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장 '민족 무예 찾기' 동호회
10.장 '민족 무예 찾기' 동호회
집으로 돌아온 진성이는 밤을 새서 수연에게 줄 책을 만들었다. 연희에게 달라고 하면 되겠지만 동작은 다 알면서
아직도 법문이 어렵다며 다 외우지 못하고 있었고, 또 달라고 하는데 이유를 물어오면 마땅이 둘러 댈 말이
생각나지 않아서 포기했다.
다음날 학교를 향하는 진성이의 발걸음이 가벼웠다. 학교와 많이 떨어져 있어서 통학에 불편 할까봐 아버지인
상진이 기숙사나 원룸 생활을 진성이게게 권했지만 그래도 가족과 같이 사는게 편했고, 또 그러고 싶었다.
요즘은 곧 있을 월드컵 탓인지 거리마다 참가국들의 국기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선수들의 사진들이
많이들 걸려 있었다. 그러나 진성이는 별로 그런 분위기완 다르게 특별히 가슴에 느껴지는 게 없었고
꼭 다른나라 잔치처럼 느껴지는 것이었다.
학교엔 수연이 먼저와서 진성이를 반겼다. 갈수록 웃음이 많아지고 활동적으로 변하는 모습이 무척 보기 좋아
보였다.
"진성아..잘 슀어?..난...별로 피곤하지 않던데, 왠지 아팠던 몸이 다 나은 느낌이 들더라구!..뛰는 것도
힘들지 않고 정말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야..!"
"그래? 그런다고 날아가진 마라..그럼 수술 안해도 되겠네..?"
"글세,그게...하여간 이번주 중에 병원에 들려야 하니 자세히 알아보기로 했어!"
"아!..이건.. 니가 배우고 싶다고 해서.. 내가 만들었어.. 한번 봐봐.."
"어?...뭐가 이렇게 많아..그냥 춤인줄 알았는데..아닌가 보네..근데 어떻게 해야 배울수 있는 거야?"
"먼저 .. 여기에 나오는 그림대로 모두 따라 할수 있어야 해..첨엔 잘 되지 않겠지만..한동작 한동작 ..천천히 해 보고
동작이 완전해 지면...여기 구분해 놓은데로 일식까지 따라해봐..그런식으로 모든 식을 완전히 따라 할수 있을때
여기 글을 외워 뒀다가 각 식을 시전할때..암송하면서 생각하면 될거야..좀 시간이 많이 걸리긴 해도 가끔 모르는
것은 내가 가르쳐 줄테니까 그렇게 하도록 해. "
"휴 ~ 쉽진 않을거라곤 생각했지만, 이거 너무 많은데?..알았어..잘 가르쳐 줘야 해.!"
"그럼~ "
"근데 진성이 넌 동아리 활동 안하니? 학교엔 오래도록 남아 있는거 같던데..!"
"그냥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어...! 뭐..다양한 방면으로 알고 싶기도 하고 또 책 읽는게 재밌거든...!"
"참나..이똑똑 아니라고 할까봐서 그시간 까지 책이니..?..휴~ 난 뭐하지...?...첨엔 그냥 학교만 다닐려고 했는데
몸도 예전처럼 나쁘지 않은것 같아서 뭐든지 하고 싶은데.. 할만한게 없네..!"
둘의 고민은 얼마 되지 않아서 해결 되었다. 달수선배가 갑자기 찾아와서 계속 무적권법을 가르쳐 달라면서
진성이를 괴롭게 했던 것이다. 진성이는 귀찮다는 생각에 계속 말을 돌렸지만 결정적인 한마디에 틀어져 버렸다.
"에이~..씨..더럽다 더러워..얌마..그 좋은걸 너 혼자만 알려고..?"
"선배..혹시 이거 말하는 거예요?"
"어?..뭐야 이거...이자식 보소?..원매 미치겠네..이 개새끼가 나를 뭘로 보고..그래..니 여자친구만 가르쳐 주고
난 싫다 이거야..?
"저..그게요..휴..미치겠네..!"
"뭐가 미쳐..미치겠는건 나다 임마.. 너 우리 동아리 들어와라..생긴지 얼마 안되서 부원은 별로 없지만 니가
들어온다면 대 환영한다...!"
"어머..선배 무슨 동아리 인데요...? ..나도 들면 안돼요?"
달수선배는 좀 생각하는 눈치더니 실실 웃으면서 수연에게도 환영의 뜻을 비쳤다.
"환영한다..이쁜 후배야..하하..!"
아마도 속셈은 수연의 손에 들린 책이 목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무슨 동아리 인데요..?"
"험~..그 이름도 위대하신 '민족 전통 무예 찾기'란다..!..어때 멋있지..장소는..........."
그렇게 해서 나와 수연은 강의가 끝난후 동아리 실을 찾아 갈수 밖에 없었다.
동아리실은 의외로 넓었다.
꼭 검도 도장에 온 것 처럼 목검도 있었고 죽도도 있었다. 그리고 약간의 방어구가 벽에 걸려 있었으며 이리저리
구경하던 전성과 수연을 부실에 있던 몇몇 부원들이 이들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저..안녕하세요? 여기 가입할려고 왔는데요..이진성이라고 해요..여기는 김수연이구요."
"아~!..니가 그 이진성이구나..?..달수녀석이 하도 칭찬을 하길래 어떤 녀석인가 했더니..정말 체격은 끝내주네..!"
"아참..난 권병우라고 이 동아리 회장을 맡고 있다. 법학과 4학년 이지...!"
"네..잘 부탁 드립니다."
"그래...나도 잘 부탁한다..근데 이쪽 아가씨는 애인이냐?..정말 이쁘네.?..난 언제 이런 아가씨 만나보나..!..
하여간 반갑다...신발벗고 어서 들어와...야..보성아~..신입이다...알아서 모셔라...!"
"네..~...반갑다..난 이보성이라고 2학년이다..음..먼저 이것부터 작성하고..그리고 무슨 운동이나 단증있으면
거기에 기재하면 돼..초보는 초보라고 비고란에 쓰고....?"
"근데..니가 달수선배를 한방에 보냈다며?..그거 사실이냐?...아무래도...못 믿겠어..이곳에서 병우선배 빼고는
달수선배를 이길사람이 없거든..실력도 대단하고 말야!..넌 어떤걸 익혔냐? 태권도냐?..아님 택견?..."
정말 집요한 질문의 연속이었지만 잠시후 달수선배가 오고나서는 진성과 수연도 편하게 자리에 앉아서
얘기를 할수 있었다.
특별히 의자가 몇개 있었지만 여기는 도장 형식이었기에 마루바닥에 그냥 주저 앉았다. 다 모인 부원은
15명 정도 되었다. 4학년에 3명, 3학년에3명, 2학년이 7명이었고 일학년은 아직 수연과 진성이뿐이었다.
간단하게 서로의 소개가 끝나자 병우라고 소개한 동아리 회장이 진성이를 불렀고 그들의 요청에 진성이도
어쩔수 없이 무적권법의 시전을 선보였다. 모두들 매우 놀라는 눈치였고 병우선배 또한 진성이를 우러러 보게
되었다. 그리고 모두들 서로 가르쳐 달라고 난리가 아니었다. 진성이는 난감한 표정으로 이런 사태를 만든
달수선배를 쳐다 그는 계속해서 진성이의 시선을 피하기 바빴다. 어쩔수 없이 다음날 부터 진성이가 조금씩
지도를 하기로 했다. 물론 진성이도 수연과 같은 동아리에 든것을 속으로는 무척이나 좋아했고, 또 직접 지도할수
있는 장소가 생겨서 무척 다행이라 생각했다.
수연에게는 그책을 혼자만 보라고 했다. 달수선배가 눈독을 들이고는 있지만, 어차피 진성이 자신이 직접
가르치기로 했으니 달리 그 그것을 따질 이유는 없었다.
그날은 수연이 도복을 하나 사야 겠다며 먼저 학교를 나섰고 진성이도 도서실로 향했다.
앞으론 도서관에서 있을 시간이 별루일 것 같아서 책을 빌려서 동아리실에서 읽기로 맘 먹었던 것이다.
"오랜 만이네?"
서희누나 였다. 정말 화장이 어울리는 누나다. 얼굴도 꽤 이쁜편이라서 남자친구도 있을 법 한데 여기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는게 이해가 안 갔다.
"M.T갔다 왔어요..!"
"어머...좋았겠다..혹시 선배들이 해꼬지 하지는 않았어?..가끔 그런 과가 있기는 한데..!"
"아니예요...무척 재미있었어요.. 근데..저 이번에 동아리에 들었거든요....그래서 이곳에는 전처럼 오래 못
있을거 같아서 책을 빌려서 보는걸로 할려구요..!"
"그래....! .음..편할대로 해.. 그래도 계속 들른다니 나쁘지는 않네 뭐..!"
"네..?..무슨뜻인지..?"
"아..!..아냐..아무것도..하~..어서 가서 골라 봐..!"
"네.. 그런데 오늘은 보람이 누나가 안보이네요..?"
"아~!...곧 올거야..강의가 있어서 좀 늦는데...!"
"그래요?..그럼 이따가 봐요..!"
책은 다섯권 정도로 집에서 두권,강의실과 동아리실에서 3권정도면 될듯 싶었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에는
이곳을 이용할 생각이었다. 거의 하루에 7~10권 정도를 목표로 했다. 책의 종류는 이제 국문과 고전에 관한
책은 거의 본 상태였다. 다음으로 관심이 가는 분야가 과학과 컴퓨터 분야였는데 책을 하나하나 고르면서
과학의 폭 넓은 분야를 실감할 수 있었고 앞으로의 계획을 대충이나마 정립할 수 있었다.
7시 정도 되었을때 몇권의 책을 골라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안녕..!...얼굴이 좋아 보이네..무슨 좋은 일 있는거 아니야?"
보람이 누나였다.
"안녕 하셨어요? ..글세요..좋은 일이라고 할 수 있겠죠...!..좋아하는 사람이 생길 거 같아요...!."
내 말에 옆에서 듣던 서희 누나도 무척 놀라는 표정이다.
"뭐야....그게..정말이니?...어떤 사람인데..누구야?"
"하하~~ ...비밀이예요...담에 한번 데리고 올께요...서희누나..이거..!"
서희는 진성이가 내미는 책에는 관심이 없는 듯..멍하니 딴 생각만 하고 있었다. 보다 못한 보람이 진성이가
내민 책을 받고 도서대장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언제 시간있어?...도서관만 지키고 있었더니 답답하기도 하고 아직 남자 친구도 없어서..서희나 나나
남자 애들과 어울리는게 거의 없거든..!..니 시간있음 언제 한번 우리좀 야외 구경좀 시켜 주라야..!"
