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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126465
    작성자 : 오유행
    추천 : 101/58
    조회수 : 7347
    IP : 220.76.***.175
    댓글 : 40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6/03/20 13:02:37
    원글작성시간 : 2006/03/20 04:12:55
    http://todayhumor.com/?humorbest_126465 모바일
    죽여버리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저의 이름은 임주환입니다.
    그리고 죽이고 싶은 사람은 최태성이라는 선배입니다. 저 보다 2살 위인 선배입니다.
    저는 이 선배를 무참히 죽여버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진짜 죽일 것이 아니기에 또 이 선배가 이 글을 보면 반성하길 원하는 마음에
    서 이렇게 이름을 밝힙니다.

    저에게는 내 생애 처음으로 여자가 생겼습니다. 매우 상냥하고 누나처럼 잘 챙겨주기
    도하고 옷 종류를 잘 모르겠지만 원피스 같은 치마도 즐겨입는 예쁜 여자였습니다.
    저는 그녀와 데이트 중 길에서 최태성 선배를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선배는 워낙에 카리스마가 있고 거칠고 터프합니다. 그래서 어딜가나 사람들을 금방
    리더하고 잘 어울립니다. 게다가 장난도 지꿎고 주위의 여자들은 그 선배에게 꼼짝도
    못 합니다. 남자인 내가 봐도 무서운데 여자는 더하겠지요. 그러나 남에게 피해를 주거
    나 나쁜 행동은 하지 않는 남성적인 성격입니다.

    선배는 우리를 보더니 여자친구냐 어쩌냐 미소짖으며 물어보더니 우리를 카페로 데리고
    갔습니다. 간단한 음류를 마시며 이야기 하고 이제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러다 인사하고
    선배와 헤어지려는데 선배가 갑자기 내 여자친구 뒤로 와서 꼭 끌어안는 것이 였습니다.
    나는 몹시 당황스러웠고 여자친구도 당황스러워했습니다. 이미 여자친구도 그 선배의 굵
    고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에 기가 눌려서 기죽은 듯 당황한 신음소리만 내고 어쩌질 못
    했습니다. 선배는 내 여친을 뒤에서 끌어 안으면서 "주환이 여친 내가 데려가야지~" 하면
    서 장난을 치는 것이였습니다.

    여친은 기죽고 난처한 목소리로 "왜 그러세요 왜 그러세요" 했지만 선배는 내가 당황스러
    워하는 모습이 재밌어서 더 짖꾸진 장난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내 여친의 등과 선배의배가
    강하게 밀착하였고 여친 왼쪽귀 뒤쪽에다가 뽀뽀하는 겁니다. 그러고는 웃는 겁니다.

    저 솔직히 이 새끼 죽여버리고 싶다라는 생각이 막 떠올랐습니다. 그러나 선배는 덩치도
    크고 건장하고 카리스마가 넘쳤습니다. 나도 물론 작은 덩치는 아니지만 힘으로는 상대할
    수 없는 사람입니다. 그래도 난 여친이 힘들어하는 것을 참을 수 없었음으로 기죽은 목소
    리기는 했지만 "선배 왜 그래요. 이러지 마세요. 네. 놔주세요. 선배에~" 난 힘없는 듯한
    손으로 선배의 팔을 풀려고 했습니다. 괜히 힘을 쓰면 선배같이 자존심 쎄고 터프한 사람
    들은 장난이 심해지니까요.

    나는 점점 등꼴이 싸늘해져만 갔고 여친의 얼굴에는 난처함과 괴로움이 심하게 보이기 시작
    했습니다. 정말 죽여버리고 싶었습니다. 난 이 여친이 처음 사귀는 것이고 손도 별로 못
    잡아봤습니다. 신체접촉을 안하는 것이 여친을 아끼는 게 되는건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아낀
    다는 마음에 신체 접촉도 많이 하지 못했고 손을 잡아도 부끄럽고 어색해서 오래 잡지도 못
    했습니다.

