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왜 이렇게 남의 연애사에 관심이 많을까요
제가 20살. 9살 연상 오빠랑 사귀고 있어요. 사귄지 반 년이 넘어가네요. 정말 잘 맞아서 한 번 싸운 일도 없이 너무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구요.
다른 친구들이 동갑내기나 한두살 많은 선배들이랑 연애할 때 나름 특별하다면 특별한 연애를 시작했었죠.
근데 연애 초반부터 지금까지 제 연애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사람들때문에 너무 스트레스 받네요.
정말 남 말 신경 안 쓰는 성격인데, 이게 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제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되니까 상당히 짜증나더라고요.
공개연애 시작한 지 이틀쯤 지났을 땐가, 동아리 술자리 나갔는데 남자들이 득시글한 와중 몇 안 되는 새내기 여자애라 당연히 질문을 많이 받았죠.
나랑은 여드아홉 살 차이 나는 직장인이라 하니 그 남자 조심해라, 그정도 나이 찬 사람이 너 만나는 건 좀 아니지 않냐, 엔조이다 정 주지 마라...
네, 물론 걱정하는 말인 건 알죠. 갓 성인이 된 여후배가 걱정되시겠죠. 그래도 할 말 안 할 말이 있는 거고, 얼굴 한 번 대면한 적 없는 상대를, 그것도 그 사람 여자친구 앞에서 '9살 어린 여자 만나보려고 꼬시는 남자'로 만드는 건 좀 아니지 않나요. 거기다 저는 평소 곁에 둘 사람 고르는 데는 까다롭고 그만큼 의심 많은 성격이에요. 사귀기 전에 남자친구에 대해 나름대로 충분한 정보를 얻었고, 믿을 만하다는 확신이 들어서 연애를 시작했어요. 왠지 제 판단력에 대한 모욕처럼 느껴지기도 해서 폭풍 꽁기꽁기!! 소주병 목구멍에 꽂아버릴뻔했네요 진짷ㅎㅎ
제일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방금 그거고, 그 밖에도 뭐 많아요.
저는 지금 소위 말하는 명문대 다니고 있거든요. 남자친구는 지방쪽 사립대 출신이에요. 근데 사람들은 당연히 제가 만나는 사람이니 같은 학교 사람일 거라고 생각하나 봐요. 연애한다고 밝혔을 때 정말 당연하게 졸업생일 거라고 생각하고, 얘기하고, 같은 학교 사람 아니라고 얘기하면 괜시리 제 눈치 보는거 사소한데 겁나 신경쓰이네요ㅋㅋㅋㅋ 왜 미안한 듯 날 쳐다봐요... 내가 그런 거 신경쓰고 부끄러워할 것 같나봐요... 그리고 나면 가끔 나오는 이야기가 남자가 자기보다 학력 좋은 여자 만나면 자격지심때문에 안좋게 군다던데, 하는 이야기들. 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근데 제 남친 그런 사람 아니고요... 그런 일 있으면 제가 알아서 찰게요! 괜찮아요!
또또또또또 직접 들은 건 아니지만 건너건너 다 들리잖아요 나에 대한 이야깈ㅋㅋㅋ 모르겠어요 그 사람들은 제가 나이차 많이 나는 사람 만나는게 이해가 안 되는지 돈이랑 차랑, 물질적 편리 때문에 만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고... 아니 무슨 원조교제도 아니고...
다행히 저 잘 아는 사람들 친구들은 제가 어떤 사람인지 아니까 뭐라 안 그래요. 잘 모르는 사람들이 왈가왈부 하는 거고...
사실 신경 많이 쓸 것도 아니고 별거 아닌 것처럼 들리실수도 있지만 꾸준히 같은 얘기를 새로운 사람들한테서 듣다 보니 화가 쌓여서 푸념하러 와 봤네요. 오유 눈팅만 하다 처음 가입했는데 첫글이 푸념글이라니... 아무튼 제발 남의 연애사에 추측 좀 끼워넣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원치 않는 관심과 걱정도 ㄴㄴ해요 잘 모르는 사람에 대해 함부로 평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흑ㅎㄱ흑 좋은밤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