"네..?..누나들 처럼 이쁜 여대생들을 남몰라라 한다고요? ...이 학교 남자들 눈이 삐었나 보네요..
음...좋아요..제가 소개 시키는 자리한번 마련하도록 하죠..어때요?"
"엥?..그게 아니라..우리는...다만..!"
"걱정 마세요..저만 믿으세요...그럼 전 이만..수고 하세요..누나들..!"
"저녀석....그게 아닌데!...서희야...기분 풀어...야?"
"어...뭐...!.. ..흑..흑~...여자친구가 생겼다니..보람아 ..난 어떻게 해..!"
"휴~~...나도 모르겠다..자리한번 마련해 줄려다가..졸지에 소개팅까지 받게 생겼으니...미안해...그래도
그날은 진성이도 나올거 같으니까..기다려 보자..알았지?"
"흑~~..몰라..!"
11.장 소개팅
11.장 소개팅
다음날 부터 동아리 실에서 무적권법의 지도를 시작했다. 수연은 일식중 앞의 몇개의 동작을 집에서
연습했지만 잘 안된다고 투덜 거렸고, 진성이는 차분히 일식의 여러 동작들을 하나하나 세심히 가르쳤다.
다들 줄을 서서 진성이가 수연에게 동작을 잡아 줄때 보고 따라 하는 식으로 진행 되었다. 몇가지
동작들이 어느정도 자리가 잡히며 반복해서 몸으로 익히라고 하고선 진성이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다들 첨에는 너무 시시한 동작이라고 투덜 거렸지만 몸으로 하나 하나 따라 하는게 어려웠고 다음
부분을 계속 해서 까 먹었게 되었다.
무적검법과 무적권법에는 몸을 만드는 기술이 숨어 있었다. 진성이도 처름엔 몸도 허약한 편이었지만
정말 안정된 몸으로 바뀌었고 무협에서 나오는 탈태환골과 비슷한 효과를 가져다 주었던 것이다.
지금의 진성이의 단계를 따지자면 조화경을 넘어서 현경의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고 볼수 있었다.
3단계에 접어 들면서 조화경의 경지를 넘어서 현경에 접어 들었고 자신은 모르지만 몸은 생사경에
접어든 상태였던 것이다. 진성이가 스스로의 몸에 대해 바르게 해석하지 못하였고 4단공의 법문이
그 옛날 이를 해석한 동방립이 확실한 정의를 내려 놓지 못해서 거의 원래의 천부신공의 법문을
보면서 나름대로 연구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도 조금의 문제가 있었으니 동방립이 옮겨놓은
법문들은 예전 치우천황때의 갑골문자 형식이 아닌 그것을 나름대로 해석한 동방립만의 이해가
조금은 섞여 있어서 진성이 이를 받아들이는데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원래 3단공의
수련도 단순함에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에 유추해서 4단공이 지향하는 바는 어느정도
이해가 갔으며 몸으로는 거의 모두를 이뤄 놓은 상태라서 조금의 깨닮음만 있으면 이를 이룰수
있는 상태였다.
며칠이 지나갔다. 진성이는 동아리실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달수나 병우와도 더욱더
친숙해 질수 있었다.
"달수선배, 병우선배..혹시 여자친구 있어요? "
대충 없을거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넌지시 물어 보는 진성이었다.
"얌마~..이새끼가 사람 염장 지르네!..없어 임마..왜?...니가 보기에도 불쌍해 뵈냐? ..하나 역어줄래..?"
"저녀석이 그럴놈이냐?...꿈깨라..지 여자친구 챙기기 바쁜 녀석인데..어이구 옆구리 시러...!"
"뭐...저에게 잘 보이면 생각해 볼수도 있었는데, 험~ 선배들은 전혀 생각이 없나 보네요."
"아니야..아냐...임..?..아니..사랑스런 후배님..저에게 기회를 주시어요..흑흑~!"
"그래..정말 기회한번 주라..곧 있으면 졸업에다 다시 피말리는 고시를 준비 해야 하는데...혼자는
넘 힘들다야. 누가 옆에서 힘이라도 줬으면 딱인데 말야. 진성형님..제발~"
"음...알았어요. 이번 주말 비워 놓으세요. 자세한 것은 제가 내일 말해 드릴께요.하지만 그리 큰
기대는 말고요..!"
"아냐..기대해야지..너 정도가 직접 소개 시키는 건데...흐흐흐..무지 기대 된다..!"
"진성아.!..무슨 말이야..선배들 소개팅 시켜 줄 생각이야?..아는 여자들이 많나 보네?"
"응..꼭 그런건 아니고 학교에서 잠깐 알고 지내는 선배누나들이 있거든! 아마도 잘 어울릴 듯 해서..
수연이 넌 주말에 어떠니..! 특별한 약속 없으면 바람 한번 쐴래? "
"좋아..!...아마도 내일 병원에 들려 봐야 알겠지만...내가 보기에도 이렇게 몸이 좋아 졌는데 그정도는
가능할거 같애.. 근데 어디 갈려구.. ?"
"아니야..가긴..그냥 낮에 영화나 볼링 같은걸로 시간좀 보내다가 나이트에 한번 가보고 싶어서..
아직까지..한번도 가보지 못해서 말야..!"
"와~..나도 그런데....정말 가보고 싶었어..!"
수연이와 동아리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가르쳐준 동작이 몸에 익을수 있도록 계속해서 반복수련을
시켜놓고 진성이는 바로 도서실로 향했다. 책을 다 읽은것도 이유지만, 누나들의 의견과 시간을
맞추어야 했던 것이다.
먼저 말을 꺼낸건 보람이 누나였기에 진성이의 의견에 다들 찬성을 했고 토요일 3시경에 만나기로
약속이 정해졌다.
수연은 병원에 들러서 정기정검을 받게 되었는데 담당 의사가 자신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심장질환이 다 나았으며 남들보다 더 건강해졌다는 소리를 직접 듣게 되었던 것이다.
의사는 어떻게 된 거냐고 자꾸 물었지만 혹시나 하는 추측만을 가지고 있을뿐 확실하지가 않았고
또 그것은 자신만의 비밀로 간직하고 싶은 수연이었기에 자신도 모르겠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같이 병원에 들렀던 수연의 어머니는 딸의 병이 다 낳았다는 말에 너무도 기뻐했으며 그런 딸을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셨다.
이젠 수술이나 휴학의 걱정거리는 다 벗어 버렸는지 얼굴엔 항상 건강하고 아름다운 미소가
끈이질 않는 수연이였다. 캠버스를 수연이와 나란히 거닐때 가끔 수연이 진성이의 손을 살며시
잡아오거나 팔짱을 껴 왔고 주위의 시선이 모두 자신들만 바라보는 듯 해서 무척 난감해 한 적도
많았다. 앞으로 무적권법을 더 수련하게 되면 수연의 몸매나 피부등은 더욱 아름답게 변할것이고
그런 상상에 진성이를 무척이나 행복하게 했다.
커피숖에서 달수선배와 병우선배를 보았을때 진성이는 상당히 놀랐다. 항상 도복이나 대충
아무런 옷이나 걸치고 있어서 조금은 소개팅에 대해 걱정을 했었는데,오늘의 모습은 정말 앞에
두사람이 자신이 아는 사람들이 맞나 하고 다시한번 생각해야 할 정도였던 것이다. 나중에
들어선 서희와 보람도 정말 이쁘게 하고 나왔다. 야외로 가지는 않고 시내에서 놀기로 해서 인지
스타킹과 스커트, 얼굴의 화장이 너무도 잘 어울렸다. 선배들은 입이 찢어질 정도로 얼굴에선
계속 미소를 잃지 않았고, 처음의 난감해 하던 보람이 누나도 선배들이 싫지는 않은지 말도
서로 주고 받곤 했다. 그러나 서희는 가끔 수연이를 쳐다보고 한숨을 쉬곤 했고 말수도 별로 없었다.
그때 달수 선배가 분위기를 리드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 욕쟁이에 과격한 모습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익살스럽게 서희 누나에게 접근을 했고 그게 볼링장에 가서는 마침내 웃더니 서로 두손을 치면서
'나이스','스트라잇'을 외쳐 댔다. 수연과 진성이는 볼링이 처음이었다. 수연은 힘이 없어서 공이
구르다가 똥통에 자주 빠지곤 했고 진성이도 첨엔 익숙치 않아서 애 먹었지만 선배들이 하는 모습에
바로 익숙해졌고 나중에는 거의 '스트라이크'를 치게 되었다. 수연이 자꾸 미안해 하고 또 여기엔
내기로 저녁이 걸려 있었기에 가끔 수연의 공을 진성이 임의대로 조정해서 꼴지는 면하게 만들었다.
꼴지는 달수 선배와 서희 누나였다.
"이건 사기야..뭐가 처음이냐?..처음만 초보자 처럼 하는듯 하더니 나중엔 거의 날리던데?...니네들
짜고 고스톱이지?"
"맞아..나도 처음 치는 사람이 이렇게 잘 치는건 처음 봤어...!..이거 무효야..무효!"
"정말이라니까요..참나...~이 자리를 만든게 누군데..정말 이러기예요..?"
진성이도 괜히 찔리는 기분이었지만 여기서 양보 하면 안된다는 걸 알기에 주선자로써의 권위를
내세웠고..진팀이 어쩔수 없이 저녁을 샀다. 달수 선배는 시골 출신이었기에 아마도 한달 용돈이
얼마 안되는 상태였고 그건 서희 누나도 도서관 아르바이트를 할 정도였기에 몰래 병우선배가
달수 선배에게 얼마의 돈을 건네는걸 진성이는 보게 되었지만 모른척 하고 있었다.
저녁은 식사와 술을 같이 했는데, 삼겹살에 소주를 마셨다. 수연이가 자꾸만 진성이에게 쌈을 싸줘서
진성이는 무척이나 부끄러워 하면서도 잘도 받아먹었고 자신도 수연이에게 쌈을 싸주고 그랬는데..
이를 눈꼴시라 하던 보람이 누나가 먼저 쌈을 싸서 병우 선배에게 건네는 것으로 시작해서 서희 누나와
다른 두선배도 동참해서 분위기는 한층 무르 익었다. 수연도 간만에 몸이 좋아졌다는 것에
소주를 거의 한병 가까이 마셨는데, 조금 걱정 스럽게 바라보던 진성이가 자신의 내기로 수연의
속을 보살펴 준 관계로 알코올은 몸에 얼마 남지 않게 되어 계속해서 맨정신을 유지 하고 있었다.
