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제가 지금 하고있는 일은 임용고시예요. 좀 옛날 과거부터 말해보자면.. 중학교때까지는 공부좀 하다가 고등학교가서 점점 떨어지더니, 지방 사립대 영어교육과 겨우갔어요. 부모님 속도 어지간히 썩혀드렸죠. 밤에 몰래 나가 술마시고, 외박하고, 더 나쁜길?로는 빠지지 않았다지만, 저는 정말 노는걸 좋아하는 아이였어요. 그러면서도 욕심만 많았어요. 공부를 그리 열심히 하지 않아도 중상위는 되었던 성적. 부모님의 낙담했다가도 그래도 하는 기대. 그걸 다 충족시켜드리고 싶었어요. 멍청하긴. 대학을 갔는데, 당연히 제가 어떻게 살았겠어요. 술마시고 놀고 살았죠. 막장까진 아니어서 학점은 중간은 되네요. 그렇게 띵가띵가 졸업했어요. 졸업을 하면서 초시라고하죠. 임용고시를 보는데, 그냥 말그대로 출석만했어요. 그리고 다음해. 돈 천넘게 들여서 노량진 보내주셨어요. 아낌없이 지원해줄테니 열심히해봐라. 근데.. 노량진도 서울이라고, 지방에만 살다가 서울가니까 신세계더라구요. 그때 제나이 24였어요. 홍대, 강남...이리저리 뛰놀아다녔죠. 그래도 그땐 처음 준비해보는거라 학원은 잘 나갔던 것 같아요. 말그대로 거의 학원수업만 듣긴 했지만.. 그렇게 부모님의 기대를 등에 업고, 시험을 봤죠. 당연히 떨어졌구요. 집으로 내려오라고 하셨어요. 정말 싫었지만 군말없이 내려갔죠. 그리고 이제 도서관 출퇴근 생활이 시작됐어요. 부모님이 아침에 데려다주고, 도시락도 싸주시고, 학원비 한번더.. 책도 한번 더. 용돈도. 그러다가 하반기에 공부가 집에서는 안된다. 핑계로 서울에 다시 올라갔어요. 남친도 서울사람이었거든요~ 자주만나고 싶었기도 하죠. 또 거의 똑같은 패턴. 학원수업만 듣고 집. 주말엔 놀고. 또 떨어졌어요. 그리고 올해가 됐죠. 제 주위에는 이제 한둘씩 다 이미 교사가 된 친구들이 생겨났고, 저는 퇴보한 것 같았어요. 그래서 열심히 해보려고 했어요. 운동도 끊고, 독한말도 책상에 붙여놓고. 하지만 제버릇 개 못준다고, 얼마안가 다시 놀고싶더라구요. 주말엔 놀고. 또 밤에 안자고. 늦게 일어나고. . . . . 그래서 어느덧 지금, 시험 한달전이예요. 아니.. 한달도 안남았네요. 제 주변 이미 합격한 친구들, 일찌감치 자기 자리 잡은 친구들 보니 부러워요. 부러워 죽겠고 왜 나는 저렇게 독하지 못한걸까. 왜그렇게 노는걸 좋아하는걸까. 교사가 내길이 아니었던건가. 다른 여러가지 경험이 필요했던걸까. 부모님이 정해주신 길이었던 것 같아. 아니 그럼 니스펙에 다른걸 뭐해? 그러다보면 우울해지고..사회탓 나라탓하다가 결국은 다시 내탓. 근데 공부는 역시 안되더라구요. 하하
저요. 진짜 문제 많아요. 이 글 쓰면서 돌이켜보니, 능력은 안되면서 돈버는 친구들 따라하려고 사치성만 있구요, 아무런 노력도 안하면서 되고싶은 미래만 휘황찬란해요. 마치 로또를 사지도 않으면서 당첨되기만 바라는 것처럼요. 또..그래도 사회적으로 알아는 주는 직업을 하고싶고, 내 스펙에서 가장 잘 된 케이스라고 칠 수 있는 교사는 하고싶은데, 공부할 능력이 안되는 것 같네요.
죄송해요. 편하게 살았구나 혀를 쯧쯧 차실 그런 한심한 여자지만, 내일부터 시작되는 원서접수를 앞두고.. 너무나도 자괴감이 심해져서 그동안 사랑했던 오유에 한번 털어놓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