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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fashion_122359
    작성자 : 포카리sWeAT
    추천 : 37
    조회수 : 4555
    IP : 218.38.***.20
    댓글 : 90개
    등록시간 : 2014/09/17 01:49:42
    http://todayhumor.com/?fashion_122359 모바일
    일본 대학교 졸업식에 입은 옷
    안녕하세요 오유 패게 여러분
    저번주 금요일에 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졸업식때 입은 사진을 올립니다.
    조금 특별한 복장입니다.
    바로...

    IMG_6088.JPG

    선비복!
    (오유인이니까?)
     

    IMG_6073.JPG

    저기 올라가서 학위 받는걸 2008년 신입생 시절부터 상상해왔는데...
    마침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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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졸업식장 내부에서는 이런 느낌이였습니다.
    10626344_10204665400545226_8839830856074984194_o.jpg

    교수님과 고등학교 때부터의 동기 그리고 저.
    제 꼬릿말을 보시면 저랑 같이 고3때 남아도는 힘을 소진하고 있는 장면,
    대학교까지 같이 입학해서 공원에서 사진찍고 있는 장면이 있습니다.
    졸업까지 같이 하게될 줄이야...(둘 다 5학년 1학기까지 갔습니다.)
    졸업후에 저 친구는 싱가폴에 있는 회사로 가고 저는 일본에서 회사 다니게 됐으니, 드디어 떨어졌군요ㅋㅋㅋ
    2005년부터 알게됐으니 이제 10년된 우정이네요.
    올해 11월쯤에 바이크 빌려서 전국일주 하기로 했습니다ㅋㅋ
    아 춥겠다

    IMG_6053.JPG

    일본어 상급 담당 선생님.
    저를 가장 엄격하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대학교에 와서 마치 '담임 선생님'과 같은 역활을 해 주셨었죠.
    일본어 상급 선생님께는 제가 일본어 언어 수업을 모두 끝마치고도 종종 찾아가서 인사를 드리곤 했습니다.
    졸업식 때 뵐 수 있어서 매우 반가웠습니다. 선생님께 꼭 보고드리고 싶었던 소식이 있었지만 학교를 그만두셔서 연락할 길이 없었습니다.
    그 소식이란게 조금 긴데다 딴 소리이긴 한데 제 삶의 방향을 크게 바꾼 사건입니다.

    때는 2013년 1월에 짐바브웨 친구로부터 "아프리카 가서 같이 일하자!"라는 제안을 들었을 때입니다.
    그때 전 졸업하고 딱히 뭐 해야겠다 생각한게 없었기 때문에 알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을 찾아뵙고 "저 졸업하고 아프리카 가기로 했어요!" 보고를 드렸었습니다.
    선생님은 도무지 이해를 못 하겠다면서 아프리카 그런데는 은퇴하고 가는데 아니냐고 말리셨습니다.
    저는 한 번 불이 들어오면 알아서 식기까지 도무지 흔들리지 않기 때문에
    근거 부족한 자신감으로 "괜찮아요! 전 잘할 수 있어요!" 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취업활동이란 두려움과 내 부족한 일본어 실력으로 과연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더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는 제 자신의 모습에 비참했습니다.   
    세상 사람들 다 속여도 본인 스스로를 속일 수는 없는 법인데 말이죠.
    '진짜 아프리카 가고 싶어서 가는거야? 정말로 그래? 찔리는거 없어?'
    제 마음의 소리(양심)는 끊임없이 제게 돌직구를 던졌습니다.
    그리고 결국, 불안함과 정면으로 마주보기로 했습니다. 

    두려움의 원인을 안 보려고 하니까 막연해지고 막연하니까 더 무서웠었지, 막상 문제와 마주보니 별거 아니더라구요.
    실체를 확인하자 해결책을 강구할 수 있었고 더 이상 자신에게 거짓말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노력할 수 있었습니다.
    졸업을 연기하기로 한 이상(일본에서는 졸업 후 취업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졸업전 취업활동 시즌에 맞춰서 취업활동을 해야합니다.) 
    추가로 드는 학비와 생활비를 부모님께 부담드렸다는 죄책감도 있었기 때문에 더욱 노력했습니다.
    정말...최선을 다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더 잘할 수도 있었겠지만 '최선을 다했다'라는 말을 해도 양심의 가책이 느껴지질 않는걸 보니
    양심이 인정해줄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기적처럼 학교를 떠나신 선생님과 졸업식에서 만났습니다. 기쁜 마음에 바로,
    "선생님! 저 일본에서 취업했어요! 대기업 5군데로부터 입사제의 받았어요!!" 외쳤습니다.
    선생님은 매우 기뻐해 주셨습니다. 아 지금 다시 선생님께 보고를 드리는 그 순간을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오르네요ㅠㅠ

    일본에서 취업하기로 한 것도 큰 일이지만,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거짓말하지 않고 문제를 마주보고 실체를 확인하여 맞서 싸우겠다는 자세를 가지게 된 것이 제 삶의 방향을 크게 바꿨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IMG_6082.JPG
    가족과 함께 일본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사진은 저랑 전혀 안 닮은 이쁜 동생이)

