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오유에 글을 올려 봅니다.
군인의 사망 사고는 저와는 상관 없는 머나 먼 이야기 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주... 가까운 곳에서. 그것도 아는 사람이 이런 사고를 당했다고 하니 씁쓸한 마음 감출 수 없어 이렇게 오유게시판에 올려 봅니다.
DAUM의 아고라에도 올려진 글입니다.
부디 많은 분들이 공감하여 은근슬쩍 덮고 넘어 가려는 군 당국에 일침을 가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아래 글은 결혼하고 겨우 이개월 만에 고인이 되어버린 정철희 대위의 아버님께서 쓰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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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소생의 자식 해병대위 정철희는 백령도에서 제7중대장으로 근무 중에 2006. 01. 25. 부대내 야산에서 소나무가지에 군용 포승줄로 목이 묶인체 사망한 사건으로 수사에 진척이 없이 군부의 관행대로 개인적 문제에서 비릇 된 "자살"로 예판 하는 경향이 있어 사망한 해병대위 정철희의 사인을 철저히 밝혀 고인의 죽음을 욕되게 하지 말고 고인이 편히 눈감게하여 주시기 바랄뿐이며, 자식의 갑작스런 자살에 부모마음 울울답답하여 이 글을 올립니다.
고인신상
성명 : 정철희(남)
원소속 : 해병대 제6여단 62대대 7중대
계급 : 대위, 군번 : 01-20185
사고인지 경위
1. 2006.01.25. 오후 16시경 부대원으로부터 나무에 목을 매고 자살했다는 전화 받음.
2. 백령도에서 신접살림을 하고있는 며느리(정 영주, 28세)에게 전화하여 사실 확인.
3. 다음날 현장에 도착하여 당시의 상황을 비디오로 보니 포승줄로 소나무 가지에목을 매었음.
국과수 주관 외관검사 및 부검결과 자살로 예판하였으나 여러 정황으로 보아 자살이 아님을 주장.
군부의 현황설명 내용
1. 정철희의 마지막 목격
사고 당일 부하사병 8명이 샤워장 옥상에서 병기 점검을 하고있는데 오전 9:30 쯤 정철희 중대장이 디지털 카메라를 휴대하고 연신 무언가를 찍는 모양을하며 산길로 갔음.
2. 사건현장 발견 경위
중대장이 점심시간에도 보이지 않자 부하병사가 중대장이 간길을
따라 약 1.5km지점에서 소나무 가지에 목을 매고있는 중대장을 발견하고 부대에 연락(오후 3:43)
자살이라는 의견에 반대하는 이유
1. 평소에 철희는 밝고 사교성이 좋으며, 백령도 군생활이 힘들다는 것은 알았지만 사병도 아닌 해병대 장교로서 자살할 이유는 아니며,
2. 비디오를 보니 나뭇가지에 목을맨 줄을 가위로 자르는데 손이 잘 닿지 않을 정도로 가지 끝쪽으로 먼곳에 있어 힘들게 자르는 것을 보고 철희가 비록 키는 크지만 자살하고자한다면 굳이 손이 닿기가 어려운 나무가지의 먼곳에 나무를 타고 올라가 힘들게 줄을 맸다는 것이 의심스럽고,
3. 일반적으로 목을 맬려면 발받침(디딤돌)이 있어 그 위에서 목을매고 발받침을 발로 차서 매달려야 하는데 발받침이 없으며 발이 땅에 닿아 있었으며, 국과수 의견대로 나무에서 목을 매고 떨어졌다면 목주위에 찰과상이 있어야 하는데 찰과상은 전혀 없으며,
4. 나무 위에 올라가 줄을 묶고 나무에서 올가미를 목에 걸기에는 줄이 짧아 불가능하고,
5. 나무에 줄을 묶기 위해 장갑을 벗었다면 왼손으로 나무 둥치를 잡고 오른손으로 줄을 묶기위해 오른손 장갑을 벗어야 되는데 반대로 오른손은 장갑이 끼어있고 왼손 장갑이 벗어져있었으며,
6. 자살을 할려면 언행에 무언가 흔적을 남겼어야 하는데 전혀 그러한 징후(유서 등.)가 없으며 사후에 대한 정리를 하지 않았고,
7. 사무실 노트에는 사고당일 해야할 일들에 대한 계획이 시간대 별로 적혀있는 것으로 보아 당일 자살할 생각은 없는 것으로 판단되며,
8. 사고당일 업무수행을 위해 디지털 카메라를 휴대하고 산길을 걸어간 것으로 보아(중대원 8명이 확인) 자살하러 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고,
9. 부부 싸움이 있었나하고 며느리에게 물었더니 신혼 2개월에 그러한 일은 없었으며,
10. 사고 며칠 전에 해안근무 시 같이 근무하던 소대장들과 "설날 떡국이나 끓여서 같이 먹자"고 전화로 약속까지하였고,
11. 꿈자리가 조금 뒤숭숭해도 집에 무슨 일이 없느냐며 어머니에게 전화하는 착한 효자 아들이, 사랑하는 아내와 부모를 남겨두고 그것도 그날이 어머니 환갑날이라는 것을 알고있는 아들이 하필이면 어머니 환갑날에 자살을 하겠읍니까 ?
12. 1월 26일 백령도로 가는 배 안에서 그 동내에 살며 철희를 잘아는 한 주민도 TV를 보았다며 자살이라고 방송하더란 이야기를 하면서 "키도 크고 잘 생긴 그 중대장은 자주 자기 집 앞을 지나다녀서 잘 아는데 자살했다는 말이 사병이면 이해가 되지만 중대장이 무엇이 답답해 자살을 하느냐" 면서 "납득이 안간다 무언가가 있다"하고 의심하였으며,
14. 1월 26일 부검을 하고 국과수에서 혈액과 손톱 등을 조사한다고 가져 갔는데 2-3주면 나온다던 결과가 1달이 다되도록 나오지 않는 것도 의심스럽고,
특히 처음 아들의 시신을 보고 몸이 많이 야위었다고 생각되었고 아들의 얼굴을 보니 어딘가 철희 얼굴과 다르다는 생각에 자세히 보니 아들의 코끝이 뾰족하지 않고 눌려 있어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고 생각되니 자살로만 사건을 종결지으려 하지 말고
사실대로 밝혀주셔서 국가 위해 몸 바친 내 자식이 "자살"이라는 치욕의 멍에를 벗겨주어서 원혼을 달래주시기 바랍니다.
2006. 02. .
고인의 애비 정 상길 업드려 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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