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음력으로 1월 1일..설날입니다.

날씨도 상쾌하니 아주 좋더군요. 타고 온 차에서 내려 큰집으로

경쾌한 발걸음으로 가는 도중 발에 끈적끈적한 느낌이 들더군요.

껌인가..하고 땅을 질질 끌며 떨어지길 기다렸어요..

하지만 이녀석이 왠지모를 점성과 함께 안떨어지더군요.

그래서 보니..아 글쎄 방금 싼 따끈따끈한 개똥이지 아닙니까?

제 뒤로는 발을 질질 끌어왔으므로 길~게 똥이 묻어있더군요..

설날이라 사람들 많이 왔다갔다 하는데 그걸 보면서 저를 피하면서 가더군요..

아 올해 고3인데 새해 첫날부터 개똥이라니..

누구한테 말은 못하겠고.. 모레에다가 긁어보려 했지만 신발 바닥 홈 사이로

틈틈히 개똥이 찰싹 달라붙어 떨어지질 않더군요..

궁여지책으로 모래를 잔뜩 묻힌다음 큰집에 들어갔습니다..

한창 재사를 지내던 도중..

서서히 사람들도 개똥냄새가 나는걸 느끼는듯 하더군요..

위기감을 느낄 무렵 제사가 끝나고 제사지낸 할아버님 증조할아버지/할머니 성함이 적힌

종이를 태워 오라길래.. 집 밑에 주차장으로 내려갔습니다.

주차장에서 종이를 다 태우고 돌아가려다..

"개똥을 라이터로 말려서 털어내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라이터로 신발 밑을 지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뿔싸..신발 밑이 고무라 안심하고 있었는데

바깥부분 이음새에 불이 붙으면서 신발에 불이 붙었습니다..

잘 타더군요..가 아니라

얼른 신발을 바닥에 패대기 치며 불을 껐는데

글쎄 고무탄 냄새랑 개똥탄 냄새랑 섞여서

환상의 조화를 이루더군요..

지금 큰집에서 컴퓨터 하며 글 쓰고 있구여

신발은 봉지로 단단히 싸둔채 밖에다 놔두고 있어요..

이거..어떻게 해야 하나요? 집에 돌아갈 때는 한쪽만 신고 가야하나요..

집에 갈 때 친척들이 배웅해 줄텐데.. 이 신발을 신고 나갈 수도 없고..

미치겠습니다 오유인들의 지식으로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