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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251839
    작성자 : 익명ZmZoZ
    추천 : 0
    조회수 : 753
    IP : ZmZoZ (변조아이피)
    댓글 : 7개
    등록시간 : 2014/11/06 03:25:37
    http://todayhumor.com/?gomin_1251839 모바일
    글이 길어요..남자친구랑 있으면 제가 제 자신이 아닌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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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혼전성관계에 대해서 부정적이고

    (남녀 간 사랑의 행위에 대해 부정적인 건 아니지만 책임이 따르지 않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길거리에서 키스 이상의 진한 애정행위를 하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고

    그래서 그런지 성관계에 대한? 성적욕구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것도 뭔가 꺼려하고

    모텔이나 숙박업소를 가는 것과 가자고 권유하는 것에 대해서도 굉장히 부정적인 선입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관계의 지속성에 대한 믿음이 없다시피 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변의 영향이 크고,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도 그렇습니다. 남자에 대한 기대도 별로 없구요..

    남자는 기본적으로 하드웨어는 다르지만 소프트웨어는 비슷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주변의 영향이 크고,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도 안 좋은 쪽으로 겪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남자친구를 만나기로 결정하는데도 굉장히 고민이 깊었고 설득의 설득 끝에 결심했어요.

    한번 이사람을 만나기로 결정한 이상 나도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손잡는것 어깨동무하는것 포옹하는 것 그리고 만나고 나서 미루고미루고미루던 뽀뽀를 했던 것

    그리고 이 사람이 조금씩 좋아지는 것에 적응하고 또 적응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만나고 있습니다.

    부족한 저를 모든 것이 완벽하다며 매일매일 어제보다 더 많이 배려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요즘들어서 제가 제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저를 힘들게 합니다.

    일 때문에 며칠 떨어져 있다가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남자친구는 그동안 절 꾸준히 더 많이 연락해주고 기다려줬어요.

    저도 남자친가 좋기 때문에 그게 정말 고마웠고 다시 만나고 나서도 서로 정말 좋았어요.

    근데 그 뒤로 진도가 쫌 빠르게 나간 것 같아요. 뽀뽀가 키스가 되고 키스가 딥키스가 되고.. 남자친구 손이 허리도 잡게되고

    또 힙으로도 가게 되고..

    그리고 최근엔 관계는 없었지만 숙박업소도 두번이나 갔고 (둘다 진짜 고민하다가 남자친구를 위해서 갔어요.

    뭔가 어리지만 이정도는 해줄 수 있는? 쿨한 여자친구가 되고 싶었는데.. 가슴까지 손이 가는건 진짜 순식간이더군요..)

    예전엔 영화보던 DVD방에서 최근에는 위와같은 진한 스킨십도 하게 되었습니다.


    근데 이게 저를 너무 괴롭게 합니다.

    뭔가 남자친구가 좋아질수록 남자친구에게  더 잘 보이고 싶단 생각에 뭔가 더 도발? 자극?하게 되고

    뭔가 남자친구 기대에 자꾸 맞춰주고 싶어서 남자친구를 즐겁게 해주고 싶어서 

    내 이성이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빨리 더 많은 진도를 나가게 되는 지금이 너무 괴롭습니다.

    스킨십을 할때 억지로 강요해서 하거나 안해주면 헤어진다거나 그런 협박을 받은것도 아니고 

    제가 자발적으로 그런 마음으로 했다는게 너무 제 자신이 싫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가치관과 신념은 이런게 아닌데 순식간에 바뀌어버린 제가 너무 무섭습니다.

    그리고 남자친구를 조금 좋아했던 시기보다 점점 좋아지게 되니 관계의 지속성을 믿지않는 제 생각과도 계속 충돌하면서

    벌써 이렇게까지 해도 되나 앞으로 이런 관계들이 점점 발전해간다는 것에 대한 신비감이 이미 스킨십 수위가 올라가면서

    많이 사라진 상태인데 그럼 그에 비례해 급속도로 또 나중에 질리고 권태기가 오고 식겠지 하는 수만가지 상념이 저를 괴롭힙니다.

    ' 이 관계는 지속되지 못할텐데 그런데도 남들보다도 더 빨리 순식간에 단기간에 벌써 이렇게까지 해버렸어 이제 나는 어떡하지? '

    하루종일 몸살이나고 열과 두통에 시달리고 있는데도 도대체 이 괴로운 생각이 저를 떠나질 않습니다.