10시 정도가 되었을까? 일행은 근처 나이트로 향했다. 진성이는 몰랐지만 이곳이 근처에서 제일
물좋은 나이트로 소문이 자자한 곳이었다. 물론 기본도 7만원을 넘어 갔다. 그동안 진성이도
고등학교때 보다는 용돈을 무척이나 많이 받았었다. 또 고등학교 시절처럼 소라는 물론 연희,현수를
만나서 논적이 거의 없기에 상당한 돈을 가지고 있었고 오늘은 얼마정도의 돈을 가지고 나온 상태였다.
진성이는 양주를 기본으로 하나 시키고 맥주를 10병정도 더 주문했다. 모두들 기분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라서 그게 얼마나 할지는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지만 진성이는 몰래 먼저 계산을 마쳤다.
텔레비젼에서 볼때는 무대에서 춤추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처럼 보였는데 여기는 장난이 아니었다.
거의 모든 테이블이 꽉 차 있었고 스테이지로 나가서도 거의 꽁나물 처럼 서있다가 돌아오곤 했다.
두어번의 댄스타임과 브르스 타임이 지나가고 다시 브르스 타임이 되었을때 진성이는 용기를 내서
수연의 손을 잡고 스테이지로 향했다. 그곳에는 두 커플이 브르스를 추고 있었는데 온몸을 밀착하고
있어서 정말 부러울 정도였다. 수연은 수줍어 했지만 싫지는 않은듯 가볍게 진성이의 어깨에 머리를
안겨 왔다. 진성이는 그 상태로 약간의 행신법 상의 스텝을 천천히 밟기 시작했다. 행신법의 움직임이
진성이에게는 일상생활 처럼 되어 있었고 또 그런 움직임이 몸을 너무도 편하게 한다는 것을 진성이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도 수연이 불편할까봐서 행신법상의 움직임을 몇가지 선보인 것였는데
주위의 시선은 그렇지 못한듯 보여졌다.각 테이블에서는 조금 늦게 나간 커플이 처음에는 그저
그렇게 있는듯 하다가, 갑자기 천천이 움직이고 있지만 환상적인 몸놀림으로 스텝이 바뀌는 것을
보고 모두들 그 모습만 바라보며 춤과 음악에 흠벅 젖어 들었다. 디제이도 노래를 하나더 선사할
정도였다.
"녀석, 언제나 이 선배를 놀래킨다니까...저게 처음 브르스 추는 녀석 맞아..완전 프로구만..!"
"맞아...하여간 저 얼굴에 저정도 춤실력이면..여기 여자들 거의 넘어 오겠다..어이구 부러워.저 제비
녀석 왜 저리 잘났냐?"
"어머..오빠는 그럼 나이트 처음이세요? 좀전에 볼때는 몸놀림이 장난이 아니던데..조금
구닥다리 춤이지만..호호~!"
음악이 끝나고 진서이와 수연이 자리로 돌아올때 홀의 모두에게서 갈채를 받게 되었다.
진성이는 그런거에 약간 쑥쓰러워 했다. 그냥 움직이는건 어색해서 몸에 익숙한 행신법 상의
몸놀림을 약간 선 보인거 뿐인데 자신이 그렇게 티를 냈었나 생각하게 되었던 것이다.
"얌마..이카사노바...!..완전 한마리의 물찬 제비를 보는 느낌이다..!..그 움직임은 뭐냐..?
혹시 그것도 배울수는 없냐?.."
달수선배는 장난으로 그런건데 서희 누나는 그렇게 생각지 않는가 보다.
"오빠는 배워서 뭐하시게요? 배워도 써먹을 여자나 있어요?..흥!"
"아니 ...난 ..다만 웃길려고...!..이게 아닌데..익..이게 다 진성이 너 때문이야..?"
그때 우리들에게 부킹이 들어왔다. 짝을 맞춰서 들어온 우리였지만 부킹을 신청한 상대방이
웨이터들에게 얼마나 찔러 주었는지 안면을 까면서 수연과 서희, 보람이 누나에게 부킹 의사를
물어 왔던 것이다. 수연이와 보람이 누나는 웃으면서 거절을 했지만 서희 누나는 갑자기 일서섰다.
"어디예요..가요...! 흥...김제비 오빠는 이제비 한테 잘 배우길 바래요..흥!"
서희은 장난을 하고 있었다. 자기가 이렇게 말하고 일어서 가면 달수 선배가 자신의 다리라도 붙잡고
잘못을 빌줄 알았나 보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가면서 힐끔 쳐다본 달수 선배는 풀이 죽어서
술만 몇잔을 연거푸 마시고 있었다.
'뭐..그냥 조금 앉았다가 자리로 돌아가야지..진성이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좋은 오빠인거
같은데...!..나도 실망을 주기는 싫고..!'
서희를 웨이터가 안내한 곳은 룸이었다. 이층의 제법 고급의 룸이었는데, 웨이터가 문을 열고
서희를 밀어넣으며 같이 들어갔다. 진성이는 주변의 소리를 구분해서 들을수 있었고 어느정도
투시도 가능했기에 서희 누나가 걱정되어서 그쪽에 정신을 집중하게 되었다.
룸엔 5섯명의 양아치 차림의 건달들이 각종 술을 시켜 놓고 담배를 피워대고 있었다.
"뭐야?..세명 모두 데려오라고 했잖아.. 이게 날 물로 보나..얌마..얼마나 찔러 줘야 해?"
"그게요..형님.. 두 여자분은 극구 사양하고 또 남자친구들이 옆에서 같이 있는통에...대신
제가 다른 애들로 두명 더 뽑아다 드리겠습니다..잠시만 기다리시면 됩니다..!"
"됐어 임마...나가봐! ....어이 이름이 뭐야..?"
"저요..저..서희라고 하는데요..!..전 그냥.."
서희가 자리에서 일어나 나갈려고 했는데..옆에 있던 녀석이 서희의 팔을 잡아서 다시 앉혔다.
"야..그냥 가면 내가 섭하지...얼마나 들여서 올린건데..같이 온 가스나들은 친구냐? 그리고
남자새끼들은 뭐야..? 남자친구야?..뭐 남자친구면 어떠냐..오늘 어때..같이 온 친구들도 불러서
신나게 놀아보는건...어?"
그 말까지 듣던 진성이는 달수 선배를 일으켜 세웠다.
"선배 ..잠깐 나좀 봐요..!"
"놔..임마..왜 그래..그냥 술이나 마시자..?"
"서희 누나한테 큰일이 날수도 있는데 이렇게 있는게 좋아요?..."
"뭐..? ..어디야..어떤 넘이야..?"
"빨리 따라 오세요..대신 너무 과격한 행동은 피하시구요..말로 해결해요..아셨죠?"
"어디야..빨리 안가냐..제길..!"
진성이와 달수가 룸의 문을 열었을 때는 서희누나 옆의 양아치 녀석이 누나에게 빰을 때리고 있었다.
"이년아..장난하냐..여기까지 왔음 니도 생각이 있었던거 야냐? 씨팔년..?."
"아니예요..전 다만..그냥 조금 있다 갈려구..!"
서희의 말에 다른 녀석들이 실실 웃기 시작했고..옆의 양아치가 막 빰을 갈기는 중이었던
것이다.
"짝..!..에이 ...씨팔년..뚜껑 열리게 만드네.......?..어?..니들은 뭐야?"
달수 선배는 눈에 뵈는게 없었다. 얼굴은 금색 빨갛게 달아 올랐고 주먹은 덜덜 떨고 있었으며
그 상태로 그 녀석의 앞으로 다가갔다. 서희누나가 고개를 돌렸다가 달수선배를 보고
울면서...안겨왔다.
"오빠...!..왜 이제 왔어..얼마나 무서웠는데...엉엉~~!"
선배는 서희 누나의 등을 토닥여 주고는 바로 진성이에게 인도했다..
"잠시만 기다려..알았지?"
"야..놀고 있네..뭔 영화 찍냐? 넌 뭐야?..그리고 이년아 이리안 와?"
"니들은 오늘 죽었다고 복창해라. 개새끼들....오늘은 조용히 보낼려고 했는데..오늘이 어떤
날인데..이런 씨팔새끼들..!"
"뭐라는 거야?..이 개새끼..?"
달수 선배의 성질이 나오고 말았다.녀석의 안면에 가볍게 쨉을 날린게 녀석은 뒤로
나자빠졌고 코가 뭉개진거 같았다. 다른 녀석들이 놀라면서도 잽싸게 술병등을 들고
달수에게 덤벼 들었다. 달수 선배는 두손 두발을 모두 사용해서 각각 한대씩만 사용했다.
순식간이었다. 진성이도 달수와 대적한적이 있었기에 대충 실력은 알았지만 관전자로서 본 달수선배는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다.
"오늘 같은날 더이상 피보지 말자..아그들아..어?"
달수 선배는 놀라서 훌쩍 거리는 서희 누나를 옆에서 부축하면서 정말 안 어울리는
대사를 연발하기 시작했다.그에 서희 누나도 장난이 아니었다.
"아팠어..? ..미안해..내가 좀 성격이 단순해서..!"
"오빠..미워...앙~..얼마나 무서웠는데.. 나도 잘 못 했어..난 오빠가 잡을줄로만 알았지 뭐야..!"
"그딴 놈들 한트럭 와도 걱정하지마..이 달수가 누군데....뚝..울지마....어?"
우리는 자리로 돌아왔고 서희 누나가 울고 있기에 모두들 무슨 일이냐고 진성이의 얼굴을 쳐다
봤지만 진성이는 분위기상 침묵을 지켰고, 그런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 건배를 하자고 제의했다.
그러나 분위기는 쉽게 풀리지 않아서 술이 거의 비워 갈때 쯤 일행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12시가 넘은 시간이라서 남자들이 책임지고 자기 파트너를 안전하게 돌려 보내기로 결정을 보았다.
두 선배가 떠나고 나서 진성이도 택시를 잡고 수연을 태웠다. 강남의 한 아파트 앞에서 둘은
내렸고 수연은 바로 들어가기가 이상한듯 자꾸 머뭇거렸고 진성이도 그냥 보내기는 싫었기에
서로의 눈치만 보고 있었다.
"저쪽으로 가면 놀이터가 있는데..잠깐 앉았다 갈래?"
"그래..!"
벤치에 앉자 수연이 머리를 진성이의 어깨에 살며시 기대어 왔다. 진성이는 살며시 손을 등쪽으로 해서
감싸 안다가 수연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기 시작했다.
