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타임스 스포츠 쪽을 보던 중 재미있는 기사가 하나 있어서 우리말로 옮겨 봅니다...
The Lees of South Korea 남한의 李(Lee)들
(간혹 "왜 이씨를 'Yi' 등이 아닌 'Lee'로 표기하냐"고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李氏는 '오얏 리'라는 글자를 씁니다. 두음법칙이란 원래 첫음을 '리'로 발음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이'로 말해도 괜찮다는 "허용"입니다. 요즘와선 어쩐지 이것이 강제적으로 적용되는 풍토 같다는 인상이지만)
Max Morse for The New York Times
△ 수요일밤 일본에의 2-1 깜짝 승리로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무패가 되자 환희에 찬 남한의 선수들이 국기를 들고 수만관중의 환호를 받으며 행진하고 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1776"에는 이번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의 히트인 한국에 어울리는 유쾌한 노래가 있다.
"Here a Lee, there a Lee, everywhere a Lee, a Lee," (여기도 lee 저기도 lee 어딜봐도 lee, lee라네) 이라는 후렴이다.
독림선언문 작성에 관한 뮤지컬 이야기에서 Richard Henry Lee 역은 "아메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속주의 가장 오래된 가문"인 버지니아의 Lee들(Lee씨 가문)에 대해 노래한다.
야구에 응용하면 남한의 Lee씨들에 대한 것이 되겠다. 김인식감독의 라인업 카드에 가장 많이 적힌 이름이다. 일본에 2-1로 이겨 미국을 살려 두게 된-적어도 지난밤 미국이 멕시코에 패하기 전까진-경기에서 처음 세 타자가 李, 처음 여섯명 중엔 다섯명이 李였다.
1루수 李승엽은 남한의 1등 타자, 강타자(slugger)이며 출루제조기이다. 그보다 앞선 타선의 중견수 李종범은 8회 투런홈런으로 일본을 격파했다. 우익수 李진영은 2회에서 홈송구로 주자를 아웃시켰다.
여기도 李, 저기도 李, 어딜 봐도 李, 李라네.
이 무더기 李들 덕분에 남한은 내일 산 디에고에서 준결승을 치르게 되지만 그것은 또한 투수들 때문이기도 하다. 투수엔 李氏가 없다.
그 투수들 가운데 한명은 일본에게 한국 하면 생각나게 될 무언가를 선사했다. 수요일밤 승리의 기쁨 속에서 전 멧츠 투수이며 남한의 여섯번 승리 중 두번의 승리투수인 서재응은 선수들이 국기를 하나 들고 구장을 돌고 있는 동안 자기 나라의 국기를 투수 마운드에 심어 버렸다.
서의 행위는 남한의 숙적 일본팀의 임원 몇명을 화나게 했지만 국가간 사태로 번지지는 않았다.
일본측의 반응에 대해 최준 언론담당관은 "그런 일은 듣지 못했다."고 말한다.
이번 대회에서 일본인들은 별로 기분이 좋지 않다. 한국에게 1점차로 두번 지고, 다른 심판의 판정을 뒤엎는 심판의 판정으로 논란이 됐던 미국과의 경기에서도 1점차로 진 것이다.
한편 남한은 이렇게 재미있었던 적이 없다. 이번 대회의 분명한 깜짝팀이며 6승무패의 기록은 그들을 처음 두 라운드의 최고봉으로 만들었다. 2라운드에 진출했던 또다른 일곱 팀 중에서는 도미니카공화국만이 1패에 그친 유일한 팀이다.
"이 대회에 이변(surprise)이 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미국 감독 벜 마르티네스는 말한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6승무패라는 것은 일본에 두번 이겼다는 것까지 생각해 보면 분명 surprise라고 할 만 하다."
그는 남한을 가리켜 "매우 재능있으며 기강이 잘 잡혀 있고 분명 준비가 매우 잘 된 팀"이라 한다.
남한의 투구는 경이(phenomenal)로왔다. 투수들은 대회 최고 1.33의 방어율을 차지했으며 54이닝동안 8점만을 허용했다. 야수들의 실책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한 방어였으며 남한은 대회 16개국 중 실책이 없는 유일한 팀이다.
양키스의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뛰어난 점은 방어가 토대부터 튼튼하다는 것이다. 그들의 방어는 너무 좋고 너무 흠이 없다. 한명도 펌블이 없는데 어떻게 그렇게 해 내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남한의 야수들은 산뜻하게, 재빠르게, 그리고 영리하게 경기하며 투수들도 비슷하다.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미국팀 피칭 코치인 Marcel Lachemann의 말이다. "그냥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게 아니에요. 그들은 스트라이크 존 안에 투구의 위치를 매우 잘 잡습니다. 아주 아주 잘요. 모든 투구를 스트라이크 존에다 넣습니다. 불펜과 타자의 궁합을 잘 맞추어 냈습니다. 우견 좌견 혼합도 매우 좋고요. 감독은 어떤 상황에서 누구를 넣더라도 망설임이 없더군요."
김감독은 투수기용이 아마도 경기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 말한다. 그러나 그는 어떤 유세도 떨지 않으며 팀에 대해서도 겸허하다.
"한국 야구는 아직 미국, 일본 등 다른 나라에서 배울 것이 많다 생각한다." 그는 말한다. "야구 역사가 우리 보다 훨씬 길기 때문에 이런 나라들에서 배울 점이 많은 것이다."
그래도 한국인들은 경험 많은 팀들에게 두어가지 보여준 것이 있다.
"우리 팀 멤버들은 전부 의욕이 넘치며 결의가 대단하다." 미국에의 7-3 승리에 쐐기를 박은 쓰리런 홈런의 주역 최희섭의 말이다. "그러므로 두려워 할 팀은 없다 생각하며 따라서 분위기가 매우 긍정적이다."
여섯 경기에서 여섯번의 승리를 거뒀으니 "1776"의 노래 중 남한에 적용될 것이 하나 더 생겼다. 벤자민 프랭클린이 리차드 헨리 리에게 언제 집으로 돌아올 것이냐고 묻는다.
"Short-Lee," 그는 대답한다. "Here a Lee! There a Lee! And I'll come back triumphant-Lee!"
(shortly, 즉 '곧'을 'Short-Lee'로 다르게 표기한 것. "여기도 리! 저기도 리! 그리고 나는 李풍당당하게(triumphant-Lee) 돌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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