    사실 제가 졸업식 복장을 정장에 졸업식 가운이 아닌 선비복으로 한 이유가 있습니다.
    몇 년 전에 오유를 하면서 가수? (누군지 잘 기억이 안나요 죄송;;) 
    한 명이 미국 대학 졸업식에서 갓까지 쓴 선비복장을 했다는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실행에 옮겨 알아본 것이 2012년 9월15일경 (옷 대여할때 회원가입 날짜를 물어봤습니다ㅋ)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일본 대학이지만 나는 한국인인데 졸업식에 기모노 같은 전통옷을 입고 오는 일본 친구들처럼
    저도 전통 한복을 입고 싶었습니다.
    (덕분에 전혀 알지도 못하는 분들과 기념 사진을 많이 찍었습니다.)
    선비복을 입은 유일한 한국인 졸업생으로서 매우 기쁩니다. 2년 전부터 기획했던 프로젝트를 무사히 완수한 것도 후련하구요.
    삿갓도 무겁고 옷도 덥고 신발이 제일 불편했지만, 그래도 이제와서 보니까 뿌듯합니다.
    앞으로 일본 회사에서 일할텐데 중고로 선비복 한 벌 쯤 구입해뒀다가 회사내에서 이벤트 할 때 입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2003년 오유를 시작할때는 중2였는데 벌써 10년 넘게 세월이 지나고 대학도 졸업하니까 뭔가 기분이 묘합니다.
    앞으로도 웃음 가득 감동 가득 사람 사는 오유에서 다같이 행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포카리sWeAT의 꼬릿말입니다
    1299142853138_1.jpg

    까도남도 차도남도 아니야
    나는 시밝남
    시크하면서도 밝은 남자야

    ※사진찍기 좋아하는 나란 인간의 대한 개략적 이해▼


    <2006 고-2 여름>
    축제 때

    <2006년 고-2 여름>
    학교행사로 가을 문학의밤에 출품할 단편영화 찍는중 영화명은 "소,나귀"
    풀과 꽃을 먹던 소와나귀가 먹을게 떨어지자 마지막 풀을 놓고 싸우다 지나가던 양한테 빼앗기고 둘이 싸우던게 허탈해서 쓰러지고 화해의 의미로 웃으며 끝나는 작품. 나름 매트릭스 특수효과도 들어가있는 역작ㅋㅋ

    <2006년 고-2 여름>
    축제때 소,나귀 홍보차 분장한 모습


    <2006 고-2 여름>
    국토순례중 초6 후배에게 등을 두드림 받고 좋아하는중..으이그 기특한것ㅎㅎ


    <2006년 고-2 여름방학>
    디사이플즈 다녀오고 학교 후배(중1)와 함께


    <2006년 12월~2007년 1월 고-2 겨울>
    고3 올라가기 전 캄보디아에서

    <2007년 고-3 여름>
    교실에서 체스를 즐기는 우리들

    <2007년 고-3 가을>
    고3이 되고나서 맡게된 가을 문학의밤 MC. 가르마가 인상적


    <2007년 고-3 겨울>
    제주도로 졸업여행 갔을 때

    <2007 고-3 겨울>
    졸업사진 찍는 고3 남학생들 ㅋㅋ

    <2007년 고-3 겨울>
    제주도 졸업여행 중에

    <2007 고-3 겨울>
    수능이 끝나고 고3들이 준비한 고3파티 공연중 일부, 허리케인 블루 패러디 보헤미안 랩소디ㅋㅋ

    <2008 고3 졸업전>
    사촌형과 떠난 청주-부산 자전거여행중..


    <2008 대-1 봄>
    학교 기숙사서 월드 페스티벌 끝나고 태국친구들과

    <2008년 대-1 여름>
    차이니스 위크 참가 멤버들과..여자들은 다 중국인 가운데와 바로 뒤는 한국인 그 옆은 일본인

    <2008 대-1 여름>
    차이니스 위크때 가면소품과 한가로웠던 여름 방안에서

    <2008년 대-1 여름>

    <2009년 2월>
    오사카 여행가서 하루에 1만장 넘게 팔린다는 먹거리를 들고

    <2010년 백령도>

    <2011년 말년휴가>
    우리집 코카스파니엘 연아

    <2011년 여름 구몬 영어캠프에서>

    <2011년 여름 구몬 영어캠프에서 맛있는 햄버거 찾아 자전거 타고 1시간>

    <2011년 9월 여름방학이 끝나기 전 친구들과 도보여행>

    <2011년 9월 도보여행의 마지막 코스>

    <2011년 11월 새벽 학교 교실청소 알바 할 때 주운 꽉 끼는 여자코트를 입고>

    <2012년 2월 필리핀 필드 스터디>

    <2012년 6월 도보여행 중>

    <2012년 7월 1년 동안 리더로 섬겨온 도서관 도우미(LA) 팀워크 트레이닝>


    <2012 대3 여름>
    심학산 등산 후

    <2012년 12월 대3 겨울>
    대학교와 연계되어있는 고등학교에서 한국어 선생님으로 일본인 고등학생들에게 반 년동안 한국어를 가르칩니다. 교육이 끝나면 일주일동안 한국으로 가서 설문조사등을 합니다. 모두 고등학생들 스스로가 해결해야 하고 저는 옆에서 만일에 대비해 보호자로서 서있기만 할 뿐입니다.

