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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military_12431
    작성자 : 글로배웠어요
    추천 : 11
    조회수 : 2412
    IP : 14.52.***.111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3/01/02 05:49:50
    http://todayhumor.com/?military_12431 모바일
    [해군] 해군의 아버지 손원일 제독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전함이 있나이다"

     

    이 말은 이순신 제독께서 명량해전에 나가기 전

    적함의 수는 많고 우리는 그 수가 적으니 차라리 육지에서 적을 맞아 싸우라는 선조의 권유를 뿌리치며 한 말씀입니다.

    그런데, 우리 해군에는 이렇게 자랑스러운 분이 이순신 제독 뿐만이 아닙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해 삼가 이 몸을 바치나이다"


    해군 출신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겁니다.

    1948년 12월 15일에 손원일 제독께서 해군 초대 참모총장에 취임하시면서 남기신 해군 표어입니다.


    오늘은 자랑스런 해군의 아버지, 손원일 제독에 대해 몇자 적어 보겠습니다.



    손원일 제독은 임시의정원 의장을 지내신 독립운동가 손정도 목사의 아들로 1909년에 평안남도 강서에서 태어났습니다.

    1921년에 독립운동가인 아버지를 따라 만주로 건너가게 되는데요,

    당시 거부였던 손정도 목사는 길림 지역에 있는 독립운동가들을 위해 땅을 무료로 나눠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중학교를 졸업한 1925년에 의학 공부를 하기 위해 상하이로 떠나게 됩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미국과 영국 해군들을 보고는 "독립이 되면 나도 조국에 돌아가 저런 해군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길로 의학 공부를 접고 <국립 상하이 중앙대학교 항해과>에 들어갑니다. 1927년의 일입니다.


    1930년 6월 졸업 후 마침 중국 해군부에서 해군보관(補官)을 양성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항해기술자들을 모집해 시험을 치르고,

    성적우수자 5명을 선발해서 유학을 보내줬는데, 그 중 1명으로 선발되어 3년 동안 독일로 유학을 가게 됩니다.

    위키백과에서는 영국으로 유학을 간 것으로 나오지만 홍은혜 여사의 회고에 따르면 독일로 갔고 그 때 독일어를 배우신 걸로 확인됩니다.

    유학시절 공부 뿐만 아니라 운동에도 탁월한 능력을 보였던 손제독은 어느날 중국인 유학생을 두드려 패는 사고를 칩니다.

    테니스를 치러 갔는데 마침 중국인 유학생들이 치고 있길래 같이 치자고 했더니 "망국놈이 무슨 테니스냐"며 놀리자

    이에 격분해서 그 유학생을 두드려 패 버립니다. 얼마나 심하게 팼는지 학생들 뿐만 아니라 교장까지 나올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자초지종을 들은 교장은 중국인 유학생이 아니라 손제독의 편을 들어주며

    절대로 어느 누구도 '망국인'이라는 표현을 입에 담지 못하게 엄명을 내립니다.


    유학생활을 마친 손제독은 1934년에 개성에 있는 누나를 만나기 위해 일시 귀국을 합니다.

    그런데 일본 경찰은 독립운동가의 자손이 상하이 임시정부 비밀 연락원의 임무를 띄고 잠입을 했다는 혐의로 그를 체포합니다.

    이로써 온 집안이 독립운동으로 옥살이를 하는 명예(?)를 얻게 됩니다.

    2개월간 혹독한 고문을 당한 뒤 무혐의로 풀려난 손제독은 다시 중국으로 가서 매부와 함께 남계양행을 세워

    5년 동안 운영하면서 상당한 부를 축적합니다.

    - 이때의 고문으로 인해 손제독은 날만 궂으면 허리통증을 호소하게 됩니다.

    그리고 1940년 독일계 기업인 동화양행 사장의 부탁으로 동화양행에 입사해 상하이 지점장으로 파견나가 엄청난 부를 축적하게 됩니다.


    1945년 8월 15일 해방이 되자 바로 귀국한 손제독은 신문에 광고를 내고 70명을 모아 해사협회(海事協會)를 발족하고

    아버지의 땅과 자신의 전 재산을 처분해 마련한 돈으로 훈련을 시작합니다.

    사실 당시 손제독은 남계양행과 동화양행에서 번 돈의 대부분을 독립운동 자금으로 보냈기 때문에 처분한 재산이 그리 많지 않았을 겁니다.

    배도 한척 없었고, 훈련을 담당할 전문 교관도 없는 상황에서 훈련에 어려움을 겪던 손제독은 미군정청과 협의하여 많은 도움을 얻어 냅니다.

    그리고 드디어 1945년 11월 11일 약 200여명의 대원들과 함께

    안국동 - 안국역 방향에서 인사동길로 연결되는 초입 왼쪽 큰나무 아래 - 에서  "해방병단(海防兵團)"을 창설합니다.


