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새벽에 눈이 떠 져서
출근 전에 스타 한판 땡겼습니다.
늘 하던대로 3:3헌터초보~~~
시작 전에 상대가 모두 테란을 선택하더군요
울 편은 저 테란, 1저그, 1플토였습니다.
정찰 결과 모두 입구를 막더군요
나중에 리플로 알았는데 모두 1서플 1배럭 1벙커로요...
겜 중엔 그들이 원래 친구들인지 몰랐습니다.
전 허접이지만 3:3헌터초보만 하는지라
상대가 3테란이니 초반은 수비하는가 보다하고
작정하고 3팩톨, 골리앗으로 갔습니다.
보통 3테란이면 2바이오 1메카가 초반 구성인 경우가 많은 걸 경험으로...
그렇게 한부대 만들어서 울편 저그 플토 같이 3색으로 3시 공격 갔습니다
근데 3시는 클로킹 레이스를 가지고 입구에서 방어 하더군여...
전 회심의 스캐닝 한방을 뿌렸습니다
골리앗 뽑다가 남은 돈으로 아카데미를 지어 놨었거든여
당연히 골리앗 약 한부대에 레이스가 모두 녹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우리의 3색 공격을 3시 그 놈은 도움도 없이 혼자 온리 레이스 다수로 다 막은 겁니다...
약 3부대의 골리앗도, 드리군도, 저글링도 말입니다
그리곤 2, 3기의 레이스만 남았죠
전 약간 놀랐지만 3시가 온리 레이스로 갔다면
다시 모으는데 시간이 모자랄테니 두번째 공격엔 뚫릴 거라 생각하고 병력을 모았습니다.
그 때 울편 저그는 무탈로 변신해서는 테러하러 여기저기 돌아 다니는데
미니맵으로 보니 3시 본진 위쪽에 건물이 잔뜩 있더라구여
뭔가 하고 보니
아 글쎄 스타포트만 12개가 있는거 아닙니까
알고 보니(나중에 리플로 보니) 세 넘들이 전부 테란 핵을 쓰고 있더군여
한넘은 스타포트만, 한넘은 팩토리만,
다른 한넘은 초반 울편 저글링한테 테러당해서 멀 하려했는지 몰르겠지만
하여간 모두들 자원이 몇천씩 남으면서 팩톨등을 돌리더군여...
제가 테란핵으로 추정하고 하도 기가 막혀서
"한낱 게임을 하는 데도 그렇게 부정한 방법을 쓰니 우리나라 장래가 진짜 걱정된다"고 채팅 날렸더니
절대 핵 안썻으니 오해말라고 몇번이나 말하더군여
전 믿을 수 없었고 "양심까지 속이네"라고 하고는 그냥 나왔습니다.
리플 저장하고 보니깐...제가 맞더라구여
한 넘도 아니구 세 넘 모두 핵을 쓰더군여...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아요
이기는게 그렇게 중요합니까?
스트레스 풀고 즐기기 위해 하는 게임인데...
솔직히 져도 전 괜찮아요...
상대가 잘하면 신기해하고 동경해가며
난 언제 허접 벗어나나 생각하며 3대3 겜의 팀플(모르는 사람끼리 미니 맵을 보며 때론 도와주고 때론 빈집털이 가며 어떤게 팀 승리에 더 도움이 되는지 전략적으로 생각해가며...)의 매력에 푺 빠져 있는 저에게
오늘 새벽 같은 일은 충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테란핵을 쓰기로 친구들끼리 약속해서는 조직적으로 분업을 해는 모습이라니...
이런 사람들이 더 많아지면 한국의 미래는 없습니다.
정직하고 신용이 없이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
게다가 그 짓을 조직적으로 하는 것,
승리라는 목적으로 그 짓을 정당화 하는 것,
남이 하니깐 나도 하고 게다가 더 강한 걸로 하는 것...
너무나 만연한 우리나라의 병폐입니다.
남이 촌지 주니깐 난 더 많이 주고,
남이 회계분식 하니깐 우리회사도 조직적으로 해서 더 많은 대출 받고 부도내고 자금해외밀반출하고,
남이 세금 적게 나니깐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매출 줄이고 가짜 영수증 만들어서 탈세하고,
남이 새치기 하니깐 난 더 앞에 가서 새치기 하고,
남이 과장광고하니깐 난 아예 거짓광고로 매출만 올리면 되고,
남이 조작논문내니깐 나도 조작논문내서 먼저 특허 내서 국익증대하면 되지 않냐고 정당화 하고,
남이 공업용 유지 써서 식품만들어 이익만 내면 되니깐 우리 회사도 암유발하든말든 상관없이 원가 싸게만 만들면 된다는 식으로 먹을거릴 만들고...
이러니 부자들이, 성공한 사람들이, 정치가가, 지도층이 욕먹는 우리나라일 수 밖에요...
슬픕니다...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 잘 사는 나라,
정정당당하게 겨루어서 승패와 관계없이
이긴 자는 승자의 미덕으로 품어주고
진 자는 존경심을 표현할 줄 아는 사회는 정말 꿈에서나 볼 수 있는 걸까요?
어느 쪽이든 100%(흑백논리)는 없는 거 압니다.
다만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기대하는 것조차 어려울까요?
그 옛날 단순 맵핵에서 저그핵, 테란핵...어디 까지 가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