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창업이 쉽다고? 창업이나 하겠다고?(feat. 현업 엔젤투자 아재의 썰)을 쓴 글쓴이 입니다.
자고 일 좀 하다가 오유 들어왔더니 베스트를 갔네요, 방금;
생각보다 창업에 관심있으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즐거우면서도 슬픕니다.
대부분 창업을 결정하는 이유가 취업이 잘 안되서, 혹은 부조리한 사회생활 때문에, 적은 급여때문에. 생활이 안되서 등등
참으로 많습니다. 그런데 사실 창업 참 힘들어요.. 주변 지인들이 창업을 하겠다고 하면 저는 우선 말리고 시작합니다.
"창업이 쉬운게 아니야, 직장생활이 더 나아, 그냥 회사생활해, 아니면 준비 좀 더 해봐" ..
그때마다 "야 잡스도 차고에서 시작해서 애플을 세웠고, 대학생들이 만든게 구글이고 페이스북이야." 라는 소리를 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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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들은 가능하지만, 니가 잡스도 아니고, 니가 래리 페이지나 세르게이 브린도 아니고, 마크 저커버그가 아니잖아..
라고 말하고 싶지만 더 싸움을 부추기는 것 같아 그냥 혼자 속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창업을 해서 자신의 가치를 1억배 이상도 올리시는 분도 있습니다. 중졸에 구두닦이 하다가 창업 하나 잘 해서
회장님이 되고 1년 연봉이 수십억을 왔다갔다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당신 주변에서 창업으로 돈 많이 버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얘네들은 1%도 안되요.. 창업한다고 해서 다 성공하면, 왜 사람들이 삼성, 현대같은 대기업에 들어가려고 하고,
우리보다 더 많은 인생을 사신 분들이 자존심 버려가며 가족들을 위해 그 회사에 붙어 있으려고 할까요..
솔직히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그래도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도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앞으로 몇 가지 글을 쓸 계획입니다.
물론 지역마다, 사람마다, 상황마다, 창업 아이템마다 다 다르지만 거의 비슷한 내용일꺼예요. 일단은 제 기준으로 쓰겠습니다.
제목앞에 [2]는 2번째 글이라는거예요, 어제 쓴 글이 [1]이 되어 버렸네요, 그럼 시작합니다.
[2]예비 창업자들이 범하는 오류, 돈,돈,돈,돈
예비창업자들이 처음으로 범하는 오류는 바로 돈의 설계 입니다.
돈의 설계, 즉 처음 갖고 시작하는 자본금에 대한 설계가 잘 못 되어서 쉽게 망합니다.
어제도 말씀드렸듯 저도 시작은 소호사무실이었습니다. 4명이서 2평정도 되는 사무실에 앉아서 일을 했고,
같은 소호사무실 안에 14개의 상주 사무실들이 있었습니다. 저희가 이 곳에 1년을 있었는데...
저희와 다른 한 사무실 빼고, 반년을 넘긴 사무실을 한 번도 못 봤습니다.
물론 잘 되서 나갔으면 했지만, 나가기 전에 담배 한대 피면서 물어보면 '자본금 바닥'으로 인해 그냥 문을 접는겁니다.
왜 이런 오류들을 범할까요? 이미 다 계획을 세우고 시작했을텐데요...,
자, 어제도 말씀드렸듯 사업자등록은 돈이 거의 안나갑니다. 지금은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데 처음 했던 사업에는 돈이 좀 들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 하는 사업은 거의 안들었던걸로 기억하네요. 워낙 오래되서 가물가물..
그런데 문제는 사무실입니다. 보통 사람들이 3천만원을 들고 창업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3천만원, 우와! 엄청 많은 돈인듯;
그럼 여기서 1000만원 사무실 보증금으로 빼고, 사무실 임대료 월 100만원 + 직원1명 있다고 했을 때 월급 150만원 + 내 생활비와 이것저것 200만원
해서 한달에 나가는 돈이 450만원! 남은 돈이 2천만원이니까 4개월은 넘게 유지가 되겠다 ! 싶어서 시작을 합니다.
그런데 사실 이 돈,, 4개월 못 갑니다.. 저는 직원수가 좀 있어서 처음부터 월 1000만원정도 나갔던 걸로 기억합니다.
여기서 어떤 오류가 있을까요? 소호사무실의 경우에는 임대료를 제외하고 공과금이나 관리비가 들어가지 않지만..,
(생각보다 소호사무실을 모르시는 분들도 많더군요..)
