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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238720
    작성자 : 익명aGZqb
    추천 : 0
    조회수 : 316
    IP : aGZqb (변조아이피)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4/10/23 23:41:40
    http://todayhumor.com/?gomin_1238720 모바일
    이별 해야할까요.
    음 뭐라고 글재주 있게 쓰고 싶은데 어떻게 써야할지 잘 모르겠네요.
    새내기 때 남자친구의 고백으로 모쏠을 탈출한지 700일이 넘었습니다.
    700일 넘는 시간동안 참 재밌고 즐거웠지만 저는 고백 받아준 날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남자친구는 동갑이고 과는 달라요. 대학교만 같은 CC죠.
    솔직히 말하면요, 남자친구는 제 이상형과 정 반대에요. 외모쪽이 아니라 성격이나 행동이요.
    선배를 잘 대할 줄 모르고 (선배한테 막말한다는게 아니고, 동기와 선배를 대할때를 똑같이 해요.) 행동도 부산스럽고, 멘탈도 약하고 편식도 심하고 오버스럽고... 그냥 남동생이나 아들을 키우면 이런 느낌이랄까요.
    처음엔 몰랐는데 콩깍지 벗겨지고 나니까 이런 단점이 하나 둘 씩 보이는거 있죠.
     
    저도 이런 부분들 다 얘기했어요. 너의 이런점은 좀 별로다. 고쳐줬음 좋겠다.
    많이 나아졌어요. 주변 사람들이 사람하나 살렸다고도 말하고요. 결혼하라고도해요. 근데요, 저는 전혀 생각이없어요.
    오죽하면 여기에 글을 쓸까요.
    남자친구도 거기에 삘받았는지 저한테 장가를 오겠네 말겠네 합니다.
     
    남자친구도 제가 첫 여자친구라 그런지 서툴지만 저한테 엄청 잘해주는게 보입니다.
    심지어 남자친구 부모님이랑 식사도했어요.
    그런데 여기서도 트러블이 생깁니다. 저는 수급자 대상자라 엄청 가난하고 대학도 장학금 받고 빚내면서 겨우 다녀요. 데이트 비용 출혈도 좀 커요.
    그런데 남자친구는 엄청 잘삽니다. 가족들이 자주 해외여행을 다니고, 남자친구 옷도 자세히 보면 다 명품은 아니지만 준 명품급의 옷 뿐이에요.
    남자친구 부모님을 만나뵐 때 걱정이 많이 됐어요. 솔직히 너무 가난하니까 싫어하실까봐서요.
    예상한 대로 부모님 직업을 물어보시더라구요. 남자친구가 식당하신다고 대신 대답했어요.
    사실 있잖아요, 아버지 막노동 하세요. 60세 다된 나이로 제 용돈 보내주시겠다고 공사장에서 일하십니다.
    이것 때문에도 남자친구랑 많이 싸웠어요. 그리고 저 자신도 아버지한테 떳떳하지 못해써 너무 죄송해서 많이 울었죠.
     
    이런 일들이 한 두번이 아니었어요. 이모님 돌아가셨을 때도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맛있는거 먹고와 하는 식으로 절 보내더라구요. 어이가 없었죠.
    그때마다 엄청 화내고 혼냈어요. 다시는 안그러겠다고 사정사정을 하면서 비는데 자꾸 마음이 약해져요.
     
    그리고 요즘은 스킨십 때문에 많이 화가납니다.
    오유니까 솔찍히 쓸게요. 남자친구랑도 첫경험 해봤어요. 그런데 제가 성에 많이 무지했어요. 남자친구가 하자는대로 다 했죠. 피임요? 한번도 해본적 없어요.
    솔직히 제대로 된 성교육 받아본 적이 없어서 남자친구가 키스하면서 가슴 만지는 것도 기분 나쁘지만 원래 그런가보다 했어요.
    한번은 생리할 때가 한참이 지났는데도 안나와서 진짜 멀리 떨어진 약국에 모자 푹 눌러쓰고 가서 임테기도 사왔어요.
    그날 갔다와서 펑펑 울었습니다. 내가 왜 이러고 있나 싶어서요. 물론 임신은 아니었구요.
    그 이후에 성관계를 안갖겠다고 했습니다. 피임도 제대로 안하면서 할 순 없다구요.
     
    남자친구가 대학이랑 집이 좀 멀어서 시험기간에 밤새면서 공부할 때 가끔 제 방에 와서 씻습니다. 자취방 비밀번호를 알고 있어서 가끔 오는 편이에요. 이것도 주변 시선이 너무 싫어서 안된다 하면서 시험기간에만 한 두번씩 오게끔 합니다.
    그런데 제가 잘 때 씻고 나와서 옆에서 잠깐씩 잘 때가 있습니다. 제가 깊이 잠을 자서 남자친구 들어오는지도 몰랐는데, 눈 떠보니까 남자친구가 제 몸을 마음대로 만지고 있었습니다.  진짜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 남자는 내 몸이 좋은건가 싶어서요.
     
    아직도 못헤어진 이유요? 저랑 헤어지고 나면 폐인몰골로 살 남자친구가 걱정이 됩니다.
    헤어지자고 했을 때 남자친구 일주일동안 씻지도 않고 울면서 수업도 안왔습니다. 진짜 세상이 무너진 것 처럼요.
    그 모습을 보다못해 용서해줬는데 이것도 잘한 짓인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한번도 이별을 경험한 적이 없어서 그럴수도 있구요.
    남들도 남자친구가 저를 엄청 아낀다고, 사랑하는 모습이 보인다고들 합니다.
     
    제가 결정적으로 맘에 안들었던 부분은 접니다. 제가 남자친구랑 사귀기 시작하면서 바뀌는 제 모습이 너무 싫어요. 가장 헤어지고 싶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들로 헤어지려고 하는 제가 이기적인 건가요? 아니면 당연한건가요? 이별은 어떻게 하는지도 알려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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