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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250266
    작성자 : 익명YmVjY
    추천 : 10
    조회수 : 1963
    IP : YmVjY (변조아이피)
    댓글 : 54개
    등록시간 : 2014/11/04 12:22:06
    http://todayhumor.com/?gomin_1250266 모바일
    이직을 결심케 한 직장 상사의 말말말


    1. 오픈 병원에 오픈 멤버로 입사를 했었음.

    4년 일하고 나서 어쩌다 보니 결혼이란 걸 하게 됐음.

    경력도 더 쌓였는데 오르지 않는 것은 내 연봉뿐.

    턱없이 낮은 연봉에 이직을 결심했더니 직속 상사가 붙잡음. 이유를 물어봄. 연봉이 너무 적어서요, 라고 솔직히 말하니 본인이 원장과 상의하고 온다고 함.

    그리고 실장은 울면서 돌아옴. 그 때 실장은 결혼 1년차.

    원장에게 들은 내용은 너무 충격적이라 아직도 안잊혀짐.

    "결혼 한(할) 여자는 투자가치가 없어서 연봉을 올려줄 필요가 없다"

    솔직히 4년 근무하면서 뿌린 축의금만 해도 한 달 급여는 나올테지만 그 말에 쿨하게 사직서 내고 이직함.


    2. 1번 병원에서 이직한 병원이 경영난으로 망함. 그 후 출산 육아를 겪으며 약간의 공백기를 거쳐 또 다른 병원에 입사함.

    혼자서 근무하기엔 벅찬 업무량에 일주일에 두번씩 콜당직 있었어도 묵묵히 일했음. 

    직함은 과장인데 같은 직함의 과장들은 나를 oo씨나 저기요..라고 부름. 그래도 묵묵히 1년만 버티면 증축되고 증축 되면 후임 들어와서 여러명이서 근무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힘겹게 버티는 나날이 계속 됨.

    드디어 증축이 거의 다 되어 가고 새 직원은 대대적으로 뽑음. 그리고 새직원 및 기존직원들간의 단합을 위해 오티를 떠남.

    그 오티에서 같은 과 직원들은 나보다 다 나이가 많은 사람을 뽑았다는 것을 알게됨.

    새 직원이 내게 물어봄. 직함이 어떻게 되세요? 과장인데요. 어? 저도 과장으로 알고 왔는데요. 

    근무환경 세팅이나 일주일에 두번씩 계속 되는 회의, 회의, 회의. 거래 업체 컨택등은 모조리 내가 하고 있었는데 아무런 언질 없이 과장(이라는 허울 좋은 직함)에서 굴러 떨어진거임.

    말그대로 새 직원은 과장 직함으로 와서 숟가락만 얹으면 되는 상황.

    적어도 내가 나이가 어려서, 경력이 그 사람보다 짧으니 어쩔 수 없었다라는 말을 미리 들었다면 그렇게 배신감 들지는 않았을텐데 한마디 말도 없이 그 동안 열심히 일한 내 열정을 그대로 밟아버림.

    원장에게 직접 메일로 물어봄. 답장 없음. 그 다음날 회의에서 이런 말을 들음.

    "병원이 커지면 커진 격에 맞는 사람이 필요하다"

    아.. 나는 격이 떨어지는 사람이었구나.

    인수인계고 뭐고 도저히 맨정신으로 일할 수 없어서 짐싸서 바로 나옴.

    뒷말이 엄청 나왔다고 하는 것 같긴 한데 그 때의 내 선택을 후회 한적도 없고, 더 지랄 발광 못하고 (억울해서) 울면서 나온게 아쉬웠을 뿐. 
     

    저 두 병원을 거치며 일에 대한 내 자신감도, 자존감도 모조리 소멸되서 한동안 아무것도 못하고 완전히 다른 직종으로 이직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엄청난 고민을 했었음.

    감정기복도 엄청나서 남편이 매우 힘들었을 거임. 잘 웃다고 갑자기 발작적으로 울고 그랬었으니까.

    그래도 배운 도둑질이 한개 뿐인지라 지금은 다른 병원에서 무사무탈하게 다니고 있음.

    오늘 일하는데 전병원(2번 병원) 거래처 직원에게 전화가 옴. 

    "선생님 2번 병원 망했어요"

    격 찾다가 망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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