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역시 나오는 TV 드라마나 영화속 이야기 ㅎ 자, 주인공이 사업을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뜬금없이 몇 십억 단위의 투자를 받아옵니다 !
지금은 시가총액 세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애플도 결국 투자로 사업의 본 궤도에 올랐고,
배달의민족을 런칭한 우아한형제들도 수백억 단위의 투자를 받은 기업입니다.
우와 ! 사업을 하면 투자를 받는 거구나, 나도 투자를 받아서 사업하면 되겠구나 !
아래 대화는 실제 창업을 준비하는 지인들과 나누는 대화 중 상당히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대화 입니다.
'00123아, 나도 사업할라고 뭐 준비하면 되냐?'
'일단 사무실은 어찌할건지, 직원은 채용할껀지, 법인인지 개인사업자인지 정해야지'
'ㅇㅇ 그런건 다 구했음'
'그럼 뭐 결국 돈이지, 돈 좀 모아놨냐?'
'ㅇㅇ 천 만원정도?'
'야 그걸론 사업 못 하지ㅡㅡ'
'투자 받을꺼야'
??????????????????????????????????????????????
뭐라구요??????????????????????????????????????
투자를 받는다구요?????????????????????????????
제가 지금까지 3개의 사업을 하면서 첫 번째는 없었고,, 두 번째 그리고 지금의 사업을 하면서 약 200명 정도의 투자유치자를 만났습니다.
그런데 실제 투자유치는 2번.. 약 1%의 성공률.. 게다가 어느정도 친분이 있는 분들... 히히히히
사실 창업하시는 분들이 투자를 굉장히 쉽게 생각하세요, 그리고 정부에서 시행하는 창업지원도 굉장히 쉽게 생각하세요.
마치 신청만 하면 다 창업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 같이, PT 한 번만 하면 막 몇 십억씩 투자유치가 이루어지는 것 처럼.
그런데 현실은? 아닙니다. 융자.., 100명 신청하면 6~70명이 탈락합니다.
투자.. 만약 제가 친분 없는 분들과의 투자유치가 아니었다면 1%의 성공률도 없었을 겁니다.
물론 실리콘밸리는 좀 다릅니다만, 우리는 대한민국에서 사업을 하니 대한민국을 기준으로 두겠습니다.
저도 창업지원도 기웃거리고 있고 투자유치도 계속 하면서 저와 같은 상황에 쳐해져있는 대표님들을 만나 보는데
약간 행동이 바뀐 것 같습니다.
우리가 저자세로 나가야 하는 것은 투자자이고, 당당하게 해야 하는 것이 정부지원융자 입니다. (단, 그냥 지원은 좀 다름)
왜? 투자자는 나와 함께 하는 사람입니다. 내가 망하면 그 투자자의 돈도 망하는거고, 내가 잘 되면 투자자도 잘 되는 겁니다.
그런데 정부지원융자는 내가 잘되든 안되는 그냥 빚입니다. 물론 2.9%, 2.7%라는 저금리이긴 하지만 결국 빚입니다.
어찌되었든 정부지원융자는 내가 잘되든 못되든 원금회수 및 이자까지 받아가지만, 투자자는 좀 다릅니다.
(실제로 정부지원가서 심사단과 이야기 하면 '이거 망하면 신불자됩니다, 명심하세요.' 라는 이야기 듣습니다 ㅎ)
그런데 사람들은 융자심사단에게 굽신굽신, 투자자에게는 '아이템 설명만 해주면 됨' 이라는 식입니다.
물론 몇 번 고배를 마시면 다 저자세가 됨.^ ^
융자는 말 그대로 여러분의 사업아이템의 비전과 시장성을 보고, 대출을 해주는 겁니다.
걔들은 손해보는 것 없어요, 뭐 우리가 파산신청을 하면 이야기는 좀 달라지지만 뭐 어찌되었든 회수는 할 겁니다.
그런데 투자자는 그게 아니예요, 우리와 함께 하는 사람입니다.