"나 요즘 너무 행복해..몸도 마음도 이렇게 좋은적이 없었거든..다 진성이가 내 옆에 있어서 그런거
같애...진성이 넌 나에게 할말 없어?"
"그게...그냥..아프지 말어..!"
"헤~~무슨 말이 그래..다 나았다고 했잖아..다른 할 말..없..읍?!
진성이는 자신도 모르게 수연이 입술에 키스를 했다. 서로가 처음이었지만 그렇게 서로를 껴안으면서
한참을 키스에 열중했다. 잠시후 진성이는 헤어져서 집으로 오면서 수연이 하고 싶었던 말이 무었이었는지를
생각했다. 아마도 조금은 자신에 대해서 느끼고 있었으리라..힘들던 몸에 자신이 곁에 있음으로 해서
별로 힘들어 하지 않았고 또 지병이 나은것 등이 자신을 만나고 부터 이뤄진 일들이었으니...그러나
지금의 진성이 마음이 중요하였기에 다른건 자세히 알려주기는 싫었다. 자신에 대해서 자세히
알게 된다면 수연이 자신을 괴물처럼 대할까 봐서 걱정이 앞섰던 것이다.
12장. 4단공과 대 미국전
12.장. 4단공과 대 미국전
진성은 소우주와 내우주,외우주에 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길은 아마도 이곳에 있다고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그 실체가 어느것이라는걸 대충은 알지만 4단공에서 생각하는 정의는 그게 아니었다.
'모든것이 하나이고 하나에서 각각의 우주가 생성되니.......다시 하나로 통하므로...'라는 등의 문구에선
하나라고 했고 다시 하나로 통한다고 했다.
'무슨 말일까..지금까지 익혔던게 하나였는데 내가 임의로 여러개로 생각했던 것일까?..아니면 여러개가
합쳐져서 하나를 이룬다는 것일까.?'
우선 두가지의 정의에 대해서 실천을 해 보는수 밖에 없을듯 보여 졌기에 진성은 다시 좌공에 들어갔다.
진성은 4단공을 읍조리며 '하나'를 자연지기로 생각해 보았다. 원래 자신의 몸속에 있는 기운도
자연으로 부터 받은 자연지기였으니 맞을지도 모른다는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두 단전에 머물던
기운이 바깥의 자연지기와 접할수 있게 했고 하나로 합쳐지도록 해 보았다. 그러나 성질이 다른 두 기운이
하나로 합쳐질수는 없었다. 계속되는 운공이 내공의 손실만을 가져왔다. 내공의 일부가 조금씩 자연지기
속에 녹아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다고 진성이의 내기가 강해지거나 4단공의 법문처럼 무한한 내공으로
이어지는게 아니었다. 진성은 지금 뭔가가 잘못되었거나 자신이 잘못 생각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의 상태에서 바로 두번째를 시행해 보았다. 모든 내공을 끌어올려서 몸속에서 돌리면서 자연지기를
계속해서 자신의 몸에 받아들일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그건 그만의 바램일 뿐이었고 모두 끌어 올린 내공은
더 급속히 자연지기에 녹아 들었고 진성이의 몸은 힘을 잃어 갔다. 물론 그때 3단공을 완성한 상태였기에
자연지기를 자신의 의지대로 이끌거나 변형시킬수는 있었지만 이렇게 자신의 힘을 갉아 먹는 현상엔
어떻게 손을 쓸수가 없게 되었다.
잠시후 내공이 모두 사라졌다. 그러자 진성이의 세맥 깊숙이 숨겨졌던 기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 기운들이
뇌호혈을 중심으로 다시 모여들더니 4단공의 법문대로 행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일주천을 끝낸
그 기운들이 다시 자연지기에 녹아들기 시작했다. 진성이는 순간 자신으로서는 어떻게 손쓸 방법이 생각나지 ]
않았다.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것을 알았고, 지금 사라지는 기운이 예전 자신의 단전을 처음에 채웠던
기운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면 무엇하랴!
'이대로 모든게 끝인건가? 그 모든 힘이 사라지고 나도 사라지게 되는 걸까?'
진성이는 문득 ...'하나로 통한다..'라는 말의 뜻을 생각하게 되었다. 한자어 라서 '일통'이란 말이겠지만 우리말로
다르게 생각하며 그냥 '..하나다..' 라는 말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었다. 조화경이니 현경, 생사경의 경지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소우주, 내우주, 외우주, 자연지기,내공,상단전, 중단전,하단전등이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그때 이상한 현상이 벌어졌다.
세맥의 기운도 다 빠져 나가고 이젠 상단전의 선천진기를 빠르게 가져가던 자연지기가 돌연 진성의 몸속으로
다시 유입되기 시작했다. 천천히 유입되던 자연지기는 다시 선천진기를 이루었고, 예전 선천기가 다 이뤄지자
다시 하단전을 채우기 시작했다. 또 하단전이 포화 상태가 되자 다시 중단전을 채우기 시작했다. 자연지기의 유입은
천천히 계속되었고 진성은 각 단전의 기운들을 4단공의 법문대로 대주천 시킬수 있었다. 다시 진성이 자신만의
기운으로 만들어 졌지만, 이젠 이 기운이 자신 만의 기운으로 생각되지 않았다. 그게 4단공이 가리키는
총체적 의미였던 것이다. 세맥으로 기운들이 끊임없이 유입되었다. 벌써 예전의 기운은 다 찼고, 유입은
계속되었다. '..무한한 내공...'이란 구절은 이를 두고 한 말인듯 싶었다. 진성이 운공을 멈추면 이 자연지기의
유입은 끝날 것이다. 생사경의 경지가 원영신을 이루는 단계인 듯 보여졌다. 천부신공을 해석했던 동방립도
가능은 할것이라고 어렴풋이 추측만을 했겠지만 진성은 실제로 그것을 이룬것이다. 아마도 더이상의 운공은
무의미 하다고 생각되자 진성은 가만히 눈을 떴다. 운공은 끝났지만 자연지기의 유입은 자신의 호흡으로
조금씩 진행 되었다. 아마도 몸 전체가 진기 덩어리 정도는 되어야 끝날것 같았다.
주위의 풍경이 많이 바뀌어 있었다. 새벽에 찾은 뒷산이었는데, 벌써 해가 중천 이었고, 무공수련으로
황폐해진 바닥이나 주위 나무들이 새롭게 생기를 품고 있었다. 이는 진성이와 자연지기와의 교감이 이뤄낸
현상으로 자연기기가 많이 유동되면서 이 주변이 생동감있게 변화된 것이었다.
"오빠...?...뭐하고 있었어..벌써 점심시간 이란 말야..엄마가 빨리 찾아오래..밥 안먹을 거야?....어머!...어떻게
된거야? ...예전엔 이렇지 않았는데..이상하네...!..하여간 빨리 와..!"
연희는 요즘 수련을 거의 빼 먹고 있었다. 꼭 서울대에 들어가겠다고 현수하고 약속 했다고 하면서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진성은 3단공 수련후 느끼기 시작한 자연지기 였지만 이젠 모든게 다르게 느껴 졌다. 그냥 하나의 기운으로
마음만 먹으면 그 기운들을 이용하여 식물의 성장이나 사람 수명을 인위적으로 조정도 가능할 듯 싶었다.
신만이 할수 있는 능력이 몸속 깊이 자리 잡았고 자신의 의지가 신의 의지가 될수도 있을듯 보여졌다.
그러나 아무리 진성 스스로가 반신의 경지에 도달 했지만, 그런 짓은 하기 싫었다. 4단공의 깨달음이
'순리와 역행'에 대해 느끼게 했기 때문이다.
5월의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대한민국은 월드컵 유치와 개막에 대한 열기에 휩싸여 있었다. 그러나 진성은 그냥
조용히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서희누나와 달수 선배는 급속도로 가까워 졌고, 보람이 누나와
병우선배도 마찬가지였다. 가끔 넷이서만 만났고 어쩌다가 진성이와 수연을 끼워 주기도 했다. 수연의 권법
수련은 진성이가 집중적으로 지도를 해주는 통에 벌써 모든식을 다 연성했고 몸으로 채득하는 단계에 와 있었다.
달수선배는 항상 그게 불만이었지만 수연을 지도할때 모두들 지켜 보는상태였기에 속으로만 투덜 거렸다.
그쯤 진성의 독서는 다시 도서실에서만 이뤄지게 되었다. 생사경을 이루고 나서 독서라고 하긴 이상하지만
그렇잖아도 빠른이해와 독서는 그냥 책을 빠르게 넘기면 모두 이해하고 응용까지 가능하게 되었던 것이다.
자신도 그런 현상에 쉽게 믿음이 가지 않았고 조금 겁도 났지만 그래도 지식에 대한 열정은 어쩔수 없었다.
도서관의 두누나들은 진성이의 기행에 그냥 책을 훝어 보려는가 보다 하고 그녀들만의 생각으로 치부해 버렸다.
5월이 되기 전에 진성은 도서관의 책을 원하는 분야는 모두 읽었고 그후로는 두 누나에게 가끔 인사를 할려고
도서관에 들리게 되었다. 요즘은 전문서적을 구입하거나 아니면 서점에 가서 그냥 다 읽고 나오곤 했다.
그동안 외국어 실력이 상당하게 올랐는데 문법적으로나 어휘적으로는 진성이를 따라갈 사람이 자국민으로도
없을 듯 싶었다. 언제 한번은 도서관에 들린 외국 연수생이 불어로 말을 해와서 누나들이 곤란을 격고 있을때,
유창하고 자연스러운 진성이의 불어 실력으로 연수생의 불편을 해결해 준적이 있었다. 누나들은 한번더
진성이에 대해서 놀라게 되었고 가끔 외국 연수생이 찾아와 통역이 불가능해지면 진성이를 호출하기에 이르렀다.
대학 교정도 축구 열기에 난리가 아니었다. 동아리 실에서도 텔레비젼이 있었기에 모두들 축구의 열기에
빠졌지만 유난히 진성이와 수연은 그렇지가 않았다. 수연의 운동에는 예전부터 관심이 없었기에 그렇고 진성인
지금까지 무공 수련에 온 정신이 다 가 있었기에 축구의 재미를 잘 알지 못했다. 진성이가 축구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듯 보여지자 수연이 축구장에 가지 않겠냐는 제의를 했다. 수연의 제의가 나쁘지는 않았기에
크게 싫지 않는 표정을 내 비치자 수연은 순간 책가방 앞으로 달려가더니 가방에서 축구장 입장권을 꺼내는
거였다. 순간 가장 먼저 달수선배가 알아 채고는 달려왔다.