    남자친구를 떠나고 싶은건 아닙니다. 남자친구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이미 지나온 시간들을 돌릴 수도 없고

    그간에 제 행동과 말을 기억에서 삭제시킬수도 없습니다. 만나고 싶은데 뭔가 방탕하고 음란한? 듯 했던 내 모습이 자꾸 떠올라서

    그 사람을 볼 수가 없습니다. 그 사람의 연락을 안받은지 하루가 지나가네요..

    현재와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하라는 말을 듣고 미래에 대한 불안과 사람에 대한 불확실함 때문에 이 사람을 좋아하게 되고 있는

    내 마음을 미루거나 늦추지 말자. 라는 생각에 요 며칠 너무 그 순간순간에 치중한것 같습니다.


    제 남자친구도 이렇게 괴로워하는 제 모습을 보고 엄청 놀랬고.. 저보다도 더 힘들어 합니다.

    자기가 잘 모르는 저를 잘 절제시켰어야 했는데 자기도 제가 자신한테 호응하는 모습이 너무 좋아서 그런 생각 할 겨를이 없었다고.

    앞으로는 늦게 만나지도 말고 깊은 스킨십도 하지 말자고. 우리 서로 노력하자고. 다독였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잘 끝내고 집에 왔는데.... 같이 있을땐 어떻게든 버텨지는데 또 혼자있는 시간이 되니 너무 괴롭습니다.

    남자친구랑 처음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게 너무나도 슬픕니다. 남자친구를 생각하면 나서서 깊은 스킨십까지 했던 내 자신의 모습이

    떠올라서 힘듭니다.

    남자친구는 하루가 다 가도록 연락이 없는 저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부재중 전화가 스무통이 다 되어가고..

    안 그래도 제가 연인으로 관계를 맺을때 제가 갖고있는 '반드시 변한다'와 '관계의 지속성에 대한 전무한 믿음'을 전부다 이야기 했고

    뭔가 내 마음이 다치거나 했을때 실망하거나 서운해하는게 아니라 '역시 이 관계는 안돼..'라는 극단적인 결과로 간다는 걸

    털어놨기 때문에 남자친구가 많이 불안해합니다. 제가 연락이 없거나 아니면 오랜시간 연락이 안되거나 할때요.. 헤어지자고 할까봐..

    심지어 각자 집에 돌아갈때 이제 헤어지자~ 하는 말도 좋아하지 않습니다. 저를 자신의 미래계획에 포함시키고, 가족과 친구에게 소개시키고

    싶어하고.. 자신은 반드시 결혼 할 거지만 결혼생각이 없다는 저 인데도 자신이 더욱더 노력하겠다고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제가 이런것? 이런 스킨십? 에 익숙치 않고 관계에 대해 특이한 관념을 갖고있는 사람이라 저때문에 이사람도 지금 힘들어하는게

    저에게는 또다른 죄책감과 미안함으로 다가옵니다.

    제가 좀더 능숙하고 좀더 경험이 많았다면 이런 고민으로 혼자 도망가버려서 그 사람을 괴롭게 하는 일도 없을텐데...

    연애를 하다보면 자연스러운 변화일 수 있고 '그럴 수도' 있는 일 일지도 모르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일들이 빠르게 벌어지니

    제가 정말 너무 힘들어요. 너무너무 힘들어요.

    그런데 주변에 이런 고민을 상담할 사람이 전혀 없어서 한시간째 고민글을 썼다지웠다 하다가 고게에라도 토해봅니다.

    진짜 이러다가 어떻게 될것같아요. 

    시간이 지나면 좀 나아질까요? 아니면 저 혼자 계속 시간을 가져야 하나요? 

    그사람은 같이 저지르고 같이 한 일에 대해서 같이 고민하고 같이 힘들어하자고 저한테 부탁하는데..

    원래 고민을 혼자하고 혼자 괴로워하는 타입이라 그러기도 너무 미안해요 이미 지금 그사람도 너무 힘들어 하고 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저를 뭔가 풀어버리고 있는것 같아 무서워서 지금은 자꾸 도망치고만 싶어요.

    하루종일 얼굴이 너무 보고싶다가도 따라오는 지난 밤들의 나의 행동에 대한 기억때문에 너무 힘들어요.

    이런 것도 극복할 수 있는 건가요? 연인 사이에서 이미 나간 진도까지에서 사라져버린 신비감은 이제 어떡하죠?

    서로가 서로에게 쉽게 질려버리고 결국엔 상처밖에 안남으면 어떡하죠?


    너무 힘들고 무서워요...

    한분이라도 이 얘기 들어주시면 정말 감사할 것 같은데.. 이 시간에도 이 긴 얘기를 들어주실 분이 계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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