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실 배수구가 막혔는지 물이 안내려감.
베란다가 물바다...
고무장갑 끼고 덤벼볼까 생각했지만
날뛰는 17개월 꼬맹이도 있고...귀찮귀찮
남편한테 봐달라해야겠다 맘먹음.
주말이 되었음.
한주동안 고생한 남편(외벌이) 배불리 먹이고 푹 재우고
기분좋게 거실에 대자로 누워 월드시리즈 보는 모습에
작전 개시!
2년 남짓한 결혼생활동안 깨달은 남편 사용법에 의하면
절대 직접적으로 요구해선 안됨.
ex 여보 세탁실 배수구 막혔나봐 좀 봐줘! (X)
이렇게 말했다간 절대 움직이지 않습니다.
1. 에구 세탁실 배수구 막혔나봐~ 어떻게 하지~ 라고 중얼거리며 부산하게 주변을 돌아다닌다.
2. 뚫어뻥이라도 부어봐야겠어~ 라고 말하며 뚫어뻥을 들고 세탁실에서 고군분투하는 척 한다.
3. 호기심이 생긴 남편이 기웃거리며 다가온다.
4. 그렇게 하면 안되지~ 라고 말하며 남편이 세탁실로 들어오면, 슬쩍 몸을 빼고 고무장갑을 들고 온다.
5. 배수구를 열고 이물질을 확인하는 남편에게 슬며시 고무장갑을 건넨다. "여보~지저분한데 이거 끼고 해~!"
6. 남편이 얼결에 고무장갑을 받아끼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아기와 함께 흐뭇하게 지켜본다.
7. 작업을 완료한 남편이 "여보 이리와봐~!"하고 부르면 얼른 달려간다.
8. 배수구가 왜 막혔고 어떻게 뚫었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되는지 등등을 잔소리...아니 친절하게 설명하는 남편의 말을 경청한다. (이때 "우와~이걸 금방 뚫었네~여보 역시 대단해~"하는 추임새와 경외의 눈빛을 곁들인다)
9. 수고한 남편이 다시 편안히 누워 월드시리즈를 마저 볼 수 있도록 세팅해드린다.
미션 석세스!
이상 저희집 남편 사용법(?)이었습니다.ㅎㅎ
이외에도, 집안일 다하고 앉아서 핸드폰 좀 보려고 남편 옆에 앉았는데
남편이 달라붙으며 치근덕거릴 때
하지만 나는 영 달라붙고싶은 기분이 아닐 때...
남편 한방에 띠어내는 법 :
"여보 쓰레기 좀 버리고와" or "여보 ㅇㅇ떨어졌는데 가서 좀 사와"
심부름을 시키면...급 표정이 굳어지며 치근대던 팔을 슬쩍 빼고
끄응...하고 돌아누워 나와 눈을 마주치려하지 않음.
그럼 나는 편안하게 누워 꿀같은 핸폰타임 겟!
이렇게 생활의 지혜(?)를 하나씩 알아가는...애기엄마였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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