"뭐야..이거..대 미국전 이잖아..이거 어디서 구했어?...가격도 만만치 않을 텐데.. ! ...부럽다..정말...!"
"인터넷에서요... 아직 표가 있던데...?"
그때 우리 나라 월드컵의 하나의 문제점이 제기 되었던 것이 있었다. 입장권을 대행 판매 시켰는데 어떤
이유로 국외표를 많이 못 팔아서 인터넷에서 다시 판매를 시작했던 것이다.
"그래..근데...얼마짜리야.. 비싸겠지?"
"네...선배..!"
"하하!...내 주제에 무슨 ...!"
달수 선배가 무척 실망하는 눈치였다.
"수연아...그 표..더 구할수 없니?"
"아니..아직은 가능할거야..잘은 몰라..왜 더 구입하게..?"
"응.. 둘이서만 가기엔..좀..찔려서..!"
"하긴...달수 선배가 저렇게 풀이 죽어 있으니 우리만 가기도 뭐하네!"
그렇게 해서 표를 다시 알아보게 되었고, 6장을 구입하게 되었다. 물론 두장은 자리만을 바꾼거였으나
정말 금액이 만만찮게 들어갔다. 진성이가 지금까지 모아두었던 용돈이 거의 바닥났던 것이다.
경기장이 서울에 있는것도 아니어서 지방에 내려가게 되면 여러가지 문제등으로 돈을 더 쓰게 될 터였기에
진성으로서는 난감해 질수 밖에 없었다. 그렇가도 부모님께 용돈을 더 받아낸다는 것도 죄송스럽게
느껴지는 진성이었다. 방법이 없나 생각하다가 조금 치사 하지만 자신의 힘을 조금만 사용하기로 했다.
방법은 즉석 복권이었다. 투시의 능력을 이용해서 그날은 저녁내내 거릴 돌아다니며 복권방이나 슈퍼를
들러서 복권을 살피게 되었다. 거의 두시간 만에 당첨금이 500만원 하는 복권을 발견했고 그 복권을 중간에서
떼어 내기가 죄송 스러워서 윗장을 모두 사게 되었다. 모두 7만3천원 이었다.
진성은 당첨 복권만을 품속에 넣고 나머지는 거기서 다 긁고 다시 당첨권은 바꿔서 다시 긁고 나왔다. 다음날
은행을 찾아 갔고 세금을 뺀 370여만원 정도를 손에 쥐게 되었다. 처음으로 이렇게 큰돈을 손에 쥐었지만
고등학교 2학년 이후로 크게 돈때문에 어려운 상황을 격어 보지 못했기에 별다른 생각은 하지 않았다.
선배들은 너무도 기뻐 했다. 집이나 거리에서가 아닌 경기장안에서 관람 할수 있다는 생각에 난리가
아니었다.
경기 당일,.대구는 온통 붉은 물결이었다. 거리에서 부터 해서 경기장 안팎으로 붉은 티셔츠가 물결을 이루었다.
일행들도 붉은 악마 티셔츠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수건과 여러가지 음료와 간식을 준비해서 경지장에
들어갔다. 온통 붉은 물결이었다. 그런데 일행에게 난감한 일이 벌어졌다. 자신들이 앉은 좌석이 미국 응원단의
정 중앙에 위치했던 것이다. 그때 우리나라 국민들은 약간의 반미 감정이 갈수로 심해지는 추세였고 미국
군민들도 그런 우리나라를 약간은 비판하던 때라서 붉은 티셔츠에 무장을 한 우리의 등장은 곱게 봐 줄수 없었나
보다. 군데 군데서 일행들에게 욕을 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다들 영어에는 어느정도 능통해 있었기에 그들이
하는 말을 알아 들을수 있었고 이에 발끈한 달수 선배가 일어서서 욕을 하는 미국인에게 영어로 답?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사태는 급속도로 악화되었고 미국인 몇명이 진성이 일행쪽으로 다가왔다. 정말
엄청난 덩치들이었는데 달수 선배도 웃으면서 앞으로 나섰다. 크게 문제를 일으킬지 않기 위해 그 덩치들의
공격을 달수는 손으로 쳐내면서 방어만 하였다. 그렇게 되자 이를 지켜 보던 몇몇의 미국인이 더 일어나기
시작했다. 잘못하면 큰 싸움으로 번질수 있었기에 진성이는 일어나는 미국인이나 욕을 하는 미국인에게
약간의 살기를 흘려 보냈다. 그러자 미국인들은 갑자기 안절 부절 하더니 자리에 앉았고 사방을 두리번
거리기 시작했다. 달수 선배를 공격하던 미국인들도 괜히 자기들만 나서는 것 같아서 그냥 자리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런데 그곳에서 이러한 상황을 처음부터 자세히 주시하던 사람이 있었다. 한30대의 그는 갑자기 진성이 일행의
옆자리로 와서는 그 옆의 다른 미국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나란히 앉게 되었다. 그때 그 사람을 따라서 몇명의
검은 양복의 덩치들이 그의 양옆으로 다시 앉게 되었다.
"실례합니다..전 윌리엄이라고 하지요....우리 미국인 들이 여러분에게 조금 실례를 한거 같은데
너르럽게 용서를 바랍니다..!"
모두들 긴장을 하고 있던 때라서 꿀먹은 벙어리가 되었고, 진성이가 바로 그에게 대답을 하게 되었다.
"네..괜찮습니다..특별한 사고도 없었고, 그리고 서로 나라의 감정이 격해져서 벌어진 일이니 오늘
같은 좋은 경기에서 서로의 기분이 풀렸으면 좋을듯 싶네요..전 이진성이라고 해요..반가습니다!"
윌리엄은 유창한 진성이의 영어 실력에 매우 놀라게 되었다...발음도 본토와 다를바 없었고 이러한
상황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말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란 듯 했다.
"오~ 미스터리 였군요..근데 상당히 영어에 능통하시네요.미국사람 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예요....근데
한국이라는 나라는 정말 알수가 없어요.. 어느 나라에서도 이정도 열성으로 축구를 사랑하지 않는데....
여기와서 보고 놀람의 연속이군요..!"
"하하..좋은 쪽으로 보셨다니 다행이네요..그럼 즐거운 시간 되세요..!"
진성은 가볍게 대화를 끝내고 일행들과 다시 얘기하기 시작했다. 일행들도 윌리엄이라는 사람이 갑자기
자신들의 옆으로 옮겼고 또 그 옆에 보디가드 인 듯한 사람들이 조금 껄끄러워 긴장을 하고 있었는데
진서이와의 대화가 매끄럽게 잘 풀리는 듯 하자 긴장을 풀게 되었던 것이다.
그래도 좀전에 미국인들의 주먹등을 직접 막았던 달수는 그렇지 않았다.
"이시끼들..빡 팰수도 없구...어이구...속이야.. 진성아 그래도 저사람은 신사같다...대신 사과 까지 하고
말야..!"
미국팀 응원단을 사이에 두고 온통 붉은 물결이었다. 사방에서 '대한민국'과 손뼉소리..윤도현밴드의
응원가 열창이 계속 되었다. 진성이 일행들도 처음에는 서로 수다 떨기에 정신이 없었지만 경기가 시작되자
분위기에 휩쓸여서 응원에 열을 올렸다. 미국인들도 처음에는 우리에게 곱지 못한 시선을 보냈지만
일행 근처의 윌리엄이라는 사람을 의식해서 인지 지켜만 보았고, 계속되는 공방전과 나중에는 무승부로
끝나게 되자 관중석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붉은 티셔츠의 열띤 응원과 함성에 분위기를 같이 하게 되었다.
잘 되지 않는 발음으로 '대한민국'을 외치며 즐기기 시작했던 것이다. 아마도 이게 월드컵 열기의 대표적인
형태인듯 싶었다.
경기후 일행은 주점을 찾기 위해 바삐 움직여야 했다. 먼저 경기장을 빠져 나와서 택시를 타기 위해서
승강장에 모여 있었다. 그때 진성이를 옆에서 누가 부르는 소리가 있었다. 윌리엄의 옆에 앉았던 그
보디가드중 한명이었다.
"실례합니다..저기 회장님께서 차를 같이 타고 가자고 하십니다.!"
진성이는 고개를 돌려서 그가 가리키는 방향을 보았고, 하얀 리무진 안에서 윌리엄씨가 진성이에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진성이도 리무진은 처음이라서 타보고도 싶었고 일행들도 고개를 끄떡였기에 우리는 그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회장님..왜 ..저 어린 한국인에게 관심을 보이시는지..통 모르겠습니다..!"
"글세..느낌이랄까..경기장에서 있잖은가..거의 폭동이 일어날 뻔했는데..누군가의 제지가 있었어..!
난 그게 저 청년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네..! 내 느낌은 한번도 틀린적이 없거든..그리고 설령 그가 아니라고
해도 저 진성이라는 청년의 인물과 성격도 마음에 들고 말야..하하하!"
"저희들이 폐를 끼치는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니예요..음..근데..지금부터의 스케줄은 어떻게 되는지 물어도 될까요?"
"아~ 네..그냥 이 기분을 즐기고 싶어서 시내에서 술을 먹기로 했습니다."
"그러세요..그럼 그 술좌석에 저도 끼면 어떨까요..실례가 아니라면 저도 그 기분을 나누고 싶은데..!?"
"네...아..그게..저..!"
진성이 모두의 얼굴을 쳐다 보았지만 상당히 고민을 하는 눈치다. 진성이도 혼자서 결정할 사항이
아니었기에 서로의 의견을 물었다.
"다들 어때요? 솔직히 저분이 저희에게 나쁜 뜻으로 이러는건 아닌듯 보이는데..."
"난 찬성이다.. 보니까 돈은 꽤 있는 듯 한데..이번 기회에 한번 바가지좀 씌우자..어?..어때?"
진성이는 찬성쪽에 가까웠다...윌리엄씨의 생각은 단순한 호기심이 깊어져 호감으로 나타난 정도로
보였던 것이다.
나머지 모두가 중립을 선택했고 진성이와 달수선배의 의견으로 같이 어울리게 되었다. 차는 어느 호텔
앞에서 잠시 멈춰 섰고 잠시만 기다리라는 말과 함께 윌리엄씨가 올라갔다가 10분후에 나타났다. 밑에는
가벼운 청바지와 운동화에 위에는 붉은악마 티셔츠를 입고 있어서 일행을 약간 놀래 켰다.