    정말 다정하고 다소곳한 이런 여친을 어렵게 사귀게 된 나는 그녀와 포옹은 커녕 팔짱도
    못 껴봤는데 게다가 그녀도 나를 처음 사귀는 것이라고 하는데 감히 그녀에게 강한 신체
    접촉을 하고 마음데로 껴안고 뽀뽀까지한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될 수 없었습니다!!
    머리속에 온갖 생각이 다 스쳐갔습니다. 옆에 있는 벽돌로 대가리 찍어버릴까. 쇠꼬챙이로
    눈깔을 후벼파버릴까. 나는 몹시 화가 났고 그것을 표현은 못하겠고 미치고 환장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다가 선배가 내 여친을 놔주더군요. 상대 마음이 상했는지 어쨌는지도 모른채 마냥 신이
    난 듯 선배는 밝은 미소를 보이며 연락하라는 인사를 남기며 사라졌습니다. 저는 여친을 볼
    면목이 없었습니다. 선배에게 강제로 끌어안겨 있는 상태에서도 나에게 눈길을 힐끔힐끔 도
    움을 요청하는 듯한 슬픈 눈으로 바라보았던 그녀입니다. 그런 그녀에게 아무런 저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정말 창피하고 의욕이 떨러지는 순간이였습니다.

    여친과 나는 어색해 하며 걸어가고 있었고 그날 결국 여친과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여친은
    나에게 화를 내지는 않았지만 이제 그만 만나자고 했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나에게 화가
    났다기 보다도 나를 다시 본다는게 어색할 것 같다는 느낌의 목소리였습니다.
    나는 그 날 저녁 미친듯이 울으며 술을 마셨습니다. 울어서 지친건지 술을 마셔서 지친건지.
    어디서 또 그런 상냥하고 어여쁜 여자를 만날 수 있을까요? 오래 만난 사이는 아니였지만 정
    말 잘해주고 싶었고 나중에 결혼도 하고 싶었습니다. 항상 아기같이 밝은 미소를 띠고 있던
    그녀는 헤어진 그날 매우 많이 풀이 죽어 있는 표정이였습니다. 그 모습이 자꾸만 떠올랐습
    니다. 바보같은 내가 싫었습니다. 나는 너무 슬펐습니다. 이렇게까지 되게 만든 선배를 죽이
    고 싶었고 나도 죽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 선배가 바로 저입니다. 제가 바로 주환이가 말하는 최태성 선배입니다.
    새벽에 주환이에게 전화가 와서 받아보니 잔뜩 술취한 목소리로 울면서 저를 불르더군요.
    나는 주환이의 자취집으로 찾아갔는데 주환이는 뭐가 그리도 서러운지 한 없이 흐느껴 울고
    있었습니다. 술도 많이 마신것 같지 않은데 널부러져 우는 모습을 보니 상당히 취해보였습
    니다. 원래 술발이 이렇게 약한 애가 아니길래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위와 같은 말을 저에게
    했습니다. 나 때문에 여친이랑 헤어졌다고 나 죽이고 싶다고. 흐느껴 울면서 줄줄히 해나가는
    주환이의 자초지정을 듣고는 나는 내가 몹시 부끄럽고 미안했습니다. 내가 주환이를 달래면서
    "미안해 미안해" 하며 사과했지만 주환이는 더 자지러지면서 발버둥치며 오열을 하였습니다.

    주환이의 이런 모습을 처음 보았습니다. 너무 미안했습니다. 그래서 여친과 다시 만나게 해주
    려고 여친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한 다음에 전화를 해 봤더니 전화기는 꺼져있고 저는 그 날
    이 후로 주환이 여친에게 전화를 해보았지만 전화는 여전히 받지 않았고 나중에는 전화번호가
    바뀌였습니다. 결국 나 때문에 주환이의 사랑이 깨진것이였습니다. 주환이는 요즘도 우는지
    눈가가 항상 부어있었고 이제는 연락도 안됩니다. 나는 그때 그냥 장난이였는데 그런 장난이
    당사자에게는 큰 슬픔을 가져올지는 전혀 몰랐습니다.

    지금도 주환이에게 너무 미안합니다. 미안하다 주환아. 용서하지 못할 것을 잘 알지만 그래도
    너의 한은 풀어줘야할 것 같으니 연락 좀 하거라. 미안하다. 형이 잘 못했다.




    출저 - 펌!!

    글에 욕이 좀 많네요;;

    어쨌든 이 죽일 X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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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3/20 08:58:54  218.53.***.202  
    [2] 2006/03/20 09:46:26  59.7.***.27  
    [3] 2006/03/20 09:57:13  210.180.***.254  
    [4] 2006/03/20 10:56:58  61.75.***.242  
    [5] 2006/03/20 10:57:30  211.212.***.175  
    [6] 2006/03/20 12:15:45  66.215.***.150  
    [7] 2006/03/20 12:23:25  59.16.***.16  
    [8] 2006/03/20 12:33:04  203.247.***.22  
    [9] 2006/03/20 12:44:59  211.183.***.55  천상의열쇠
    [10] 2006/03/20 13:02:37  203.24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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