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낮에 어린이집에서 받은 전화때문에 질문 드립니다
길어질 이야기라 간단하게 상황 요약 할게요
1. 5살 (만 3세 4개월차) 아들이 다니는 어린이집 담임 선생님께서 전화를 하심
2. (작년에 기저귀를 떼면서 소변대변을 앉아서 보도록 가르쳤는데 처음 입소할때부터 서서 쉬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 물어보셨었음)
3. (아빠가 소변볼때 많이 봤으니 언젠가는 자기도 아빠처럼 서서 하겠거니 하고 강제로 서서 하라고 가르친 적은 없다고 말씀 드림)
4. 오늘 전화의 목적은 오늘 어린이집에서 아들이 앉아서 소변을 본다며 같은반 여자아이들이 선생님께 와서 이야기했다. 그래서 선생님도 아들에게 너는 남자이니 다른 남자아이들처럼 서서 쉬를 하는게 어떻겠냐 하셨는데 하루종일 쉬마렵다고 화장실만 가면 선생님 앞에서는 쉬 안나온다고 다시 돌아오고 나중에 혼자가서 몰래 앉아서 쉬하고 오고 그러다가 결국 바지에 쉬를 많이 했다고... 그것도 갈아입힌 옷에 한번 더 해서 두번이나..
5. 이제 5살이면 성정체성도 생길 나이이니 남자 여자를 구분지어 줘야 하고, 5살부터는 주변 아이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서 자기에게 일어나는 일보다 다른 친구들에게 일어나는 일에 더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는데 이런 발달 과정 속에서 아들이 혹시라도 놀림받거나 할까 염려스럽다는 말씀도 하셨음
6. 그러한 이유로 이제는 아들에게 서서 소변보는 것을 가정에서도 지도해 주시면 어떻겠냐 하는 말씀을 드리려고 전화하셨다 하심
일단 알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전화 끊고 생각해보니 우선 아들이 당황하고 부끄러움 느꼈을것 같아서 걱정이 되었어요...
말 다 알아듣고 상황 분위기 파악 다 할텐데 자기가 뭔가 다르다고 느끼고 그 다른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라고 느꼈을때 얼마나 스트레스 받았을지..
물론 담임 선생님께서 틀린말씀 하신것은 없다고 생각해요 저도 동의하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사실 여자아이들이 처음에 선생님께 와서 그런 이야기를 했을때 선생님께서
"그래 00이는 앉아서 쉬하고 싶은가봐~ 앉아서 해도 되고 서서해도 되는건데 00이는 앉아서 하는게 좋은가보네~"
그냥 그렇게 말씀하셨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때문에 이런 글을 쓰네요
어렸을때부터 다양성에 익숙해지고 차별없는 세상을 가르쳐 주고 싶은데
이게 그저 내새끼만 귀하고 아까운 엄마 마음인지...
오늘 아들 재우면서 엄마는 네가 앉아서 쉬를 하고싶으면 그렇게 해도 되고, 서서 하고 싶으면 그것도 상관없다 어떻게 하든지 네가 하고싶은대로 하면 된다고 했어요
다른건 몰라도 배변문제로는 절! 대! 스트레스 주고 싶지 않았는데 어린이집에서 배변 자세로 스트레스를 받으니 조금 고민이 됩니다
저와 남편은 일단 생각이 같아요
이번주 토요일 신학기 설명회 및 학부모 간담회 같은게 있다는데 그날 아들 데리고 가서 선생님 얼굴보며 차근히 말씀드려야 할것 같은데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