"하하..이러면 서로의 사이가 조금은 나아질거 같아서요..!..괜찮아 보여요?"
"물론이예요...아주 근사해 보이는데요?"
"하하~ 고마워요 미스터 리."
리무진은 시내에 들러서 일행을 내려주고 돌아갔고, 일행은 근처의 큰 호프집으로 들어갔다.
"근데 보니까 다들 이곳 분들이 아닌가 봐요..이곳 지리를 잘 모르시는것 같아서요..?"
"네..우린 서울에서 왔어요..다 서울대에 진학 중이고요..!"
윌리엄은 진성이와 달수의 경영학과라는 말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달수의 경기장에서의 모습을
되세겨서 대단하다는 평을 늘어 놓았다. 달수의 그때의 모습은 무적권법상의 법문에 따른 것이었다. 간단한
동작이지만 공수를 겸비하였고 힘이 들어가는 동작이었던 것이다. 달수 선배도 어느정도 무적 권법에
익숙해져 있었다. 법문은 모르지만 어느정도 무술을 익힌 몸이었기에 나름대로의 응용은 할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때 윌리엄씨가 지갑에서 명함을 세장 꺼내서 진성이와 달수선배 그리고 병우선배에게 건넸다.
"언제고, 미국에 오시면 찾아주세요...혹시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서 드리는 거니 간직하시기 바래요!. "
명함을 자세히 보고 우리들은 놀라게 되었다. 윌리엄이란 이 사람은 미국 아메리카은행의 회장으로
한국에는 투자 유치차 이번에 방문하였고, 월드컵을 보다가 우리 일행을 발견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진성이 등에게 약간의 호감을 표시한 이유는 앞으로 신진 인력 발굴의 목적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진성이는 이 은행이 미국에서 세손가락안에 드는 곳이었고 또 자금력이 엄청나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윌리엄이란 사람을 다시 판단하게 되었다.
"하하~~제가 괜한 부담을 안겨 드린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아닙니다..이런 분이신줄 몰랐네요..근데 회장직을 하시기에는 나이가 조금 적은듯 보이는데..!"
"글세요..제 나이 이제 38입니다. 그리고 능력을 우선시 하는 사회가 미국이라서요..전 지금 이자리가
당연하다고 봅니다..!..딱딱한 얘기는 그만하고 우리 건배하죠.. 오늘의 경기와 우리의 만남을 위하여~?"
그때 진성이는 무덤덤하게 윌리엄씨의 말을 들었지만 병우와 달수는 아니었다. 아마도 지금까지 살면서
윌리엄씨 같은 거물의 호의는 처음이었을 테고 그리고 그만큼 윌리엄이란 사람이 대단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일행 모두는 바로 호프집 분위기에 동참했다..서로 팔장을 끼고 '오 필승 코리아', '대한민국'을 외쳤고
그 자리는 새벽4시가 넘어서야 끝이 나게 되었다. 윌리엄씨는 그때까지 있다가 돌아가게 되었고 일행모두도
그때는 상당히 지치고 술에 약간씩 취해서 숙소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호텔이나 여관,여인숙까지 남아
있는 숙박 시설은 하나도 없었고 어쩔수 없이 근처 찜질방으로 향하게 되었다.. 달수선배와 병우선배는
거기에 실망하지 않고 연신 이상한 웃음을 흘려 대면서 행복한 표정이었다.
각자 뜨거운 물에 들어가서 몸을 푼지 얼마후 찜질방용 면티와 반바지를 입고 중앙에 모이게 되었다.
여자들의 얼굴은 화장을 지웠지만 여전히 아름다움을 과시했고, 풋풋한 살내음을 조금씩 풍기는게 보기
좋아 보였다.
술먹은 뒤라서 간단한 식사로 해장을 하고..서로들만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봤자 여관같은 곳이
아니니 무슨 일이 일어날리 없지만, 그래도 둘만의 시간이란게 좋기는 좋은 것 같았다. 진성이도 조금은
분위기에 들떠 있었던 것이다.
수연과 한쪽에 나란히 드러 누워서 얘기를 하였고 그때 자연스럽게 진성이의 팔을 베고 수연이 눕게 되었다.
이러한 모습은 달수나 병우또한 마찬가지였기에 처음 이곳에 들어올때 두 선배가 웃던 모습을 떠올린
진성은 그 이유를 알게 되자 자신도 속으로 행복의 웃음을 지을수 있었다.
기차표를 예매 해 놔서 잠을 잘수는 없었기에 그냥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나가야 했다.
"이렇게 누워 있으니까 우리 꼭 부부같다 ...그치?"
"험~ 무슨..부부라니..?"
"엉?..진성이 너는 나하고 부부되는게 시른거야?"
"헉~ 그게 아니라.. 지금 니 말이 아직은.."
"호호호~ 넌 이렇게 당황할때가 가장 보기 좋더라. 히히~ 미안해. 장난이었어..."
"놀랬잖아.. 그리고 갑자기 그런 질문을 하고.. 그런데, 선배들도 우리처럼 이러고 있을까?"
"뭐가 그렇게 궁금하니? 그 응큼한 오빠들이 얌전히 언니들을 돌보고 있을거라고 생각하는거야?"
"하긴, 여기 들어설때 그 선배들 웃는 표정을 보니 알만 하겠더라!"
"그래도 두 커플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것 같애. 모두다 잘 됐으면 좋겠어. 나하고 진성이 너두....!"
"잘 되겠지...그리고 내가 널 얼마나 좋아하는데?"
"그래..알아..그래도..이상하게 걱정이 되....이 행복이 영원이 지속되었으면...!"
대구에서의 광란의 축제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13.장 원영신의 완성과 중국행
13.장 원영신의 완성과 중국행
진성은 드디어 원영신이 완성했다. 원영신이라는게 원래 가장 완전한 육체를 뜻하는 말로 신선이라는
말로도 전해 졌지만, 지금 진성이 이룬 원영신은 약간 좀 다른 형태의 원영신이었다. 계속해서 유입되던
자연지기가 진성의 내기로 변환되어서 온몸을 가득 채웠고 몸의 크기만큼 진기가 형성되었던 것이다.
이 상태로 진성이 맘만 먹으면 육체를 진기로 기체화 해서 다른 형태로 변환시킬수도 있었고 유체이탈을
통한 영체로써 활동도 가능했던 것이다. 4단공이 완전해 지자 스스로가 신이 된거나 마찬가지였기에
신이 있다면 진성의 존재를 알아챌수 있을 정도의 힘이 몸속에 내재되어 있었다. 물론 진성이 스스로도
신의 힘을 가지게 되었기에 자신에게 접근하는 신적인 존재는 알아챌수 있을터였다.
'내가 신처럼 변했다고 해서 정말 신이란 존재가 세상에 있는걸까? 지금의 내가 신적인 힘을 가진거는
확실하지만,휴~ 사실 너무도 두렵다. 지금의 내가 잘못되었을 때의 세상은....!'
진성으로서도 자신의 힘이 어디까지 인지 정확하게 파악이 안되는 상태였다. 그렇다고 해서 그 힘을
확인하고자 한다면 세상에는 커다란 재앙이 있을터였다.
c
15.장 저녁 초대
15.장 저녁 초대
숙소로 돌아온 모든 일행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언제 또다시 이런 대결을
청해올지 모르기에 진성은 돌아가는 데로 그들에게 무적검법을 전해 주기로 했다. 내공은 따로 전해줄
생각은 없었다. 검법이나 권법 자체로도 익힌다면 조금씩의 내공이 쌓이면서 완전한 몸을 향해 나아갈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달수선배와 병우선배에게는 이번 대련을 통해서 미진한 부분을 고칠수 있는 조언을
하였다.
"달수선배.. 선배는 좀전의 대결에서 어떤 기분이었어요?"
"하하~ 상대가 워낙 강한 힘으로 공격하기에 처음엔 정말 힘들었다. 아마도 다시 붙는다면 상대도 그렇게
무모하게 공격하지 않을테니 나도 힘들어 질것 같더라."
"맞아요. 사실 선배가 제가 전해준 내기를 사용하는 방법을 처음부터 사용해서 힘으로 나갔다면 그 상대보다
선배가 먼저 지치게 되었을 거예요! 제가 보기엔 달수 선배나 병우선배의 내기보다 그들의 내기가 세배정도는
되어 보였거든요! 그러나 그들이 어느정도 운용에 있어서 약간 미진함이 보였기에 대련에서 우위를 차지할수
있었을 뿐이예요. 그리고 사실 좀전에 병우선배의 대련은 조금 아까웠어요. 그런 상태가 조금만 더 지속
되었다면 선배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을 텐데..!"
"진성이 넌 알고 있었구나? 사실 나도 공격을 몇번 할수 있었는데, 그런 기회를 뒤로 미루고 있었거든! 그런데
대련을 하다 보니 그동안 모르던 움직임이 나도 모르게 알게 되더라구! 그런 기분에 취해서 사실 대련을
즐기고 있었지만 말이다."
"정말 잘하셨어요. 사실 전 두 선배 모두에게 약간은 힘들다고 생각했었는데 너무도 잘해 주셨어요. 그리고
이번에 돌아가게 되면 제가 검법에 대해서도 알려드릴 생각이예요. 사실 무당파는 권법도 유명하지만
검법으로 더 이름을 날린 문파거든요! 그들이 막무가내식으로 또다시 대련을 청하지는 않겠지만
어느정도 검법에 대해서도 동아리 사람들이 알았으면 해요. 이 검법도 어차피 우리 고유의 무예이니까요!"
"오~ 진성이 너도 무게잡고 말을 하니까 폼 나는데? 그나저나 너야 말로 좀전에 너무도 대단하더라. "
일행중에서 대련에 참가하진 못한 이들도 별로 실망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자신들이 나갔어도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거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었고, 또 진성이의 무위를 조금이나마 엿봤기에 이젠
진성이의 말은 철석 같이 믿고 따르게 되었다. 이젠 대련도 끝나게 되자 모두의 얼굴은 상당히 밝아졌다.
사실 일행 모두가 그렇게 나이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지금까지 익힌 무예가 거의 취미활동을 통한거라서
중국의 진짜 고수와의 대련에 있어서 모두가 상당히 긴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특히 서희와 보람은
자신들의 오빠?가 상대와의 대련을 하는 동안 상당히 불안 속에서 가슴을 졸여야 했었다. 수연도 진성이가
진검 대련을 하는 동안에는 거의 울기 직전까지 갔었다. 그러한 상황이 모두 지나가게 되었기에 일행이
가지는 부담은 모두가 가셨다고 볼수 있었다. 이젠 중국에서 볼일을 다 끝났다고 할수 있었다. 그렇다고
이곳까지 와서 그냥 돌아가기에는 모두가 아쉬워 했다. 그래서 오늘 밤에 또 거리 구경을 나서기로 하고
그동안 서로간의 휴식을 가지기로 했다. 그런데 거의 저녁시간이 되어서 한 중국인이 일행들을 방문했다.
