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대구지역 첫 메르스 확진자(154번)로 판명난 이후 9일 만에 완치 판정을 받은 남구청 공무원 A(52)씨는 "누를 끼쳐 죄송하고, 평생 속죄하며 살겠다"면서 엉엉 울었다.
25 일 오후 1시께 입원 해제를 위한 2차 유전자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A씨는 뉴스1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고통을 넘어 메르스에서 벗어났다고 하니 안도감이 든다"면서 "나와 접촉했던 가족과 동료 공무원, 시민들에게서 별다른 감염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사실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는 메르스를 이겨냈다는 기쁨보다는 보건당국에 제 때 신고하지 않았다는 비난 여론과 가족의 안전을 걱정했다.
A 씨는 "스마트폰으로 나와 관련된 뉴스를 읽었는데 가슴이 먹먹하고 겁이 났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면서 "같은 구청 공무원인 아내가 계속 근무할 수 있을지 모르겠고, 중학생 아들이 낙인찍히거나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 환자와 접촉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고, 지난 10일 누나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도 몰랐다"면서 "열심히 직장생활하고 장남으로서 어머니를 열심히 모신 일 밖에 없었는데 이런 일이 생긴 것을 믿기 힘들고 괴롭다"고 했다.
지난 13일부터 몸살 기운이 있는데도 이틀 후에야 보건소를 찾은 이유에 대해서는 "13일에는 약간 몸이 좋지 않았고, 15일에는 식은땀이 나고 몸살 기운이 있어 곧바로 보건소로 직행했다. 내 나름대로 몸상태를 점검하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메르스가 의심돼 신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A씨는 자신을 정성껏 치료해준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김신우 교수와 간호사들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A씨는 "사람 하나 없는 깜깜하고 답답한 병실에서 오로지 책을 읽으며 버텼다. 그 과정에서 대소변을 다 받아내며 마음의 부담까지 치유해준 의료진에게 평생 갚지 못할 은혜를 입었다"고 털어놨다.
인터뷰 내내 울먹인 A씨는 "하루빨리 병원을 벗어나고 싶지만, 장모와 처남, 아내, 아들이 집에서 격리 중이어서 퇴원하더라도 당장 갈 곳이 없다"면서 "퇴원 후 어디서 어떻게 생활해야 할지도 막막한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