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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의 정치의 품격]참사 책임 씌우기를 기강 잡기로, 과한 사진 연출을 미담으로 포장한들
아이들 세계건 어른들 세계건 소집단을 만들어 우두머리 노릇을 하는 이가 꼭 있다. 얼핏 힘세 보이지만 실은 겁이 많은 이들이다. 패거리를 지어야만 안심하는 습성을 윤석열 대통령에게서도 본다. 혹자는 ‘형님 리더십’이라고 하는데 그건 학교 선후배 무리, 좁은 검사 세계에서나 통했을 터이다. 한 나라를 이끄는 이의 이런 리더십은 오히려 재앙에 가깝다는 것을 10·29 이태원 참사 수습 과정에서 목도한다. 많은 국민이 최대한의 ‘전략적 인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조차 못하는 듯하다.
“현장에 있었잖아!”라고 호통친 장면이 상징적이다. 2022년 11월7일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에서 대통령은 혼자 온갖 말을 하면서 이렇게 샤우팅했다. 결국 이게 다 경찰 책임이고, 법적 책임은 내가 지우고 싶은 사람에게만 지울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대통령실은 회의 장면이라며 이 모습을 길게 공개했다. ‘극대노’하며 기강을 잡았다고 알리는 게 도움이 된다고 여긴 모양이다. 그런데 어쩌나. 정작 우리가 확인한 건 이 와중에도 ‘내가 다 알아’ ‘다 꿇어’ 하는 우두머리의 모습이다. 평소 회의나 대화 방식이 어떤지도 직관적으로 알게 됐다. 무엇보다 대통령의 언행에서 참사에 대한 아무런 미안함도 그 어떤 간곡함도 간절함도 없다는 것을 생생하게 느껴버렸다.
출처 | https://v.daum.net/v/202211220743013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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