    <2013 대4 6월>
    전일본 청소년 영어 스피치 대회 본선에서

    <2013 대4 여름>

    안녕하세요
    저는 일본 오이타현에 있는 국제 대학 APU의 4학년생입니다.
    5월 17일 아베 총리가 방송에서 일본 대학이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연설을 했습니다.
    그것은 곧 일본 대학들이 미국처럼 국제 대학으로 변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 예로 저희 학교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아베 총리가 제 학교로 찾아왔습니다.

    17일 밤 처음에 그 소식을 들었을 땐, 일국의 총리가 찾아온다길래 학교의 학생으로서 기뻤습니다.
    이제 일본의 정계, 학계, 경제계에서 주목을 받게 되겠구나. 개교 13년만에 이렇게까지 성장했구나.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좋아하는 것 만으로 끝내야 되겠는가 싶었습니다.
    이렇게 일본의 총리와, 엘리트들과 가까이 할 수 있는 기회가 앞으로 얼마나 있을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전 평소 궁금했던걸 물어보기로 했습니다.

    물론, 아베 총리와 면담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다만, 구경하러 모인 학생들 사이에서 서 있었던 것입니다.

    아래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
    "What are the gains and loses of Japan by not apologizing for the past mistakes?"
    「過去の過ちについて謝らないことで日本が得ることと失うことは何ですか?」

    I asked what I wanted to know.

    I don't care whether Prime Minister Abe saw it or not.
    I believe SOMEONE will think about an answer for the question.
    If I made them to think about it at least for a minute,
    then it is my success.

    전 항상 궁금했습니다.
    도대체 과거에 대해 사과를 하면 일본이 잃는 것이 무엇이길래 "유감이다", "과거의 침략은 입장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같은 말을 하는걸까 하고요.

    그래서 물었습니다.
    "일본이 과거의 잘못에 대해 사과하는 것으로 얻는 것과 잃는 것은 무엇입니까?"

    아베 총리가 봐서 질문에 대해 1초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 그게 궁극적인 목표였습니다만 조금 더 현실적인 목표는 주변 사람들, 비서들, 장관들, 경호원들, 신문 기자들 등이 보고 제 질문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것이였습니다.

    어느 몽골사람은 그렇게 사과를 받아내서 얻는것과 잃는 것은 무엇이냐! ...고 화를 내더군요. 자기들도 당했었지만 과거는 이제 다 잊었다고. 그래서 한 마디로 답했습니다.

    "그걸 물으러 왔다."

    경호원들이 간판을 내리라고, 혼자냐고, 뒤로 물러서라고 하며 다가올때는 떨렸지만 그래도 꿋꿋히 섰습니다.

    전 제 의지로 할 수 있는 것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2013.0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기념하며 유용원

    ----------
    많이 무서웠습니다. 구경꾼들이 모여있는 장소에 한복을 입고 등장했을 때, 수근수근 거리는 소리.
    머리가 하얘졌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세상과 이별하게 되는 것 같아서.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차분히 자리를 잡고 주위 사람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을 하고.
    내가 왜 이 자리에 서 있는지 생각하자 괜찮아졌습니다.

    경호원들이 간판을 내리라고 했을 때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습니다.
    어떠한 분쟁도 일으키고 싶지 않았습니다. 난 그저 그 자리에 서서 사람들에게 묻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사람들이 제 질문에 대해 생각해 준다면 이라는 생각으로.

    하지만 경호원에게 속으론 이렇게 대답하고 싶었습니다.

    `당신은 지금 무엇 때문에 여기에 있나요? 시고토(일) 때문이겠죠? 전 신넨(신념)으로 여기에 서 있습니다.
    내려달라는 말을 듣고 간단히 내릴 만큼 전 가벼운 마음으로 이곳에 오지 않았습니다. 소란을 일으키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당신들을 곤란하게 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전 이곳에 서서 묻고 싶을 뿐입니다. 그러니 더 이상 방해하지 말고
    각자의 일을 합시다.'

    저를 집중 마크하던 경호원의 꽤 높아보이던 사람은, 소동을 일으키지 않아서 고맙다고 하고 갔습니다.
    그 사이에 계속 제 문구를 읽고 있었구요. 누군가 제 질문을 읽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준다면
    그걸로 전 됐다고 생각합니다.

    2002년부터 오유에서 웃어왔던, 제 마음의 고향인 오유에도 올리고 싶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4년 4월 선배 결혼식 뒷풀이에서>
    한 살 위의 형님이 결혼식을 올리셨기에 일본에서 한국으로 비행기타고 날라갔습니다.
    뭔가 복잡한 기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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