일반 사무실로 따지면 사무실 임대료가 월 100만원입니다. 여기에 세금계산서 받아야 하니 10% 부가세를 냅니다.
그럼 110만원. 전기세, 수도세, 가스비, 관리비.. 넉넉잡고 3~50만원 정도 나갑니다. 싼데 들어가서 30만원에 끝냈다고 할께요.
일단 사무실 순수 유지비용만 월 140만원입니다. 처음보다 40만원이 올라가버렸어요.
(잠실기준 건평30평, 실평15평중에 관리비 저렴한 곳은 건평기준 평당 5천원도 있지만 대부분 8천~1만원입니다..)
그래 뭐 40만원 오바쯤이야 괜찮음. 이라고는 할 수 있지만.. 직원 1명의 급여를 150으로 맞춘다라고 했을 때..,
세금제외하고 직원에게 137만원정도 들어갑니다. 13만원은 세금인데, 문제는 사업주가 똑같이 한 번 더 내줘야 해요.
즉 사업주는 총 163만원을 주는 셈이지요. 여기서도 급여가 13만원 오버되었습니다. 벌써 50만원 오버가 되었어요.
여기에 사업주는(개인사업자일 경우), 가장 높은 급여자와 같은 급여를 받도록 되어 있습니다.
즉 이 말은 보험비를 한 번 더 내야 한다는 말임^ ^, 물론 사업주는 4대보험 중 고용보험과 산재를 내지 않으니 몇 만원 내고 끝납니다.
(어쨋든 내가 생각하지 못 했던 금액이 발생된거예요, 우끼요 !)
여기에 직원 1명이 들어오면 책상과 의자, 컴퓨터,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 등을 세팅해줘야 합니다.
저같은 경우는 디자이너 기준으로 저렴하게 잡아서 본체 90, 모니터 2대 35, 키보드 마우스 1만, 잡고 들어갔습니다.
첫 소호사무실의 경우 의자 책상을 살 필요는 없었지만 지금은 일반 사무실을 기준으로 하니 책상과 의자도 사야 합니다.
렌트로 하게 되면 월 3만~5만 사이. 렌트로 갈까요? 렌트로 가더라도 나와 직원 것을 써야 하니 2대분입니다.
2명분의 사무공간 확보에만 약 250만원 정도가 들어가게 됩니다. 1명씩 늘어날 때마다 130만원씩 나간다고 생각하시면 되요.
근데 그냥 기준으로 1명만 쓴다고 했을 때,, 급여 빼고 빠져나갈 돈을 중간정산 해볼까요?
사무실 보증금 1,000만원 + 사무실 유지비 약 140만원 + 컴퓨터 2대분 약 250만원 = 대략 1,400만원 정도 됩니다.
뭐 프린트, 팩스, 전화기 등 다 빼고 순수 첫 달에 들어가는 돈만 1,400만원입니다.
끼욧후 ! 앗, 여기서 컴퓨터 관련 예산 잡을 때 부가세 10%를 안잡았네요^ ^?
여기에 매달 개인사업자니 내 급여는 따로 안받고 직원급여+2명분 세금만 낸다고 하더라도
170정도 나옵니다. 끼욧후 ! 남은돈이 1,600, 월 들어가는 돈이 170이면 뭐 9개월정도 유지 되겠네.
라고는 하지만 여기에는 사업주의 생활비가 없는 금액이예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밥먹어야지, 차비써야지, 흡연자면 담배펴야지, 사람 만나면 커피사줘야지, 술 사줘야지. ㄷㄷㄷㄷ
직원 1명만 고용해도 3천가지고는 반년 못 갑니다. 절대 못 가요.
그래서 6개월 생각하고 들어오셨던 분들이 3개월만에 사업 접고 나가시는겁니다.
여기에 이 외적으로 들어가는 돈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세무관련 도움을 받기 위해서 기장료 월 11만원(부가세 포함)
서류정리 파일함., 등등등,,
거기다가 정품 프로그램까지 사면 끼욧후 ! (저희는 여기서 타격이 컸습니다 ㄷㄷㄷ)
게다가 사업자로 등록하면 폰트도 유료의 경우 무조건 사야되요, 사실 개인들은 소곤소곤 하면서 몰래몰래 쓰지만
사업주의 경우 그 것이 인터넷에 올라가면 고ㅋ소ㅋ 실제로 옆 사무실 ㅅㄷ폰트 만드시는 분들한테 고소 받아서,,
원래 내야 하는 금액보다 훨씬 큰 금액을 냈습니다.