병우선배와 대련을 벌였던 사람이었는데 자기를 '아규유'라고 소개를 했다.
"그동안 실례가 많았습니다. 저희 사부님도 진성씨에 대해 많이 미안해 하십니다. 나이만 보고 그저 저희가
여러분들을 쉽게 대했다면서 사부님이 오늘 저녁을 같이 들면 어떻겠냐고 전하라고 하셔서 제가 이렇게
왔습니다. 아무쪼록 참석 하시어서 사부님의 청이 헛되지 않게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는 병우선배를 다시 쳐다보면서 가볍게 포권으로 예를 표하고 있었다. 얼굴에서도 자신보다
한참 어리지만 병우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고, 또 이 초대가 그동안의 사과를
표시하는 것이었기에 일행 모두가 찬성했다. 특히 달수선배는 무척이나 행복해 했다. 모두들 처음의 긴장감은
떨쳐 버린지 오래였기에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아규유와 손짓 발짓등을 이용해 대충의 의사를 전달하였고
웃으면서 자리를 이동했다. 모두가 안내된 곳은 호텔의 가장 귀빈실로 정 중앙에 위치 하고 있었고
들어서서 본 관경은 모두를 더욱 놀라게 했다. 서양식이 아니라서 인지 식탁은 둥글게 위치 하였고 가운데엔
빈 공간이 자리 잡고 있었다. 윌리엄씨도 경호원들의 경호 속에서 한쪽 자리를 차지 하고 있었다.
"진성군..어서 오게나..음...모두들 ...다 앉으세요.. 말좀 해 주겠나?.. 편하게 생각하고 마음껏 즐기시라고
말이네..!"
"이런 훌륭한 만찬에 초대 해 주셔서 저희 일행을 대표해서 감사 드립니다."
진성은 정중히 포권으로 예를 표하였고 황사부의 말을 일행에게 알려 주었다. 모두들 어색하지만 대충
포권을 해 보였고 황사부는 무척이나 즐거워 했다.
자리는 대충 동아리의 일행이 한쪽을 차지 하고 앉게 되었는데 진성은 특별히 황사부의 권유로 그의 옆에
앉게 되었다.
"내 사실은 자네의 무공정도를 파악할수 없었다네..윌리엄씨가 자내가 너무 대단하다 하길래 대련때는
내가 떼를 좀 쓴거라고 보면 되네..난 사실 자네가 평범한 인물인줄 알았거든..!..하하하~ 그런데 정말
부끄러웠다네..자네의 검무를 보고 정말 난 거의 두단계는 상승한 듯 하이~!..정말 많은 깨달음이 있었어!
그런데..자네는 누구한테서 이런 무공을 사사 받았는가?...내 지금까지 세계의 무술인들은 어느정도
알고 있었지만 자네가 펼치는 무공은 금시 초문이었네.. 나에게 말해 줄수 있겠는가?"
"아~..네..사실은 저도 우연한 기회로 어렸을때 한분의 스승을 두게 되었습니다. 제가 미진하여 그분의
몇가지만을 전해 받았고 또 저희 학교 동아리에 그것을 전하고 있습니다. 어르신께서도 아시겠지만
저희 나라에는 무공이라는게 발전하거나 후대에 잘 전해지지 않아서 많은 소실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여러 수도인들로 부터 약간씩 전해 내려오지만 이곳 중국처럼 문파식으로는 아니어서 발전은 못하고
있습니다...그런데 중국은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 집니다. 이렇게 문파를 이루고 옛것을 계승할수
있다니..정말 부러운 부분입니다..!"
"음....자네가 제대로 봤네..그러나 우리 중국도 많은 쇠퇴를 거듭 했다네...총기류 같은 무기의 발전이
그 원인이지만 우리들도 먹고는 살아야 했거든..!..지금의 소림사야 관광객을 유치해서 근맥을 이어오고
있지만 예전의 백분지 일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지. 여러 문파와 가문이 산재해 있었지만 이렇게
전해오는 곳은 손으로 꼽을 정도라네..우리도 이렇게 조금의 사업을 통해서 그 맥을 이어오고 있고
말이네...다 세상이 변해서 그런거야...!"
황사부는 진성이의 말이 작금의 현실을 제대로 꼬집는 거라서 기분이 씁쓸해 했다. 그의 문파는 본래
무당산에 위치 하지만 그곳에서만 있는 걸로는 살아 남을 수 없었기에 거의 대부분이 이렇게
세상으로 내려와서 정착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게 지금까지 3대를 걸쳐 내려 오고 있는 실정이었다.
"하하~~그런 얘기는 그만하고 우리 좋은 얘기나 나누세...아규유,자오,쨔이에?...."
갑자기 사람들의 이름을 불렀는데 모두들 안면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중 자오는 달수선배와
대련이 있었고 쨔이에는 수연과의 비무가 있었던 것이다.
"이 두명이 내 수제자라네..자네가 보기엔 많이 부족한 듯 하지만 앞으로 많은 발전이 있을걸로 믿고
있다네..그리고 이녀석이 내 딸아이네..허허~ 너무 늦게 본 딸이라서 인지 철이 없어서 나를 곤란하게
할때가 많다네..서로 인사들 하게나..!"
"다시한번 인사 드립니다..아규유라 합니다.!.!"
"아..네..~ 편하게 말씀 하십시오 ...저보다 훨씬 연장자 이신데..말씀 낮추십시오..제가 불편합니다.!"
"아닙니다..좀전의 대련때의 보여주신 검무는 저에게 무한한 감동을 준 것이었습니다...그리고 저를
이긴 저쪽의 병우씨도 직접 지도 하셨다니 아무쪼록 많은 가르침을 바랍니다.!"
"그건... !"
진성은 말을 끝맺을수 없었다.
"자오라 합니다.. 이렇게 젊은 나이에 경지에 오른것을 보니 새삼 대단한 분이라 느낍니다...!"
자오라는 사람은 말수가 작은 편이지만 듬직한 외모와 차분한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쨔이에라고 해요..!"
이 아가씨는 수줍음이 많은 듯 했다. 포권을 하자 마자 바로 얼굴이 빨개 져서는 몸둘바를 몰라 했다.
"허허~ 니가 남자 앞에서 얼굴을 붉힐때도 다 있구나..허허허!"
"몰라요..흥~!"
쨔이에는 답답하기만 했다. 처음 진성이를 보았을 때만 해도 잘생겼다는 느낌 외에는 없었는데
그의 검무를 보고 홀딱 반해 버렸던 것이다. 그래서 인지 그의 앞에 서자 마자 얼굴을 붉혔고 자신을
놀리는 아버지가 못내 야속했다.
그때 일행들쪽에서는 서로 음식의 맛을 느끼느라 정신이 없었다.어제 관광을 하면서 맛보던 음식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맛이었던 것이다.그 와중에도 여자들은 눈치가 있었는지 지금의 상황을 나름대로
판단하고서 자기네들 끼리 얘기하고 있었다.
"너 저 기집애 조심 해야 겠다. 아마도 단단히 빠진 모양이야..히히!"
"언니 ..설마요..오늘 처음 본건데..!"
"어머..애는?....저 얼굴 빨개진거 안보이니? 앞으로 단속 잘해..정말 누가 봐도 진성인 멋지잖아..
아~나도 너만 없었다면 .......!"
"뭐야....서희..너 ..그거 무슨 말이야?"
"아니..오빠..그냥 장난이야..장난...나 오빠 뿐인거 알지? 그러는 오빠는 어떤데?"
"험험! 그럼, 나도 너 뿐이지! 그리고 진성이 저넘은 저 여시같은 얼굴 때문에....여자속만 태울 넘이야..
나처럼 강직하고 멋진 남자가 어디있다고...!...어?..수연아..헤헤~~나도 장난이야..장난..!"
"하하..서로 즐거운 분위기인거 같은데..제가 끼어도 되겠지요?"
"네..물론입니다. 윌리엄씨 때문에 진성군 같은 고인을 만나게 되었는데...제가 먼저 청해야 했는데
잠시 실례를 범했네요..!"
왕사부의 영어 실력도 수준급이었다. 아마도 좀전에 말한 내용과 일맥 상통할 듯 하다. 세계화의
추세에 맞출려고 노력한 듯 보인것이다. 진성이가 생각하기엔 이 왕사부는 정말 대단한 듯 보여졌다.
세계적인 금융회사의 회장을 자연스럽게 알고 있고 또 가볍게 얘기할 정도면 그도 어느정도의 영향력이
있는 인물임에는 틀림 없는듯 싶었다.
"하하~..사실 저도 미스터리를 한번 더 보고 싶었거든요...전 넘겨 짚어서 미스터리가 대단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건데..좀전엔 저도 엄청 놀랐습니다..하하~"
한마디로 넘겨 짚은 생각이 그렇게 발전하게 되었다는 것이기에 듣는 진성이로서는 정말 어이가 없었다.
"어이구 그건 저도 마찬가집니다..제가 보기엔 평범했는데 윌리엄씨 말만 믿고 혹시나 했지요!
그러다가 된통 제가 당했으니까요..하하하~!"
"저..전 이만 자리로 돌아가 일행과 자리를 같이 했으면 합니다.!"
"참..그래야지..젊은이가 나 때문에 많이 불편 했겠군...!그래, 재밌게 먹고 마시며 서로 어울리시길
바라네..!"
"음...잠깐..내 한마디만 하겠네..자네 나하고 같이 일해 볼 생각은 없나? ..내..즉흥적일 수도 있지만
정말 자네를 곁에 두고 싶어서 그런다네..!"
"윌리엄씨 ..정말 호의는 감사합니다. 그러나 전 저의 아버지가 하는 일이 있어서요. 전 아버지를
옆에서 조금이나마 도와 드리고 싶습니다. 대신에 윌리엄씨도 아시는 저의 선배들을 추천하고
싶은데 어떻습니까..저처럼 크게 얽매여 있는것도 아니고요. 아마도 실무에 대한 실력을 조금만 쌓는다면
좋은 인재들로 윌리엄씨와 함께 할수 있을 겁니다..!"
"자네는 이 와중에 나하고 협상을 벌이는 거 같구만.. 저들 정도라면야..나도 좋지.. 언제 한번
자리를 마련하도록 하겠네..자..그만 가보게나..!"
