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처음 사이퍼즈를 시작하던 즈음에 물로리가 등장했던 기억이 난다. (절.대.로. 물로리가 나와서 사이퍼즈를 한 건 아니다.)
그 때부터 몇년간 사이퍼즈를 즐겨오면서 나름대로는 쭉 정리가 되는 느낌인데, 그게 지금의 대세와 안맞는 터라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있다.
예전 코인 차이가 있던 시절, 사이퍼즈는 셀렉러를 만나면 비난을 쏟는 사람이 많았다. 코인도 딸려서 초반에 밀릴텐데 셀렉이라니... 코인 차이 만큼 실력으로 메꾸나 보자... 뭐 이런 느낌.
요새 사이퍼즈는 랜덤러를 만나면 비난을 쏟는 사람이 많다. '랜덤을 왜해요?' 부터 시작해서...
첫번째 질문.
같은 편들이 원딜부터 주르륵 셀렉을 했다. 딱 봐도 팀에 방캐는 없어보인다. 둘 중에 어느 것을 택하겠는가?
1번 . 2년 동안 주캐인 원딜을 골라서 원딜로 방 또는 방밸을 간다.
2번 . 4~5판밖에 해본 적 없는 근캐를 골라서 방 또는 방밸을 간다.
3번 . '원캐충밖에 없네' 이러고 던진다.
두번째 질문.
이번엔 재빨리 주캐인 원딜을 셀렉하고 기다리는데 같은 편이 한명은 힐러 나머지는 랜덤으로 들어가버렸다. 결국 랜덤에서는 근딜이 하나도 없이 원캐들만 나왔다. 이판이 진다면 누구탓인가?
1번 . 방캐 셀렉도 없는데 힐러 고른 인간
2번 . 내가 먼저 원캐 골랐는데 방 안고르고 랜덤 고른 인간들
3번 . 점수도 킬딸도 안되고 실력으로 팀에 도움이 안된 인간
세번째 질문.
그럼 윗판이 이긴다면 누구 덕인가?
1번 . 랜덤러들이랑 하면서도 꾹참고 플레이한 나의 높은 정신력
2번 . 킬 펑펑 따고 점수 테크닉 모두 높은 랜덤 원딜
3번 . 랜덤 원딜로 방밸 가서 홀딩 흔들기 기가막히게 한 랜덤러
4번 . 그 방밸 따라다니면서 적절히 힐 주며 방밸 플레이로 견제한 셀렉 힐러
하고 싶은 말은, 그래요...
랜덤러든 원딜만 오지게 하든... 누구 하나 방이나 방밸 가주면 되요. 근딜 셀렉이 "극공" 이라고 채팅 치면 랜덤 원딜 하면서도 방이나 방밸 탈 때 많고, 그렇게 해서 이길 때도 많다.
"극방"외쳐서 믿고 원 갔다가 피본 기억도 있고
원딜 셀렉들 주르륵 하길래 방으로 갔는데 삽질하는 원딜들도 봤고
랜덤/셀렉이 문제가 아니라, 어떤 캐릭으로 할 수 있는 플레이가 한 종류밖에 없으면서 다른 사람이랑 섞여서 팀짜게 되는 게 문제의 근원이다... 그럼 그 사람 플레이에 맞춰야 하는데, 다른 사람이 기대한 게 꼭 그 사람이 하고 있는 플레이라고 할 수는 없다. 고수들 공략 영상 뭐 그런 거 있겠지만, 그런 건 "참고"인 거지 꼭 그 캐릭터는 그렇게 플레이해야만 욕 안 먹는 거 아니다.
2년째 1~2캐릭을 제외하고 고정으로 랜덤을 돌리고 있는 관계로 랜덤 걸려도 왠만한 셀렉보다 나을 수도 있다. (물론 나도 '연습용'을 랜덤으로 들고 오는 사람은 싫다. 그런데 그 연습하는 사람은 어차피 셀렉으로 골라도 연습이다.) 나비 토미 미쉘 앨리셔 등으로는 방타는 경우가 공타는 경우보다 더 많다. 승률이 추락하게 되는 원인은 보통 "던지는 사람들" 때문이고, 그건 랜덤보다 셀렉이 더 많다. (랜덤 자체가 줄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세줄 요약
1. 못하는 맞춤형 캐릭보다 잘하는 캐릭으로 여러가지를 해내라.
2. 랜덤이나 셀렉이나 결국 피해주는 사람은 실력이 없는 사람일 뿐이다.
3. 공/방에 너무 얽매이지 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