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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story_125195
    작성자 : 유리구슬
    추천 : 13
    조회수 : 411
    IP : 59.31.***.97
    댓글 : 7개
    등록시간 : 2006/09/18 21:51:25
    http://todayhumor.com/?humorstory_125195 모바일
    어제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아침에 송금할 곳이 있어서 동생 자전거를 타고 은행에 갔었습니다.

    잠깐(약 3~4분?) 정도 시간이 지난뒤에 나왔는데 자전거가 감쪽같이 사라져있더라구요 ㅠㅅㅠ

    물론 열쇠로 채워두기 귀찮아서 그냥 방치해둔 제 잘못이 크지만..

    그래도 그 잠깐사이에 없어질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씁쓸하더군요.ㅠㅅㅠ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와서 동생에게 자전거를 잃어버렸다고 말했더니

    비축해두고 이자만 먹고 지내도 충분할 정도의 욕과 구박과 면박만 한 가득 받았답니다..

    제가 잘못한거라서 뭐라고 반박도 못하고 흑흑흑...


    오후 4시쯤 되었나..

    동생이 배고프다고 김밥을 사오라고 하길래


    나 : "먹고싶으면 니가 사와서 먹으면 되잖아."

    동생 : "자전..."

    나: "참치김밥으로 사올까?"


    완전비굴모드ㅜㅅㅜ

    김밥을 사러 가면서 앞으로 자전거로 얼마나 갈굼당할지 생각만 해도 눈앞이 깜깜했는데

    김밥oo에 가던 도중 아침에 자전거를 잃어버렸던 은행 앞을 지나가는데

    아침에 분명 없어졌던 자전거가 떡하니 아침에 세워둔 그자리에 있는게 아니겠습니까?+_+

    기쁜맘에 한달음에 달려가 자전거를 끌어안고 맘속으로 'Freedom!' 을 외쳤습니다.

    그때 자전거 옆에 앉아있던 초등학교 저학년정도 되어보이는 꼬마가(사실 자전거 쳐다보느라 신경도 안쓰고 있었는데)


    꼬마 : 이 자전거 주인이세요?

    나 : 맞는데?


    하고 말하니 눈치를 보다가 슬금슬금 도망가려 하는 모습이 

    아무래도 이 꼬마가 자전거를 가져갔던 범인인듯 싶어서 추궁했더니 머뭇머뭇하다가 입을 열더군요.


    동생이랑 아침을 먹는데 동생이 뜨거운 국을 엎질러서 데이는 바람에 

    찬물에 들어가 있게 한 다음에 약국에 뛰어가는 도중에 잠겨있지 않은 자전거를 보고 급한맘에 냉큼 타고 가버린 모양이더라구요.

    집에 가서 동생 다친데다 약을 발라주고 다시 와서 자전거를 두고 가려다가 자기말고 다른 사람이 자전거를 가져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계속 거기서 자전거를 지키고 있었다네요.

    이야기를 듣고나서 따끔하게 혼내주려 했는데 말하는 도중에 계속 훌쩍훌쩍하는것을 보니 야단칠 마음도 사그라들고..

    또 제가 아침 10시쯤에 은행에 다녀왔는데 대충 어림잡아도 반나절가량을 자전거를 지키고 있었다는게 기특해서 그냥 가볍게 주의만 주고 보냈습니다.


    자전거도 찾았겠다 발걸음도 가볍게 김밥oo에서 참치김밥 두줄을 사서 집으로 갔는데 집에 도착해서 생각하니 동생이 무지무지무지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소리없이 몰래 제방으로 와서 김밥을 제가 다 먹어버렸습니다.-_-;;

    몇분쯤 있다가 동생이 제가 온걸 알았는지 방문을 벌컥 열고 와서는 김밥을 내놓으라고 하길래


    나 : 김밥이 먹고싶으면 니돈갖고 가서 사먹어라! 

    동생 : 내 잃어버린 자전...

    나 : 어머나? 누가 자전거를 잃어버렸는데?

    동생 : 아까 나갔다가 잃어버리고 왔다며!!!

    나 : 내가 언제??

    동생 : ㅋ

    나 : ㅋㅋ

    동생 : ㅋㅋㅋㅋㅋ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동생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엔 잔뜩 성나서는 혼자 씩씩대다가 방문을 쾅 닫고 나가더군요. 

    이겼다-_-v 3년묵은 카드빚을 일시불로 갚아버리는듯한 이 통쾌함!!

    도 잠시...

    그날 저녁에 엄마가 사오신 삼겹살...


    엄마 : 오늘은 삼겹살 파티다~


    온 가족이 즐거운 저녁시간.. 

    아까 먹은 김밥때문에 고기가 안넘어가는 안습한 상황...ㅠㅅㅠ

    결국 몇점 못먹고 젓가락을 내려놓아야 했습니다 ㅠㅅㅠ


    엄마 : 응? 왜 벌써 그만먹니? 고기라면 환장하는 애가.

    나 : 다이어트중이야!

    엄마 : 얘는 무슨 다이어트야 그냥 생긴대로 살지.

    나 : 몰라! 안먹어 ㅠㅅㅠ

    동생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방에 돌아와서 울뻔했어요 흑흑 ㅠㅅㅠ


    그래도, 요즘 초딩이다 뭐다 해서 말들이 많은데

    아직은 세상에 착한 아이들이 많은거 같아서 기분좋은 하루였어요.



    오유분들은, 오늘 하루 기분 좋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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