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간은 완연한 농번기의 시작이라 그런지 별로 하는 일도 없이 괜히 바쁜거 같습니다.
하는 일도 없이 괜히 바쁘다 보니, 농장도 별다른 얘깃거리가 없네요.
그래서 간단하게 몇가지 소식만 전합니다.
모르던 사이에 배꽃이 만발하였습니다.
배꽃과 함께 복숭아꽃도 만발하였네요.
개인적으로는 벚꽃보다 예쁘다고 생각하는 복숭아꽃이라 요즘 한참씩 쳐다보고 있습니다.
벚꽃같은 풍성함이나 흩날리는 꽃비는 없지만, 그 우아한 색감이 너무 맘에 듭니다.
그 모양새가 오죽 예뻣으면 이성에게 필요이상의 인기가 있는 사람에게 복숭아 꽃 같다는 표현으로 도화살이라고 했을까 싶네요.
자두꽃은 이미 만발이후 많이 졌고, 잎이 벌써 많이 났습니다.
하우스 안에서는 여름작물로 심은 토마토가 쑥쑥 자라 어느새 꽃을 이만큼이나 피웠네요.
그리고 이만큼이나 수확을 했습니다.
이번에 두번째 수확인데, 앞으로 날이 더워질수록 더 많은 토마토가 수확되겠죠?
겨우내 온실 속에 넣어 놓았던 어머니의 화분들이 이제 봄을 맞아 야외로 나왔습니다.
백향과 화분, 블루베리 화분, 무확과 화분은 제가 심은 화분이긴 한데, 사실상 관리를 어머니가 하셔서 소유권이 강제 이전되어 버렸습니다. ㄷㄷㄷ
사진에 보이는 화분은 빙산의 일각, 이 10배나 되는 선인장과 다육이와 꽃화분이 집을 빙 둘러 진열되었습니다.
수박 모종이 이제는 제법 많이 자라서 순도 굵어지고 꽃도 맺었습니다.
사실 수박은 순 하나에 수박 하나만이 결실되는 편이라 지금 피는 꽃들이 필요 없는 녀석들인 경우가 대부분이죠.
지금 있는 꽃들이 자연스럽게 지도록 놔두고 앞으로 다시 피는 꽃들을 수정해줘야 합니다.
위에 있는 꽃이 수꽃인데, 이 녀석을 따서
암꽃인 이녀석에게 문질문질ㅡ.ㅡ
수꽃과 암꽃의 차이를 아시겠나요?
수꽃은 꽃받침 부분이 매끈하지만, 암꽃은 수박 같은 녀석을 이미 달고 피죠.
봄은 농부의 식탁도 풍성하게 해줍니다.
산에 오르기만 해도 지천에 봄나물이니까요.
아~ 물론, 아무 산의 나물이나 막 채취하면 안되요. 요즘은 시골의 작은 산도 다 주인이 있어서 함부러 막 따가다간 절도죄로 신고 당할수도 있어요.
저도 저희 논 주변에 자란 녀석들만 채취합니다.
어쨋든 이렇게 두릅도 나고,
머위 나물도 나고,
엄나무 순도 따서 식탁에 올립니다.
그중 단연 제가 가장 좋아하는 나물은, 바로 이 가죽나무순인데요.
옛말에 봄의 새순중에서 가장 맛있는것을 뽑으라면 1옻순 2가죽 3두릅이라고 했죠.
옻순이야 그 알레르기 성질이 너무 강해 아무나 먹을 수 없지만, 가죽은 딱히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아 모두가 즐길 수 있죠.
특유의 식물성의 비릿한 향 때문에 호불호가 좀 있긴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은 환장을 하고 찾아 먹습니다.
특히 삽겹살과 양념 쌈장에 가죽의 조합은.. 세상에 이런 맛이 있나 싶습니다.
얼마전 올해 쌀농사를 위해 못자리를 하고 집안의 잡일들을 처리하다 보니 이번주는 별다르게 특별한 일은 없었던거 같네요.
이러나 저러나 봄이 왔고 벚꽃이 폈다 졌네요.
위에도 썻지만 봄나물들이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요즘 뭐 맛있는것들 많지만, 역시나 사람은 그 계절에 맞는 에너지 넘치는 제철 음식을 먹어야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게 아닐까 싶네요.
하루 세끼중 한끼 정도는 맛있게 봄나물 무쳐서 밥 한공기 뚝딱 어떠신가요?ㅎ
두릅 무침이나 튀김도 좋고, 머위쌈이나 엄나무 순을 같이 먹는것도 멋지죠.
하지만 역시나 전, 삽겹살에 가죽나무순을 가장 추천합니다. 익숙하지 않으시다면 그 강한 향에 첫입에는 우웩. 이게 뭐야? 하실수도 있지만
두번 세번 먹다보면, 매해 봄이면 생각나게 되실거라 장담합니다.
자~ 그럼 요번주는 맛있는 봄나물 식단 한번 시도해보시고,
저는 다음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