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시간이 다가왔는데도 퇴근을 못하고 있음 으로 음슴체
때는 3년전
전 직장에서 있던 일임
본인이 DSLR을 가지고 다닌 다는 이유로 "사진은 찍새가 찍어야지~~" 라는 말을 하며
워크샵, 야유회, 간단한 업무상 촬영을 무조건 저한테만 시켰음 (본인은 엔지니어임)
한번은 워크샵을 갔는데 직원중에 본인만 사람들 촬영하느라 밥도 늦게 먹고 심지어 체육활동도 못하고 사진만 찍었음
솔직히 본인은 가끔 주말에 돌촬영이나 결혼식 촬영을 서브로 용돈벌이 하면서 하고 다녔음. 이 사실을 알고 난 뒤로 더 그랬음...
장비 만드는 회사 다니다 보니 찍새 라는 말 말고도 더 어이없는 일이 발생..
아침 회의 하다가 회사 장비 이미컷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오고가고 있을떄 쯤 그 상사가 대뜸
"야~X대리야~ 너 카메라 비싸고 좋으니까 니 껄로 찍음 잘 나오겠다~ 회사를 위해서 좀 써봐~"
라길래 어이가 없어서... "카메라는 소모품 입니다. 이미컷 촬영 할 카메라 정도는 회사에서 사주셨음 합니다 " 라고 날림.
(이때까지 니콘 쿨픽스 라는 다 부셔져가는 회사 카메라가 있었는데 이걸로 찍고 있었음)
그랬더니 대뜸 그 상사 하는 말이 " 그까이꺼 몇장 찍는다고~ 그거 찍는다고 카메라가 망가지기라도 하냐 ? "
하길래 " 그래도 안됩니다. 죄송합니다. " 라고 그냥 마무리 지음. 여기서 본인 생각은 이랬음
내 카메라를 회사에 가져오는 순간 호구 된다. 분명 이 이외에도 많은걸 내 카메라도 부탁을 할 것이고 난 사진 촬영은 물론 보정작업까지
해야된다. 라는 생각이 있어서 무조건 거절..
아무튼 이래저래 시간이 흘러
그 회사 퇴사.... 그 상사와는 본인이 원래부터 친하고 싶어하지도 않았고 전혀 상사로써 모습이 보이지 않아 퇴사해서도 연락을 끊었음
퇴사한지 약 2년이 흘렀을 무렵
갑자기 뜬끔없이 그 사람 한테서 카톡이 옴 (카톡 등록은 되어 있었음)
근데 카톡이 온게 "오랜만이다 잘지내냐" 라는 안부도 아니고 그냥 사진 한장...
그 사진은 바로
지 첫째 아들 돌잔치... 그 사람은 나이 40이 넘도록 애가 안생겨서 운도 없구나~~ 했는데
애가 생겼단 말에 그저 축하 해주고 싶었고 본인은 덜렁 사진만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간다고 했음.
근데 사진을 찍어 달라네?
진짜? 정말? 내 눈을 의심했음.....
다시 한번 봄....와서 사진 찍어주라... 라고?
하하.....이 사람 봐라..... 생각하는데 메세지가 더 옴니다 (스샷을 이것밖에 안가지고 있어서 첨부를 못하네요)
"촬영기사 부를라고 했는데 40만원 달래....그것 뭐라고 40이나 받는지 ...니가 와서 그냥 밥도 먹으면서 좀 찍어주라...오랜만에 얼굴도 보고"
라고 왔습니다. 저한테 정식으로 촬영 요청한것도 아니고 그냥 꽁으로 요청 한거더라구요.
와 정말 어떻게 엿먹일까 생각 하다가 ... 오케이 촬영 해드릴께요 하고 잠수타 ? 아님 가서 밥만 먹어? 할까 했는데
나도 쓰레기 되는것 같아서 생각에 빠짐..
쌩~ 까다가 하루 지나서 답장 날림
내용은 이러함
" 차장님 오랜만에 연락와서 안부 말도 없이 그냥 초대장 덜렁 던지고는 사진 찍어달라는 말은
어떤 경우 인가요? 제가 차장님 많이 좋아한다 착각하시나 본데 절대 그렇지 않거든요
정 찍고 싶으시면 돈 주세요
정식 촬영기사로 하겠습니다.
* 일 촬영비 : 50만원
* 앨범 제작비 (직접재료비) : 12만원
* 앨범 제작비 (간접비) : 18만원 (일당 6만원 X 3일)
그래도 특별히 전 회사 상사 이시니까 돌잔치 축의금 10만원 빼드리고 70만원에 드릴께요
원본은 안드리구요. 환불 없습니다. 계약서 작성하시고 진행하시죠
그리고 사진은 그냥 아무나 찍는다고 사진이 아닙니다.
누구나 찍는다고 다 잘나오는것도 아니구요.
저 결혼하면 집안 화장실 수도공사 할때 차장님 부를께요~ 물론 일당 드립니다.
마음 있으시면 답장 주세요. "
라고 날렸습니다.
10일이 지나도 답장이 없네요. 분명 읽었는데 말이죠
그러다가 전 회사 다른 사람 결혼식장에서 저 때 돌잔치 갔던 다른 사람을 만남
돌잔치 어땠냐고 물어보니
촬영기사 없어서 애기 사진 부모가 핸드폰으로 찍어주다가 결국 와이프 폭발...
"그러니까 내가 그냥 돈주고 부르자고 했잖아! 그거 아끼자고 애 사진을 못찍어!!" 하면서 돌잔치 끝나고 싸웠다고...
더 자세히 들어보니 와이프한테 "내가 알아서 구해줄께~그까이꺼 그거 뭐 대수라고~ 내가 아는놈 잘 찍는놈 있는데 부탁하면 해줘~" 했다가
낭패..ㅋㅋㅋ
결국 제가 저렇게 카톡 날리고 원래 40만원에 촬영 해주는 분도 다른 스케쥴 잡혀서 결국 돌촬영 못함
그거 듣고 통쾌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