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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개인이든 조직이든 실수나 잘못을 해서 문제가 발생하면 그에 합당한 책임을 지는 편이다.
물론 기업들은 잘못에 대한 책임을 안지면 소송을 통해 크게 낭패를 볼 수 도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일 수 도 있고, 개인은 본인 잘못에 책임을 지지 않고 회피하면 본인의 평판과 커리어를 망치게 되기 때문에 그런 것일 수 도 있다. 물론, 미국이라고 책임 회피하고 도망가는 사람이나 조직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책임을 지는 개인이나 조직이 오래 살아남는 것도 사실이다. 책임을 지는 것이 기본값인 사회에서는 개인이 개인을 믿을 수 있고 조직이 조직을 믿을 수 있다.
한국에서는 작게는 단순 배달누락에 변명과 책임회피로 대응하는 동네 중국집부터, 크게는 승객의 안전을 내팽개치고 도망간 여객선 선장이나 예산이 크게 낭비되었음에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정부 관료/정치인, 고객의 개인정보가 해커에게 털리고 나서도 책임지지 않는 기업, 철근 누락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책임을 지지 않는 건설사까지 책임을 회피하는 사례들을 무수히 볼 수 있다. 왜, 그들은 책임을 회피하는 것인가? 아마도,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임이 경험적으로 알려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책임을 회피하고 도망간 사람이 아무 탈없이 잘 먹고 잘 사는 사회에서는 책임을 지는 사람이 이상한 것이다.
책임을 지지 않는 사회에서는 믿고 일을 맡겼다가 당한 사람만 호구가 된다. 따라서, 뭔가를 시작하기 전에 항상 길고 복잡한 검증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늘어난 검증과정은 결국 사회적 비용이 된다. "믿고 맡기면 어련히 알아서 잘해주겠지, 문제 생겨도 책임지고 후속조치 해줄텐데 걱정없지"는 더 이상 보기 어렵다.
최근 어느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남성혐오 표현 논란에 휩싸였다. 이 문제는 성별갈등이나 남성혐오 문제로 볼 수 도있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또 다른 책임회피 사례이다. 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책임있는 후속조치를 하지 않았고, 애꿎은 게임사 직원들만 문제를 해결하느라 고생하고 있다고 한다. 납품하고 대금을 받았으니 그 뒤의 일은 알바가 아닌가? 특정 사상을 지지하여, 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잘못이 없다고 쉴드 치는 사람들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비신뢰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사회에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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