자, 예비창업자들이 3천을 갖고 시작하면, 사무실 보증금 빼고 2천으로 월 200잡고 시작한다고 치면 10개월이지만
실제로는 반년을 못 갑니다. 정부창업지원? 안줘요; 받는다고 생각하고 사업 시작하면 이미 늦은 겁니다.
사실 위의 오류가 가장 많아요, 정부지원 몇 천 받으면 유지기간 늘어나니까 그 안에 매출 뽑아내야지 하고 무리하게 운영하는데
정부 지원 못 받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우리는 쇼핑몰이라 바로바로 매출나옴. 이라고 하지만 사입비, 광고비는 계산에서 이미 없어요;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어제 쓴 글의 댓글을 보니 한 분의 댓글이 보이네요.
닉언죄송합니다만, 익명의죄 라는 분이 쓰신 댓글입니다.
"게임 개발 스튜디오 4년째 경영중입니다.
게임 회사 다니다가 안좋은 일로 팀채로 나와서 회사를 만들었죠.
말이 경영이지 사원들 전부 그 때 받던 월급 반도 못받고 일하고 있습니다.
주변에선 창업하고 3년 넘기기 힘들다고 칭찬하는데 귀에 안들어옵니다.
하루하루 희망고문 당하면서 잘 될거라는 막연한 믿음으로 진짜 죽을 힘을 쥐어 짜면서 살고 있습니다.
요즘 가끔 밥먹으면서 그런 이야기를 해요.
와 우리 월 200넘게씩 받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큰 돈이다.
"200을 내 마음대로 쓸 수있다니 생각만 해도 행복하다"
창업을 하시는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은건 확신이 없으면 하지마세요.
확신이 있어도 망할 확률이 70%가 넘는게 창업입니다.
특히 직장 생활이 힘들어서 내 일을 하고 싶다 하시는 분들
대부분 망합니다. 그냥 직장 내에서 이겨나가실 방법을 생각하세요."
월 200을 내 맘대로 쓸 수 있다니! < 이 말,, 저 전에 사업할 때 옷, 밥, 커피, 심지어 아이스크림 하나 먹어도 제일 비싼거 먹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업하면서 직원들만 맥이고 2천원 5천원 아끼기 위해서 저는 안먹을 때도 많았어요.
대창업시대가 오면서, 창업자들의 고비가 3번 온다고 합니다. 3개월, 6개월, 12개월..,
3개월은 자금때문에, 6개월은 자금때문에, 12개월은 자금때문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돈만 있으면 해결되는게 창업입니다. 사실...
지금 당장 매출 없어도 몇 년 유지할 수 있다면 돈을 벌 수 도 있어요.
그런데 몇 년 유지할 돈이 없죠,
창업자들이 가장 많이 저지르는 일 중 하나가 바로 친인척, 지인들의 돈을 끌어노는 겁니다.
망하더라도 혼자 망해야지, 친인척, 가족, 지인들 돈 끌어갖고 와서 잘 되면 다행이지만 안되면 다 같이 죽는겁니다.
요즘 보면 디씨 대출갤러리였나? 여기서 무슨 중고나라론 같은 유머글들을 봤는데 이 거랑 다를게 없어요.
잘되면 주지만 사업 망하면 안줌ㅋㅋㅋㅋ 이거랑 같습니다.
창업을 하시려는 분들이 예산을 짤 때 타이트하게 짭니다. 이걸 이렇게 아끼고 저건 저렇게 절감하고..
그렇게 짜지 마시고, 예산을 넉넉하게 잡으세요. 저같은 경우는 10만원짜리 들어가면 보통 15만원 예산잡아놓습니다.
부가세도 있고, 혹시 모를 부품비도 있고..
남으면 좋은거죠, 모자르면 안되는거고...
창업이 사실 지금은 하나의 기회가 될 수 도 있는 타이밍 입니다.
그런데 너무 쉽게 생각하고 들어오시면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망할 수 있어요.
사업하면 외제차 끌고 다닐 것 같지만, 저는 타고 다니던 차도 팔았고.. 살고 있던 집도 낮췄습니다.
우리한테 있던 확신은 밖에 나와보니 길바닥 돌맹이더군요.
여튼, 처음 오류부터 제거하고 시작하시면 도움이 많이 되실겁니다..
다음은 [3]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돈? 노노, 사람이다. 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