    1946년 민간조직이던 해방병단은 미군정청에 의해 공식적인 정부조직인 "조선해안경비대"가 되고

    손제독은 미국에 직접 편지를 보내 미해군 교관 15명을 초빙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합니다.

    우리 해군 용어 중에 영어가 많고 미국식 생활 습관이나 예식이 많은 것은 이 때의 영향이 큽니다.

    또한 해군사관학교의 전신인 "해군병학교"를 세워 초대 교장으로 재직하면서 직접 생도들을 가르치기도 했으며

    1척의 군함도 보유하지 못한 상태에서  미국, 일본과의 협상을 통해 1948년까지 총 37척의 군함을 인수하였습니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과 함께 대한민국 해군으로 정식 발족하고

    그해 12월 우리 해군 최초의 제독이자 초대 해군참모총장으로 취임합니다.

    그리고 함정 건조기금을 모아 1949년 10월 최초의 전투함인 백두산함을 미국으로부터 도입했습니다.

    백두산함은 도입한지 얼마 되지 않은 1950년 6월 25일, 부산으로 침투하기 위해

    병력 600여명을 싣고 이동하던 북한의 무장 수송선을 격침시켰으며 전쟁 기간 내내 혁혁한 전과를 올림으로써

    낙동강 방어선을 지키는데 일조를 했습니다.


    1949년엔 해병대를 창설합니다.

    손제독은 전시에 해병대가 꼭 필요하다는 걸 알고 해병대 창설을 준비하는데요,

    지원자가 없자 궁여지책 끝에 사고 치고 감옥에 가 있는 군인들 380명을 데려다 훈련을 시킵니다.

    그렇게 해서 1949년 4월 15일 진해 덕산비행장에서 해병대가 창설됩니다.

    6.25 전쟁이 발발하자 아직 체계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고 변변한 무기도 없던 해병대원들은

    수류탄 하나 들고 적진으로 뛰어 들어 자폭함으로써 북한군의 남하를 늦추는 희생을 합니다.

    또한 인천상륙작전에서는 선봉에서 지대한 공헌을 했을 뿐만 아니라

    중공군의 참전으로 전선이 불리한 상황에서 최일선에서 혁혁한 전과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귀신 잡는 해병"이란 칭호는 이 때 우리 해병들의 활약을 본 외국 군인들이 붙여 준 별명입니다.


    손제독은 인천상륙작전 때 부인인 홍은혜 여사에게 "중요한 회의가 있어 3~4일 다녀 올테니 애들 잘 키우라"고 하고는

    몰래 인천으로 가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인천에서건 어디에서건 항상 해병대와 함께 싸우셨다고 하는데요,

    당시 손제독의 지휘 방식은 "앞으로 가"가 아니라 "따라 와"였다고 합니다.


    6.25 당시 알려진 일화로는 전쟁이 발발하자 손제독은 당시 육해공군 총사령관이던 정일권 장군에게

    "정일권씨는 육지에서, 나는 바다에서 죽을 각오를 합시다"라고 말하며 참전을 했다고 합니다.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 성공으로 9월 28일에 서울을 수복하자

    국군최고사령관으로서 "국군과 유엔군은 수도 서울을 탈환했다"라는 포고문을 발표합니다.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던 1953년 6월 예편이후 56년까지 제5대 국방부 장관을 역임하며

    호위함 인수, 군종제도 도입, 전사편찬실 및 해군음악대 발족 등을 통해 군의 사기 진작과

    현대화된 군 조직체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셨고,

    국립묘지 창설, 국방대학원 창설 등 행정면에서도 많은 공헌을 하셨습니다.

    1958년부터는 2년간 주서독 대사를 역임하면서 콩고 공화국 독립식전에 참석 후

    카메룬, 토고, 기니, 말리, 나이지리아, 모로코 6개국을 친선 방문하시고

    상호간의 이해증진과 외교관계 수립에 원칙적인 합의를 이끌어내는 성과를 올리셨습니다.

    1960년 퇴임 후에는 재향군인회 자문위원장을 비롯해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시다가

    1980년 2월 15일 작고하셨습니다.


    무공훈장 태극장, 금성을지 무공훈장, 금성태극 무공훈장, 공비토벌기장, 6.25 종군기장,

    국제연합 종군기장, 미국 은성훈장, 미국 자유훈장, 프랑스 레종드뇌르 훈장, 독일 십자훈장, 덴마크 적십자 훈장 등을 받으셨습니다.


    부인이신 홍은혜 여사가 아직 살아 계시며

    큰아들인 손명원씨의 둘째 사위가 그 유명한 홍정욱입니다.


    이상으로 우리 해군의 영원한 아버지인 손원일 제독에 대해 말씀 드렸습니다.

    저는 손제독에 대해 초임하사 때 해군본부에서 발행한 책을 통해 알게 됐는데요,

    제가 그런 분의 뒤를 이어 해군의 일원이 되었다는 게 정말 자랑스러웠고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이 없습니다.


    다음에는 우리 해군과 해병대의 어머니 홍은혜 여사에 대해 썰을 좀 풀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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