"정말 감사합니다. 윌리엄씨.."
진성은 두사람에게 정중히 인사를 하고 일행이 있는 자리로 돌아갔다.
"윌리엄씨의 사람 보는 눈은 여전 하십니다...잠깐 들린 한국에서 저런 인재를 발견해 내시니 말입니다.!"
"음..그래도 못내 아까운 젊은이 입니다.. 제가 몰래 조사를 해본 바로는 천재중에 천재라는 소문이
있어서 꼭 곁에 두고 싶은 젊은이 인데.....하하..!"
두사람은 다시 둘만의 얘기에 들어갔다..아마도 사업얘기 일 것이다.
"무슨얘기를 한거야?..재밌었어?..흥~..영계가 꼬리치니까 기분좋아 하던데?"
"헉~! 아니야..꼬리 치다니..그냥 인사만 했는데..난 수연이 너뿐이야..정말이야..!...어? ..이거 맛있겠네
자..아~해..?"
"아이고.. 눈꼴시러라..!..그만 안하냐?..이것들이 형님들 앞에서..꽉?"
"달수선배.....아니..좀 봐줘요..대신 좋은 소식도 있는데...!"
"뭐가 좋은 소식인데..?..안좋기만 해봐라..!"
"그게 나중에 제가 말씀 드릴께요. 그러니까 좀 봐 줘요? 정말 약속해요..좋은 소식이란거 확실 하니까요..!"
"좋아..한번 믿어보지.그런데 아까 그 아가씨 이쁘더라..크크..이렇게 이쁜 아가씨를 내버려 두고 다른쪽에
눈을 돌리면 쓰나?"
그때 얌전히 있던 수연이 나섰다.
"달수선배..정말 이러기예요? 우리 진성이가 서희언니까지 소개 시켜 줬는데..정말 너무해요."
"험험..아..이것도 다 장난이야..장난...!"
"흥..!...됐어요."
수연도 어느정도 진성이에게 애교를 부리는 재미를 느끼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진성이가 다른여자에게
눈을 돌리는 것에는 참을수 없었던 것이다.
일행은 그렇게 먹고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후 몇명의 무복을 걸친 청년들이
몇명 등장했다. 이때 왕사부가 일어나서 모두에게 영어로 말을 꺼냈다.
"원래 우리 무당이 검으로 난 문파인데 좀전엔 대련이란 명목하에 선보인게 너무 작지 않았나
생각해서 이번엔 몇가지의 본문의 검법으로 여러분의 눈을 즐겁게 하려 합니다. 아무쪼록
즐겁게 봐 주시길 바랍니다.!."
그중 한명이 중앙에 섰다. 진검이 아닌 연무용 검으로 날이 없는 검을 들고 있었다.
"지금 보일 검법은 본문의 입문 검법인 육합검법입니다..!"
중앙의 인물은 육합검법을 시전하기 시작했다. 간결하면서도 진중한 느낌이 드는 검법이었다.
보기엔 너무도 단순한 찌르고 베는 동작의 연속이었지만 진정한 검법의 뜻을 알수 있는 진성이로서는
대단하게 느껴졌다. 예전에 이 육합검법은 무당의 입문무공이 아닌 고급 무공으로 이를 익혀
이름을 날린이가 가끔 있었지만 그 초식이 너무 간결한데 비해 법문이 너무 어려워서 거의 익히는
이가 없었다. 나중에는 버릴수 없어서 입문무공으로 분류했고 간단한 초식때문에 세상에 많이
보급되기도 했던 것이다. 간혹가다가 무당파의 입문생들 중에서 이를 깨달아 상승지경에 도달한
이가 생기기도 하는 검법이었다.
두번째로 나선이가 시전한 검법은 태청검법이었다. 중검과 쾌검 환검이 조화를 이루는 검법이었는데
현란한 몸놀림이 압권인 검법이었다.
세번째는 양의검법 이었다. 이는 태음검법과 소양검법으로 나뉘는데..이를 시전코자 두명이
나와서 대련형식으로 이뤄졌다. 모두 음과 양의 각각의 특성을 잘 살린 검법이었다.
그러나 진성이가 보기에는 각각의 검법들을 시전한 이들이 그 검법들의 진정한 검의는 아무도
터득하지 못하고 있는듯 보여졌다.진성이의 생각에는 황사부와 그의 수제자 두명 정도는 어느정도
파악을 하고 있을 듯 싶기도 했지만 그 깊이는 그리 크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러나 동아리의 모든 일행은 진성이나 왕사부처럼 크게 위력을 보이지는 않지만 현란하면서도
날카로운 동작들에 깊은 감명을 받은듯 싶었다. 윌리엄씨는 이런 장면을 처음 접한게 아닌듯 그저
담담한 얼굴을 취하고 있었다. 모든 시전이 끝나자 왕사부가 진성이의 얼굴을 쳐다 보며 잠시
주저하는 듯 했지만 말을 꺼냈다.
"진성군이 보기엔 어떠한가..나의 제자들이지만 아직은 모자라서 그 뜻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네.
자네가 괜찮다면 한번 나서주지 않겠는가?"
'결국은 이것이었군?..참..나...별의별 이상한 방법으로 나를 끌어들이네..!'
처음부터 이런 자리는 제자나 다른 밑의 사람이 나서서 주관을 하여야 하는데 왕사부가 나서길래
의하한 생각도 없지 않았던 진성이였다. 그러나 결국은 이런 속뜻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오는것이
있으면 가는것이 있어야 되는법이니 마땅히 거절할 명분도 없었다.
"그럼 ..제가 느낀것을 펼쳐 보이도록 하겠습니다..다만..이 이후로.더이상은 저를 곤란하게 안해
주셨으면 합니다..죄송합니다..!"
진성으로서는 솔직히 이런 자리에 나서는 것 자체가 귀찮았다. 그래서 이번뿐이라고 못을 박았고
왕사부도 약간은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었기에 고개를 끄떡여 주었다. 세가지의 검법은 태극혜검을
제외하고는 무당의 대표적인 검법이었다.
그래서 작정을 하고 세가지를 선보인듯 했는데, 진성이는 어떻게 할까 조금 고민을 하다가 그냥
자신이 느낀데로 시전하기로 했다.
진성은 연무용 검을 전해 받고서 중앙에 섰다. 대충 생각을 정리하고 나자 먼저 육합검법을
시전하였다. 진성이 시전한 모습은 처음에 이것을 시전한 이보다 더 간결하게 느껴질 정도의
움직임 이었다. 그러나 그 모습을 보고 놀라는 사람은 황사부 혼자 뿐이였다.
'과연 내가 태극혜검을 사용해서 저 검을 막을수 있을까?..아니다..정말 완벽한 육합검법이구나!
정말 저 진성이라는 청년의 성취는 내가 판단할수 없는 지경에 놓여 있구나!'
진성이는 곧 바로 두번째 태청검법이 시전하였다. 그러나 그 역시 자신만의 생각을 자신이 본
검로에 접목시켰기에 화련한 검법이 많이 단조롭게 변해 있었다. 변화도 많이 보이지 않았고
빨라 보이지도 않았으며 그렇다고 복잡한 움직임도 없었다. 세번째로 시전된 것은 모두가 보기에
새로운 것이었다. 그러나 왕사부는 그순간 크게 소리치지 않을수 없었다.
"태극 양의검이다.!..이럴수가..어떻게 한번보고 그것을..!"
사실 양의검의 두 검법을 각각 하나씩 대성하고 나서 나머지를 익혀 대성하면 나중에
자신만의 검법으로 재 창조 되는데 이를 태극 양의검법 이라 칭했다. 그러나 무당파에서도
오랜시간이 지나도록 그것을 익히는 이가 줄어들었고 작금에 이르러서는 없었다. 각각 양과
음을 대표하는 검법이라서 하나의 기운을 수련하는 것도 오랜시간을 필요로하는데 다시 처음부터
다른 기운을 가지는 검법을 수련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되지 않았던 것이다. 진성은 두개의 검법이
서로 부족한점을 채워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다시 그것을 하나로 보게 되었고 나름대로
표현했던 것이다. 그러나 왕사부도 모르는 점이 있었는데 천부신공이나 기타의 거의 모든
우리의 고유 무공이 음과 양으로 나뉘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냥 하나의 기운으로 칭하면서
그 틀을 벗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엔 진도가 많이 느려서 못 느끼지만 나중엔 모든 기운을
포함하는 기운을 가질수 있어서 적은 내공으로도 높은 내공을 상대할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 진성이
시전하는 검법에는 음과 양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약간의 표현을 할려고 흘리는 기운이 조금 있을
뿐이지 이는 그냥 태극검법이라고 칭해야 할것이다. 모든 시전이 끝나자 왕사부는 정말 감격의
눈물을 보였다.
"정말 고맙네.. 내가 다소 무리한 부탁으로 자네를 곤란하게 했는데 자네는 나에게 이러한 기쁨을
선사하는구만!"
"무슨 말씀이신지...!"
"하하하~ 지금 자네가 시전한 검법들이 저 우매한 나의 제자들이 제대로 파악했더라면 엎드려 절이라도
해야 할 터인데.. 저들의 실력이 떨어져 자네가 보인 것들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을 어쩌겠는가!
사실 자네가 시전한 세가지 검법들은 그것을 극성으로 익힌이가 거의 없다시피 하고 있다네! 멀리
무당산에 계시는 우리 무당파의 연로하신 장로님들 또한 그러 하다네. 정말 이럴줄 알았으면
오늘같은 자리에 그분들이 계셨어야 했는데 못내 아쉽구먼!..하여간 정말 고맙네!"
황사부는 그동안 자신의 선사로 부터 구전으로만 전해 듣고서 자신또한 별로 믿지 않고 있던 태극
양의검법을 보게 되자 너무도 감격해 했다. 그동안 검법이 많이 쇠퇴의 길로 접어들어서 수련자들의
성취도 그만큼 크지 않았기에 후대에게도 전해지는게 그리 많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오늘 자신이
본것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스스로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진성이의 검법을
보면서 자신이 깨달은 바가 매우 크다는 것을 느꼈던 것이다.
진성은 나름대로 더이상 자신을 귀찮게 하지 않을것이라 믿기에 편한 마음으로 자리에 앉았다. 수연이
식탁밑에서 가볍게 진성이의 손을 잡아 주었다. 진성이는 그런 수연이 너무도 귀엽게 느껴졌다.
자신이 이런 사랑스런 여자의 마음을 가졌다는 생각에 속으로는 너무도 행복한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