치긴 했지만 차라리 완전 고장났으면 늘봄은 좀 더
재미있었을텐데..하는 생각이 나중에 들었다.
아무튼 지독하리만치 어두운 1 층 입구로 향했다.
1 층 바닥은 온갖 쓰레기들이 널려있어서 개판 5 분전이었다.
벽엔 병신들이 와서 락카로 여기저기 낙서를 해놨다.
2 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에 아무 보호장치도 없기
때문에 후래쉬 같은 거 없이 올라가다가 발을 헛디디면
어디 생채기 나거나 뒈지기 십상이다.
일단 2 층의 좀 깨끗한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짐을 풀었다.
여종업원 귀신이 나온다는 방인데 아무 것도 못느끼겠다.
http://files.dcinside.com/hit/1153656843_1.avi
(↑클릭해서 봐)
집에서 멀쩡한 옷걸이 2 개 망가뜨려서 L로드를 준비해왔다.
만들어 온 나도 처음엔 긴가민가 했는데 수맥이라도 있는지
막대가 멋대로 움직이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뭐랄까, 자석의 힘같은 느낌이었다.
아무튼 그저 그런 2 층..
3 층은 옥상. 바람 불어서 시원했다.
예전엔 물탱크가 있었다고 한 자리.
안전사고를 염려해서 누가 옮겼나보다.
1 년 내내 물이 차있다고 하는 지하실을 찾기 위해
1 층을 이잡듯이 뒤졌지만 계단은 나오질 않았다.
계단은 건물 밖에 있었다;;
지하실로 내려가는 계단 턱 바로 위까지 물이 차있었다.
물을 정말 무서워하는 사람이 실수로 안쪽에 빠지면
뒈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2 층에서 초 켜둔 채 돗자리 위에서 과자 부스러기
집어먹고 담배 빨면서 찌질거리고 있는데 자꾸 늘봄으로
차들이 들락날락한다. 대부분 슬쩍 들렸다가 이내 가는
동네 조빱들.
http://files.dcinside.com/hit/1153656623_2.avi
(↑클릭해서 봐)
친구 - "동네 찌질이들이야?"
나 - "개새끼들"
밖에서 가위바위보! 보! 보! 보! 으아~하면서 진 커플이
3 층에 갔다오는 짓을 하고 있었는데 우린 그걸 보며
에효.. 이건 뭐 병신도 아니고 ㅋ
한술 더 떠서 자신이 기와 귀신을 탐지할 수 있다는
주정뱅이 노가다 아저씨가 와서 자꾸 귀찮게 굴었다.
그러더니 친구 폰번호 따가서 막 나중에 전화하고 ㅋㅋㅋㅋ
친구가 무서워하며 쌩난리를 치던 거미.
거미라도 될걸 그랬어
하도 심심해서 인근 탁사정 입구 폐건물로 떠나기 전에
늘봄에서 분신사마를 했다. 물론 반응은 잣도 없었다.
"야이 좃병신아!!" 하고 외친 후 늘봄을 나섰다.
기대를 너무 많이 해서인가.. 적잖이 실망한 늘봄갈비였다.
하지만 밤에 혼자 가라고 하면 못가겠다.
우리는 탁사정이 여기서 4km 정도 떨어져 있다는
택시기사의 말을 믿고선 무조건 걸었다.
..
존나 걸었다. 한시간 정도 걸었는데 코빼기도 보이질 않는다.
할 수 없이 콜택시를 불러서 탁사정 입구까지 갔는데
ㅅㅂ알고보니 우린 탁사정과 정반대 방향으로 걸었다.
탁사정 입구의 폐건물에 도착. 바로 뒤가 야산이라
처음 봤을 때 분위기는 그럭저럭 나는 편이었다.
하지만 막상 건물 안으로 들어서니 어디선가 똥냄새만
풀풀 나고.. 그냥 장사가 안되거나 기타 사정으로 주인이
버린 건물 같았다.
신기하게도 거울에 무지개가 잡혔다.
사진 찍을 때 거울에 무지개가 왜 생긴 건지 누가 설명 좀..
안영지 어현이 뭔 뜻일까?
난 이왕 이렇게 된 거 여기서 자고가자고 했지만
친구들이 죽어라 반대해서 결국 근처 모텔로 향했다.
룸에 비치된 컵라면은 2 개. 내가 나중에 카운터에서 하나
더 얻어 온걸로 아침을 때웠다. 캐안습
침대 옆에 있는 성인용품 찌라시 상단의 문구.
몰카탐지기의 작동원리는 뭐지?;;;;
아무튼 남자 셋이 침대 위에서 뒤엉켜 광란의 하룻밤을 보냈다.
