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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이 이땅의 방패로 우뚝 선지 어언 64년. 하지만 초코파이따라 흔들리는 훈련병들의 갈대같은 신앙심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아버지의 아버지 세대로부터 소중히 보전되어 내려왔나니
오늘은 평화로운 **사단 신병교육대대에서 일어난 때아닌 종교전쟁의 서막부터 최종장에 이르기까지 목격자의 한사람으로서 증언코저 하니 사치와 향락 한가운데서도 감사함을 느끼지 못하는 사재인들께서는 애잔한 훈련병들의 애환을 가슴으로 느껴보시라.
훈련병 첫주차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훈련병들에게 주말마다 오는 종교행사는 그다지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했으나 가슴깊이 울려오는 불심에 끌려... 불교 법당을 찾은 애송이 훈련병들은 득도에 준하는 깊은 깨달음을 얻었으니 그 시단은 군종법사님의 복되오신 말씀이 아니라 걸그룹의 뮤비 때문이었다.
천장에서 내려오신 프로젝터께서 뮤직비디오를 연주하시자 대웅전에서 울려퍼지는 십육비트 리믹스의 현란한 음악에 맞춰 훈련병들은 초점 잃은 눈으로 금장불상을 향해 삼천배를 올리었고
신도들이 사탄의 유혹에 빠지려고 한다며 격노한 목사님이 은총의 햄버거를 하사하심에 단 하루만에 신도 숫자를 백명이나 늘리시는 주님의 위업을 보이셨으며
크리스트교의 본류를 표방하는 천주교가 질세라 성찬례를 베푸시기를 한손에 피자를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받아 먹어라, 이는 내 몸이다" , 또 콜라를 들어 감사를 드리신 다음 "모두 이 잔을 마셔라. 이는 죄를 용서해 주려고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 하시니 한순간에 신도가 백명이 되었다.
그리하야 초코파이는 피자를 낳고 피자는 햄버거를 낳고 햄버거는 도넛을 낳아, 세 종교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질수록 훈련병들의 복리후생은 저멀리 대륙건너 북유럽 복지국가 부러이 아니하게 되었으니
이 웃지못할 전쟁을 전해들으신 5중대 행보관님께서 껄껄 웃으셨다
"그래? 좋아. 그럼 내가 치킨을 사줄 터이니 주말에 잔업을 할 훈련병들은 대연병장으로 집합하라고 이르게"
하시니 253명 훈련병 전원이 자유와 정의를 수호하는 국군의 이름으로 중대깃발 아래에 결연히 단결하더라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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