대부분의 초기 창업자분들이 투자자를 고까워해요. 실제 소호사무실에서는 투자유치를 위해 활동하는 대표님들이 많은데
같이 담배라도 하나 피면서 이야기 하다보면 "아 시발, 돈 있는 새끼들이 그 돈으로 돈을 버네", "이게 뭐야 지 돈으로 내 '우수한' 사업 아이템에
몇 푼 던져주고 지분 받아가겠다는 거 아니야ㅡㅡ 아오 시발" ?????????????????????????????????????????????
돈이 있어야 당신의 사업 아이템이 세상에 나오는거고 그래야 돈을 벌텐데,,
그리고 개발중이던 뭐던 지금 아무것도 없는 당신을, 그리고 당신의 아이템을 보고 자금지원을 해주는게 투자자인데,,
사실 저도 저런 생각을 처음엔 했었어요, 투자유치가 굉장히 쉬운 것인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아니더라구요. 자, 여기서 또 잠시 이야기를 옆으로 살짝 빼서...,
저는 백억대자산가들은 다 기업의 총수들이고 신문이나 뉴스를 통해서 나오는 사람들인줄 알았어요.
다 나이도 좀 있고 희끗희끗 흰머리도 좀 있고 지금 트랜드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아니더군요, 물론 제가 만난 투자자분들 중 나이 지긋하신 분들도 있었지만,, 3~40대도 엄청 많습니다..
아니 대부분이예요, 근데 백억대자산가들........ 그게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언제든지 현금화할 수 있는 돈이 백억대.. 백억대..
자 다시 본문으로 들어와서, 그럼 투자자는 우리의 무엇일까요? 내 적일까요, 내 편일까요? 정답은 사업주에게 달려있습니다.
물론 가장 좋은 베스트는, 투자자가 회사를 믿고 투자를 해주고, 회사는 투자자에게 믿음을 주고 투자받은 돈을 기회로
회사의 크기를 더 키워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현실은 회사도 투자자를 돈으로만 보고, 투자자도 회사를 돈으로만 본다는 거죠.
사실 투자자는 기업투자가 처음이든 아니든 돈을 굴리는 걸 업으로 하면서 살아오고 있습니다.
그 말은 우리보다 돈의 흐름을 더 빨리 파악할 수 있고, 어떤 사업이든지 소위 '와꾸'가 우리보다 빨리 잡힌다는 걸 말해줍니다.
실제 투자자 미팅을 잡으면 나름대로 예상질문을 뽑고 거기에 간드러지는 답변도 준비합니다.
그런데 투자자들은 그런 걸 궁금해하지 않아요. 숫자만 봅니다. 원래 사업은 숫자가 다 판단해주는건데, 그게 우리보다 빨라요.
그리고 우리가 생각하지 못 한 부분만 물어봅니다. 왜? 우리가 사업설명을 할 때부터 그 사람은 아이템만 듣고 '와꾸 설계'가 이미 끝나거든요.
우리는 '안녕하십니까, 지금부터 사업계획 발표를 시작하겠습니다. 현재 저희가 개발중인 사업아이템은 탈모방지빗 입니다, 우리는
탈모인들의 공통문제인 두피의 열을 줄여주고 모근을 강화시켜줄 수 있는 적외선(맞는진 모르겠음 그냥 쓰는거라.. 흐름만 봐주세요 ㅎ)을
쏴주면서 모근을 강화시켜주고, 블라블라블라' 이야기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사업아이템은 탈모방지빗 이거든요. 그런데 투자자들은 '탈모', '빗'을 시작해서 브레인스토밍을 시작할겁니다.
그리고 현재 자기가 알고 있는 사업들 중 탈모와 관련된, 그리고 탈모빗으로 개발 혹은 판매중인 회사들, 그리고 그 회사들의
손익분기표정도를 머리속으로 그립니다.