.. 물론 개뻥이고, 자고 일어나 개같은 영화로 소문난
제니 주노를 OCN 으로 좀 보다가 모텔을 나왔다.
제천역에 도착해서 나는 강화도 황금목장 가자고 했는데
친구들이 안간다고 해서 그냥 나 혼자 갔다.
비도 마침 부슬 부슬 내려서 돌아버릴 거 같았다.
강화도 터미널에서 외포리행 막차를 타고 한참 가는데
기사가 뜬금없이 물어봤다.
기사 - "학생, 어디까지 가?"
나 - "외포리요"
기사 - "외포리 지났는데.. 반대로 15 분 정도 걸어 가"
그래서 버스에서 내렸다.
........
가로등 하나 없어서 아예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외딴
도로였다. 좃됐다고 생각했으나 어쩔 수 없이 계속 걸었다.
아 시발 15 분은 무슨 개뿔 한시간 정도 걸어서 외포리에 도착.
외포리 고갯길의 도로. 아까 버스에서 내린 그 도로는
멀리 마을 불빛이라도 작게나마 보이지만 이곳은 진짜
대놓고 아무 것도 없다.가로등이 300m 정도의 간격으로
있었지만 길이 커브가 심해 별 도움 안됐다.
고개를 넘어 아래까지 갔다오는 개삽질 끝에 친구한테
전화로 물어 자정 약간 안되서 황금목장 바위를 발견했다.
저 지옥의 입구같은 길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갈까 말까
갈까 말까 하고 담배만 줄창 태우며 한 30 분간 고민했다.
저런 곳에 혼자 갔다간 진짜 잣되는 수가 있다 하는 짐승의 본능과
아냐 어두워서 무서워보일 뿐이지 별일 있겠어 하는 인간의 이성이
존나 싸우다가 결국 이성을 믿어보기로 했다.
들은 대로 바로 갈림길이 나왔는데 왼쪽길은 황금목장,
오른쪽길은 공동묘지... 당연히 왼쪽으로 갔다.
잡상인한테 오천원 주고 산 후래쉬를 키고 걷는데 갑자기
앞이 밝아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안개가 빛에 반사되어
밝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솔직히 무서워 뒈질 뻔했다.
목장답게 축사 건물이 따로 있었다.
축사 내의 창고
지옥같은 어둠을 뚫고 황금목장 안에 들어섰다.
테이블엔 잿더미가 된 모기향이 놓여있다.
아기귀신이 있다는 쇼파. 내가 아무리 정신이 나갔어도
저기서 잘만큼 미치진 않았기에 거실에 돗자리를 폈다.
보일러실(?)
작은방에 딸려있는 다락방. 다락에도 용기를 내어 겨우
올라갔는데 천장의 구멍엔 차마 카메라를 들이밀지 못했다.
TV가 있는 큰방. 여기도 다락이 딸려있다.
큰방에 있는 다락방을 채운 쓰레기들.
돌아다니며 L로드를 들었는데 작은방의 다락방,
큰방의 창문 근처, 거실의 긴 쇼파에서 이리저리 움직였다.
이건 늘봄에서처럼 신기한 게 아니라 기분이 더러웠다.
..거실에서 양초 켜두고 앉아있는데 자꾸 누군가 날 쳐다보고
있는 것 같은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 그때 하필이면 천장에
붙어있던 타일 한장이 바닥으로 떨어져서 진짜 놀라 뒈질 뻔 했다.
아 시발 내가 왜 여기 혼자왔지 미쳤지...
너무 무서워서 mp3p 볼륨 최대로 올리고 우비를 뒤집어 쓴 채
잠을 억지로 청했다. 흉가 절대로 혼자 가지마라.
....
그런데 잠은 존나 처자서 아침에 일어나보니 11 시 30 분이다;;;
그 무서웠던 곳이 낮에 보니 좃도 없다.
옷걸이로 만든 조잡한 L로드가 보인다.
아기귀신인지 나발인지 나와봐 썅
여기 살던 사람들은 어디로 갔을까.
떠나기 전에 한컷
야외화장실
창고
오른쪽 길의 공동묘지를 가봤다. 엄한 남의 묘지에서
찌질대기 싫어 그냥 3 장 정도 찍고 내려왔다.
황금목장에서 한 20 분 걸으면 나오는 외포리 마을.
산다는 건 멋진 일이다.
설령 귀신이 한트럭 온다해도 자기 자신의 불투명한
미래보단 덜 무서울꺼야..
3 줄 요악
1. 제천의 흉가 늘봄갈비, 탁사정 폐건물 친구들과 갔다.
2. 강화도 황금목장은 나 혼자 밤에 가서 자고 왔다.
3. 볼 거 없다. 그나마 공포를 느끼고 싶으면 2 명 이하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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