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사소한 거라 누구한테 말하기도 창피해서 익명의 힘을 빌려 여기 써 봄.
내가 너무 소심하고 치졸한 건지 솔직한 의견 부탁 드림.
7월 중순에 같은 팀이 되면서 처음 알게 됨.
유일한 동갑내기라 금방 친해졌지만 알고 지낸 기간이 기간인지라 회사 친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님.
처음엔 경우도 바르고 싹싹해서 참 좋았는데 요즘 들어 자꾸 이상한 점이 보임.
1. 커피 값
동갑내기 친구를 A, 같이 친하게 지내는 언니를 B라고 하겠음.
A와 B, 작성자는 다 같은 팀이고 나이대도 비슷해서 일주일에 한 번이나 두 번 정도는 꼭 같이 커피를 마시러 감.
이런 일이 잦아지다 보니 한 달 전부터는 그냥 ‘오늘은 작성자가 샀으니, 내일은 B가 사고, 낼 모레는 A가 사자’라고 얘기가 오갔고
암묵적으로 한 사람 씩 돌아가면서 커피값을 내는 것으로 생각 했음.
그런데 꼭 A가 낼 차례가 되면 A는 우리 팀 대리님한테 커피를 사달라고 하거나 지갑을 안 들고 나왔다고 함.
뭐 정확하게 순서를 정해 놓고 사기로 한 것도 아니고 커피값이 큰 돈도 아니니 무른 성격의 소유자인 B나 작성자는
이런 상황에서 ‘네가 살 차례야!’ 혹은 ‘지갑 들고 나와’라고 따져 말하진 못함. (죄송 ㅜ.ㅜ)
이런 식이다 보니 이제까지 A가 커피를 산 적이 한 번 밖에 없음.
맨날 ‘다음엔 내가 살게’ 말만 하고 한 달 동안 커피 한 번 삼.
그 동안 나와 B는 각자 적어도 세 번씩은 샀음.
처음엔 정말 좋은 마음으로 사줬는데 자꾸 A가 이런 식으로 나오니
나도 슬슬 돈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어디 나갈 때 혹시나 해서 챙기던 지갑도 가방에 꼭꼭 넣어두게 됨.
2. 당당하게 뭔가 사달라고 요구하는 것
A가 워낙 오지랖이 넓고 여기저기 아는 척 하는 것을 좋아해서 본부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음.
그렇지만 결코 친한 건 아니고 그냥 지나가면서 보면 다른 사람들보다 좀 더 친근하게 인사하고 간단히 안부만 묻는 정도.
그런데도 자기가 땡기면 아무에게나 ‘커피 사줘!’, ’과자 사줘!’란 말을 정말 아무렇지 않게 함.
물론 같은 직급 혹은 그 보다 아래인 사람한테만 그러긴 하지만 그럴 때마다 옆에 있는 내가 괜히 민망함.
내가 느끼기엔 그렇게 얘기해서 사주면 좋고, 안 사줘도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음.
그래도 나는 별로 친하지도 않은 사람한테 그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게 느껴짐.
3. 선물
작성자는 10월 말에 늦은 여름 휴가를 감.
독일을 가는데 A가 2주 전쯤부터 계속 특별한 선물을 사오라고 함.
처음엔 그냥 장난으로 받아 쳤는데 요구가 점점 구체화되고 잦아짐.
점심 먹으러 가면서는 ‘나는 비싼 선물 좋아해’, ‘독일에만 있는 선물로 사다 줘’.
잠깐 화장실 갔다 온 사이에 내 자리에 앉아서는 ‘초콜릿이나 열쇠 고리 사오면 죽는다, 나 그런 선물 제일 싫어해’, ‘특별하고 비싼 걸로 사다 줘’.
이걸 진짜 하루에 한 번씩은 꼭 말 하는 거 같음.
이쯤 되니 나도 좀 짜증이 나서 ‘넌 휴가 갔다 와서 초콜릿 사왔잖아?’ 하니까
자기는 주는 것보다 받는 걸 더 좋아한다고 함.
이게 말이야, 똥이야. ㅜ.ㅜ
이 외에도 평소에도 뭘 사달라는 말을 정말 많이 함.
어제는 또 무슨 족발을 사달라고 하길래 월급 받기 직전이라 돈 없다 그러고 넘어감.
도대체 왜 이러는 거임?
회사 나오면 카톡도 한 통 안 하는 사이인데 도대체 왜 이렇게 자꾸 뭘 사달라고 함?
이런 사람 처음이라 이해가 안 되고 사람 자체가 점점 불편해짐.
내가 치졸한 거임?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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