발표자가 '현재 탈모예방제품 시장은 1조원대에 형성되어 있고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성인 남성 중 1/2 이상이 탈모에 시달리고 있고 블라'
이야기를 하면 투자자들은 안듣습니다. 왜냐하면 이건 그 시장이지, 그 탈모방지빗으로 그 시장을 얼마나 장악할 수 있는 이야기가 없거든요.
투자유치를 위해 사업발표를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 강조하는 것이 '우리만의 기술, 새로운 방식' 입니다.
이 말이 굉장히 사업주 입장에서는 멋진 것 같지만 까고 말하면 '아직 검증되지 않은 것'을 의미합니다.
모든 투자자는 회사가치가 0원인 회사에 10억을 투자해서 그 회사가 10억 혹은 20억으로 성장할 수 있는 회사를 원하는게 아닙니다.
내 10억으로 사업을 시작하려는 것이 아니라, 내 10억으로 그 사업에 얼마나 큰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봅니다.
아무리 새로운 기술이고 우리만 갖고 있는 기술이라 하더라도 아직 상품화가 안되었다면 그냥 길거리에 있는 돌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아이템이 정말 괜찮은 것이라서 투자자도, 사업주도 그 돌을 보석으로 가공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이 되고 확신이 되면
그 상황에서도 투자가 이루어지겠지만요.
물론 사기치는 투자자도 있고, 지금 당장 떨어지는 돈이 더 중요한 투자자도 있습니다. 실제 엔젤투자 사이트 혹은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를 들어가면
투자를 받으려면 그 투자금만큼의 담보를 제공하고, 지분과 이자를 다 받는다고 써있습니다. 자기는 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서 이자는
"법정이자"만 받겠다고, 자신은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고 이야기 하지만 개소리죠; 제가 전에 이 이야기를 어디다가 썼었습니다.
우리나라 투자문화는 이상하다. 다들 담보와 지분과 이자를 원한다. 라고 썼더니, "남의 돈 받기가 쉬움?" 이라더군요.
남의 돈 받기 어렵죠, 그런데 그런 마인드를 가지신 분은 아직 '투자와 대출' 조차 구분을 못 하시는 겁니다.
투자라는 것은 서로 위험을 함께하고 수익을 함께 나누는 겁니다. 주식해서 망했다고 해서 원금보장 해주는 것 아니잖아요.;
제가 이런 조건을 가지신 분들도 만나봤는데, 사실 시장을 잘 볼 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앉자마자 내가 얼마 주면 너는 담보로 뭘 낼래, 지분을 적게주고 이자를 많이 줄래, 지분을 많이 주고 이자를 적게 줄래 라고 이야기 합니다.
투자라는 것이 미래의 가치를 판단하고 미리 그만큼의 지분을 갖고 있는 것을 말하는 겁니다. 주식과 같아요.
사업이 숫자가 다 증명해주는 것이긴 하지만, A부터 Z까지 숫자(돈)만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힘들꺼예요... 전 2시간 이야기 하는데도 지쳤습니다.
자,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그럼 투자자는 나에게 무엇일까요? 적일까요? 편일까요? 정답은 위와 같습니다.
사업주의 태도에 따라 드립니다. 내가 그 사람을 나와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사람과의 만남이라 생각하면
제대로 된 투자자라면 기업평가와 사람(경영자) 평가를 함께 합니다.
그런데 내가 먼저 '돈 얼마 주면 배당 많이 해줌^^' 이라고 말 하면 그 사람도 계산을 시작할 수 밖에 없습니다.
투자자라는게 사실 만나보면 굉장히 어려워요, 왜냐? 그 사람들의 칼같은 안목탓도 있지만 일단 아쉬운게 나거든요.
그 돈이 있어야 좀 더 사업을 확장하고 공격적으로 나갈 수 가 있는데 밉보일 수가 없다보니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합니다.
'미래지향적' 이다라는 말이 긍정적으로 보면 굉장히 좋은 말이지만 부정적으로 보면 철이 없거나 현실파악이 안되는 겁니다.
