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밤부터 누우면 이불 발차기를 하는 통에 열 다리가 아픈 오징어입니다
지금부터 하소연을 하겠습니다.
수요일이었죠.
천사카페를 갔어요. 친구 두 자식과 함께 말이죠.
화요일 밤에 그들과 함께 천사말투를 하자!!!!!!!라는 전의를 다졌었죠 아마?
그날에도 역시 카운터에는 제가 카페에 올때마다 사랑에 빠지던 천사님이 계셨어요
들어가기 전 가위바위보를 했고, 우리는 따로 주문을 하기로 했어요
자신감이란 인생의 축복이다라는 개똥같은 말을 이유로 이긴 사람부터 그 축복을 먼저 누릴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게 저였구요.
저는 카운터 앞에 섰고, 천사님은 주문을 도와주시겠답니다.
망설이다가 심호흡 한 번 쉬고 파바바박 내뱉은 거 같습니다.
"..........저....천사님 안녕하세요 제가 그만 날개가 부러져서 쉬러 왔습니다. 이 상처를 치유해줄 맛있는 아메리카노 한 잔 주시겠어요?"
그렇죠. 말도 안되는 오바를 범한 거 알아요.
(존나 상처를 치료해줄 사람 어디 없나)
제 귀엔 대사를 친히 지어준 악마들의 웃음소리가 들리고
제 눈 앞의 천사님께선 당황하신 기색이 역력하더라구요. 차라리 웃으시지............ㅎ 부끄러움을 그녀의 몫으로 돌려버린 듯한 기분
순간 저도 모르게 "어유 죄송합니다" 이래버렸습니다
그 와중에 어유라는 감탄사는 왜 뱉었는지. 세상에
천사님께선 급하게 매니저같은 분을 데려오셨고 전 그 분 앞에서 멋쩍은 웃음만 지었습니다
근데 왠걸. 그 가게는 4일 그니까 토요일만 행사 진행을 한답니다
(나중에 보니까 문 앞에도 안내문 붙어있고 카운터 옆에도 크~게 크~~~~~게있더군요)
진심 친절하게 설명해주시고 주문까지 다시 받아주시는 그 분 앞에서
저는 괜한 죄책감에 무조건 예......예...... 거리다 왔습니다
근데 나중에 영수증을 보니까 50%할인 해주셨더라구요........ 쿠폰도 세개나 찍어주시고..........(천사카페엔 정말 천사만 사나봅니다)
마지막에 4일에 다시 오라는데....... 형 같음 가겠어요...........
모든 면에서 정말 다시 가고 싶은 카페지만 제 다리가 거부할 것 같아요 이젠......
저를 따라야 할 팔로팔로시팔로미들은 이미 밖에서 니나노거리고........ㅎ
올해가 지나야 상처가 치유될 듯 싶습니다
안녕히계세요...............그리고이불가벼운거사놓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