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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animal_124240
    작성자 : 밥슌잉
    추천 : 10
    조회수 : 893
    IP : 223.62.***.14
    댓글 : 20개
    등록시간 : 2015/05/02 04:56:37
    http://todayhumor.com/?animal_124240 모바일
    새벽네시.
    전 (서울)대학로에 삽니다.
    지금은 새벽 네시가 넘었는데요, 너무 더워서 창문을 열어두었습니다.

    그런데, 커다란 개가(소리로도 크기를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낑낑거며 고통스러운 소리를 내뱉었습니다.
    너무 더워 열어둔 창문쪽에 아주 가까웠습니다.
    네시임에도 불구하고 뛰쳐 나갔습니다. 취해서 그냥 될대로 돼라, 하는 무모한...그냥 감정에 충실한 기분입니다.(지금도입니다 ㅎㅎ)
    지금 네시 삼십육분입니다. 멍멍이의 울부짖음에 놀라 뛰쳐나간건 네시 칠분입니다.

    너무 서럽게 울어서 어찌 달래 줄까 고민했으나 제가....달리 해줄 수 있는 것은 없지만 멍멍이를 키우는 입장으로...해줄 수 있는 것은 그냥 부드러운 목소리 뿐이었습니다.

    아가..착하지....무서운거 봤니?? 왜그래애애...아이 착하다...우쭈쭈...
    멍이를 달래기 위한것도 있지만 근처의 제 창문으로 들리는 멍이의 큰소리를 줄여보고자 하는 솔직한 이기적인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처음엔 목소리로만...아가..우쭈쭈....
    이렇게 소리로만 말로만 달래주려 했는데....
    잠시 멈추더니 또 서럽다는듯....
    아니...뭔가 공포에 떠는듯 웁니다...
    멍이 키우지만...이렇게 고통스럽게 우는 멍이는 처음 봤습니다. 

    남의 멍이기 때문에 그냥 대문앞에서 소리로만 우쭈쭈 했습니다....
    그러다...조금 잦아들었길래 언니 이제 갈게 하고 일어나는 순간 또 늑대가 보름달 본 듯이 아우우우 하면서 구슬프게.......
    구슬프게가 맞는 걸까요....그냥 멍이가 아우우 하는건데 마음이 찡해지고 아프게 됐습니다.
    그래서 움직이지 않고 그냥 조용히 있었습니다.
    갔다고 생각한건지 아니면 안갔지만 지켜보고있다고 생각한건지...서럽게 우우우울....합니다....
    그래서 대답해줬습니다....
    아가.....아가.......나 여기있어.....
    우쭈쭈해주다 오랴 했는데 계속 서롭게 서랍게 울어서....보다보다 보니까 밤샜습니다..ㅠㅠㅠㅠ

    아무튼 근데.......남의 집 대문밑을 들여다 보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을 알지만....
    너무 서럽게 울길래 폰의 플래쉬를 켜서 아주 작은 틈으로 들여다 봤습니다........
    너무 좁아서 제대로 본것인지 모르겠는데...
    잘못본것이길 바라는데.........
    비유하자면 180센티미터의 성인이 고작 2평남짓의 방에 갇햐지내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살짝 바닥이 내려가있고.........위의 공간은 지붕처럼 덮여있고....그안에 큰 개가 쪼그령있었습니다.

    누나 내일 또 올게....조금만 기다려.....이러고 다시 집으로 왔는데 서럽게 우는 소리가 안들립니다...
    제 말을 알아들은걸까요...?
    마음 전달되길 바라며 말한 것이긴 하지만...
    진짜 알아들은 것일까요...?
    제발 알아들어준 것이길 바라는데....
    오늘처럼 서럽게 운 적은 없고 가끔 끙끙 거리는 소리만 아주 간간히 창문 저어어어 너머로 들려서 누군지 어딘지 몰랐거든요......

    갔다오니까 우는 소리 줄긴 했는데...제발 건강하게 해주세요..........
    제발.....제발...제발.......
    너무 아프게 울어요....너무요.....너무...........

    제발 내일도 볼 수 있게 해주세요....제발요.....
    제발요..........너무 아프게 울어요.......
    이 글쓰는데 이십분 가까이 흐르는 동안 아무소리 안들렸는데요...갑자기 울어요....
    다녀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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