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포카라입니다. 많은 분들이 네팔을 걱정해 주시고, 이곳 오유 '동게'분들은 마치 내일처럼 걱정해주셔서 힘이 납니다.
결론만 먼저 말씀드리자면 지진 전 가게를 나갔던 나루가 이틀만에 돌아왔습니다!
아...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가게로 향했는데요. 숙소에서 가게까지는 5분거리입니다. 혹시 나루가 밤에 들어올까 해서 가게 1층 셔터를 조금 열어놨었는데요.. 셔터를 열자마자 어디선가 들리는 낯익은 소리...
냐아....옹.
1층에서 2층으로...2층에서 3층으로..4층 나루방이 가까울 수록 소리는 더 커지고 .. 뭐랄까 처음엔 나루맞나 할 정도로 좀 쉰 목소리에 힘이 없는.. 그런데 자기 방에 누워서 올라오는 나를 보더니 기분나쁠 때 하는 나루 특유의 표정...두 눈을 질끈 감고 날카롭게
'냐아아아아아아아옹! 냐아아아아아아옹!'을 시작하는데... 너무 미안하기도 하고,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무섭고 힘들어 죽을 뻔 했는데 넌 어디에 있었냐고!!!!'라고 하는 듯.. 그렇게 울기 시작하더니 게속 졸졸 따라다니며 부비면서 냐옹 냐옹 냐옹 냐옹 거립니다.
사진도 찍고 동영상도 찍고...녀석은 겨우 안정을 찾았는지 자기 전용의자에 앉아 밖을 멍하니 보고 있습니다. 살짝 냄새를 맡아보니 더러운 곳에 있었던 것 같지는 않구요..뭔가 풀냄새 같은 것이 났습니다. 아마 근처 어느 수풀같은 곳에서 이틀을 있었나 봅니다. 그리고 왼쪽 입가에 살짝 긁힌 자국이 있네요...
여튼 일단 걱정해주신 분들께 빨리 알려야 겠다싶어서 일단 글부터 올립니다. 좀 이따 사진하고 영상도 올리겠습니다.
기다려주시고 힘주신 벗들께 다시한 번 감사드립니다.
참고로 네팔은 카투만두를 중심으로 포카라에도 아직 크고 작은 여진들이 간헐적으로 발 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오늘 새벽엔 비가 왔는데요...충격을 받은 건물들이 무너질 우려 있어서..걱정이라 합니다.
현재 진앙지가 카투만두보다 포카라가 더 가까운데요. 그런데 피해는 카투만두쪽에 집중해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진이 카투만두쪽을 향해 뻗어갔기 때문이라 합니다. 그런데 이 지진이 방향을 언제 바꿀 지 모르는 상황이라 만약 포카라쪽으로 바꿀 경우...엄청 재앙이 또 닥칠 수 있어서 모두들...밤엔 도로나 마당에서 자는 상황입니다.
지진 관련해서는 해당게시판에 자세한 소식을 올리겠습니다. 동영상을 찍은 게 몇 개 있거든요. 암튼 아침 먹구요...이 글에 지진을 피해 나갔다가 여진을 견디고 이틀만에 돌아온 나루 사진과 영상을 올려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