계속 미래지향적인 이야기를 해요, 게다가 그 사업주들의 문제점은 리스크에 대한 이야기가 전혀 없다는거죠.
물론 사업주는 자기 사업에 대한 확신을 갖고 일을 했을거예요, 그래도 속으로는 여러 리스크에 대해 미리 알고 있고 파악을 하고
대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 이제 투자기는 하지만 결국 남의 돈을 끌고 오는거예요. 그럼 그 리스크에 대한 대비책도 미리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같이 브리핑을 해줘야 하는 것이죠.
그리고 투자자는 위에서도 말씀드렸듯, 나쁘게 말하면 돈놀이가 업인 사람이고, 좋게 말하면 남들보다 빨리 신생 기업의 평가를 끝낸 후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투자를 해서 먹고 사는 사람입니다. 아니, 그게 업이고 그런 능력이 있는 사람입니다.
이 말은 나름대로의 경영철학이 있을 것이고 나름대로의 사업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을 것이고 사업주처럼 회사 안에서만 있는 사람보다
더 넓은 시야로 밖에서 안을 봐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겁니다.
물론 지분은 사업주가 더 많겠죠, 그래도 투자자를 이용해야 합니다. 어떻게?
돈을 받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인프라가 좋다면 인프라를, 배울 경영철학이 있다면 그 경영철학을,
그리고 그 사람의 안목과 시야를 이용해야 합니다. 사업주는 자기 사업에 대해서 밖에 '긍정적'으로만 생각할 수 있어요.
그러다보니 나도 모르는 여러 리스크가 발생됩니다. 이 때, 함께 뜻을 모은, 즉 계산과 계산으로 맺어진 관계가 아니라면,
투자라는 것 자체가 그 회사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 협력하는 것 처럼 그 사람만이 볼 수 있는 리스크들을 같이 파악하고
같이 준비해야 합니다.
많은 분들을 보면 투자를 받으면 '끝' 이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냥 너는 돈 줬으니 배당해줄께, 라거나
와 처음에 몇 억 투자해놓고 매 년 얼마씩 쳐먹네. 라고 말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건 투자자를 이용하지 못 하는거죠,, 정말 큰 기업이 아니라면, 아니 탄탄한 중소기업이 아니라면,,
대부분 지금 창업한 회사보다 다 규모가 크고 인프라도 있을 것이고 비전도 있을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없어요, 그러니까 그걸 투자자로 메꾸셔야 합니다.
투자자 미팅시 겁먹지 마시고, 솔직하게 회사의 비전을 제시하고 리스크를 함께 나눌 수 있는 방안으로 접근하세요.
'무조건 돈임, 돈만 주고 너는 니 할일이나 해'가 아니라 '그 돈만큼 이 회사의 경영에 참여해주시고 함께 회사를 키워주세요.'가 되어야 합니다.
돈 줬다고 경영에 참여를 시켜? 말이 됨? 이라고 하겠지만 투자를 받는다는 것이 지분을 주겠다는 것이고
그 지분만큼의 의결권을 준다는 것입니다. 즉 표를 주는거죠, 그 사람이 자기 이득만 취하려고 하거나 말도 안되는 걸 앞세운다면
더 많은 사업주의 지분으로 누르면 되는 것이고, 회사와 나, 그리고 투자자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제안이라면 두 사람의 지분으로
더욱 더 크게 사업을 확장하면 되는 겁니다.
글이 너무 길었네요, 여튼 투자자와의 관계는 결국 사업주의 자세에 따라 달라집니다.
내가 그 사람을 돈으로 보면 그 사람도 내 회사를 돈으로, 내가 그 사람을 함께 할 사람을 보면 투자자도 나를 함께 할 사람으로 봅니다.
투자자를 이용하여 회사를 키우는 것이 1~2억보다 더 큰 효과를 가져올겁니다. 물론 그 수십배보다 더 가치있을 수 있죠.
이걸로 [9]투자자, 적도 아니고 편도 아니다.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내일 새로운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