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polinews.co.kr/news/article.html?no=183066
“DMZ평화공원, 바다에서 하면 ‘NLL포기’고 땅에서 하면 ‘구국의 결단’?”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6일 국가정보원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하고 여권이 ‘NLL(서해북방한계선) 공세’를 펼치고 있는 데 대해 “지금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노무현 대통령을 ‘이념적으로 살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6일 자신의 홈페이지 <자유인의 서재>에 대화록의 진실3 ‘노무현 대통령은 과연 NLL을 포기했는가?’란 제목의 글에서 여권의 ‘NLL 공세’에 대해 “새누리당은 깊이 병들어 있다. 그 병은 의심 때문에 생긴 것이다. 그들은 예나 지금이나 노무현 대통령이 대한민국보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더 좋아한 게 아닌가 의심한다. 자기네만 애국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른 의견, 다른 비전을 가진 사람은 ‘친북’, ‘종북’, ‘용공’이라고 의심한다. 이런 의심 때문에 이승만 대통령은 정치적 경쟁자였던 조봉암 선생을 법살(法殺)했다. 박정희 대통령은 야당 대통령 후보였던 김대중 선생을 일본에서 납치해 현해탄에 수장(水葬)하려고 했다. 지금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노무현 대통령을 ‘이념적으로 살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국회 의석 절대 과반수를 가진 집권 새누리당과 박 대통령은 지금 어리석은 충동과 사악한 감정에 사로잡혀 있다”며 “그들은 고인이 된 전임 대통령을 모함하는 일에 정신이 팔려 국정과 민생을 팽개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그는 “문제는 노 대통령이 아니라 마음의 병이 든 새누리당과 박 대통령이다. 그 병을 알아보지 못하고 함께 전염되어 가는 일부 ‘생각 없는 국민들’”이라며 “새누리당이 무얼 믿고 저렇게 하겠는가? 부동의 1위를 지키는 정당 지지율, 그것 하나 믿고 저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러니 집권당과 대통령의 행태를 비판적으로 보는 시민들은 전화 좀 받으시라고 부탁드린다. 짜증난다고 끊지 말고 여론조사 전화가 오면 쌍수 들고 환영하면서 새누리당 지지율을 떨어뜨려 주시기 바란다. 그래야 집권 새누리당이 정신은 못 차려도 최소한 행패를 덜 부릴 것”이라고 주문했다.
국정원에 대해서도 그는 “새누리당만 문제인 건 아니다. 국정원도 괴물이 되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재임 시절 국정원에 대해 ‘대통령이 시키지만 않으면 혼자 못된 짓을 하지는 않는 데까지는 왔다’고 한 적이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임명한 원세훈 국정원장은 ‘못된 짓’뿐만 아니라 ‘못난 짓’까지 했다”고 국정원 대선개입과 남재원 국정원장의 대화록 공개를 비난했다.
특히 그는 “대화록 비밀등급을 제멋대로 바꿔 발췌본과 전문을 공개해 버린 남재준 국정원장의 행위도 ‘못된 짓’ 이전에 ‘못난 짓’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시킨 것인가? 만약 아니라면, 그렇게 ‘못난 짓’을 해서 대한민국 국가정보기관을 세계적 웃음거리로 만든 책임을 물어 해임하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라고 질책했다.
그는 “대화록을 보든, 후속 총리회담과 국방장관 회담을 보든, NLL이 헌법상의 영토선은 아니지만 남북이 두 국가로 나뉜 현실에서는 사실상의 영토선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노무현 대통령이 무겁게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그는 다만 NLL을 그저 지키기만 하는 게 아니라 군사충돌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서해를 평화와 번영의 해역으로 만드는 것이 대통령의 임무라고 생각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유 전 장관은 남북정상회담 후 이어진 남북총리회담과 남북국방장관회담, 장성회담 등에서 남북 공동어로구역을 ‘등면적 공동어로구역’이 우리 쪽의 방안으로 채택되는 과정을 설명하고 “결국 김장수 국방부장관은 등면적 공동어로구역 지도를 가지고 남북 국방장관회담에 나갔다”고 말했다.
朴대통령 방중외교 “北과는 대화 없이 중국에 매달려, 자존심도 부끄러움도 없나” 그러면서 그는 “나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묻는다. 나는 대한민국 주권자로서 대통령에게 질문할 권리가 있다”며 “‘서해 NLL을 중심으로 남과 북이 같은 면적의 해역을 내서 공동어로구역을 만들면 NLL을 포기하는 것인가?’ ‘그렇게 하면 NLL을 북에 상납하는 것인가?’ ‘박 대통령은 대화록을 제대로 읽어 보기나 하셨는가?’ 혹시 대화록을 읽어보아도 진실을 알 수 없다고 느꼈다면, ‘김장수 안보실장에게 진실을 물어 보지는 않으셨는가?’”라고 물었다.
또 그는 “‘NLL을 피와 죽음으로 지켰다’고 말하기는 쉽다. 그러나 서로 죽이고 파괴하면서 전쟁을 벌였던 상대와 화해하고 그들을 평화와 공동번영의 길로 인도하기란 너무나 어렵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라는 정체불명의 구호를 내세우면서 갈등이 있을 때마다 북을 공개적으로 훈계하고 질책하는 것으로 신뢰를 쌓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질문했다.
나아가 그는 박 대통령의 ‘DMZ 생태평화공원 구상’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한 제안과 똑같다”며 “북과 합의하지 않고 무슨 재주로 중화기가 들어와 있는 DMZ에 공원을 만들 것인가? 그리고 북과 합의해서 그렇게 할 경우 그것이 서해 공동어로구역과 다를 바가 무엇인가? 그렇게 한다고 DMZ 한가운데 있는 군사분계선이 없어지는가? 노무현 대통령이 바다에서 하면 ‘NLL포기’이고 박근혜 대통령이 땅에서 하면 ‘구국의 결단’이 되기라도 한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나가가 그는 박 대통령의 방중외교에 대해서도 “분단의 당사자인 북과는 한 마디 진솔한 대화도 하지 못하면서 중국 정부 고위책임자들에게 북핵 문제 해결에 힘써달라고 매달리고 있다”며 “자존심도 부끄러움을 느끼는 능력도 다 잃어버린 것인가. 이명박 대통령이 냉동고에 넣어 얼려 버린 남북관계를 다시 녹여야 할 박 대통령과 참모들이 어리석은 감정과 충동에 사로잡혀 민족 내부의 증오와 대결의식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 현실이 실로 참혹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래 전 우리를 깨우쳐 주었던 함석헌 선생의 말씀을 다시 새긴다.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는 말로 글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