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종의 옥장판 같은 게 아닌가 싶어요

동네 허름한 공간에
건강체험관이라고 만들어놓고
레크리에이션 하면서 휴지나 수세미 같은 자잘한 경품도 공짜로 나눠주고 하면서 동네 노인들을 모읍니다

옥장판 체험도 시켜주고 공짜 선물도 주면서
정말 만병을 치유하는 옥장판이라고 세뇌를 합니다
옆집 김씨 할멈도 샀는데 좋다더라
박씨 영감도 샀다던데...

아니 어머니 그거 다 사기에요
아무리 옆에서 떠들어봤자 귀에 안들어옵니다
저사람들 말이 다 맞고 다른 사람들은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사기라고 한다고 ...
외롭고 볼품없다 생각한 나에게
저들은 얼마나 친절하고 싹싹하게 대해주는데
얼마나 기분좋게 놀아주는데..

극우유튜버 채널을 틀어봅니다
어? 티비랑 다른 얘기를 하네
애들이고 뭐고 다 나보고 모른다 틀리다 하는데
저사람 얘기 들어보니 뉴스가 틀린 거고 저게 사실이네
이제 저런 사실을 아는 사람이 나인거고
다른놈들은 죄다 속은거야!

저렇게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려고 애쓰다니
뭔가라도 해주자. 하고 후원을 합니다
그러니 유튜버가 아이고 아버지 어머니 감사합니다 하고 넙죽 절을 하고 역시 어르신이 나라를 지키는 애국자이십니다 하고 받들어줍니다

자식들에게 받은 용돈으로 생색을 내고
대접도 받는 느낌이 들어 매우 뿌듯합니다

나를 항상 세상을 모르는 무식쟁이에
꽉틀어막힌 사람이라 했지만
나는 유튜브를 통해 진실을 깨닫고
알고 있는 애국시민이란 말이야

우리 윤석열 대통령이 오죽하면 계엄을 했겠어
좌파 빨갱이들이 중국과 손잡고 나라를 장악하려고 하는 거 이제 나도 안단 말이지
공중파 뉴스 다 거짓말이야
유튜브가 진실이야 

내가 집회가서 보니 나처럼 이번에 유튜브 보고 깨어있는 애국시민들이 엄청 많더라구
내가 나라를 지켜야지 
어떡하겠어
저 좌파 중국세력들을 물리치고 싸울 사람이 나 뿐이라구..
저 유튜버 고생하네 밥 사먹으라고 돈이라도 좀 주고 와야지...


이렇게 확증편향에 사로잡혀서
더이상 밖으로 나오지 않고
극우유튜브 알고리즘에 빠져
오늘도 하루를 살아갑니다 ....


노인들에게 무식에 대한 열등감을
유튜버들이 채워주고
그것을 이용하고
그러다보니 이게 강화되는 게 아닌가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