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적으로 횡령인가 아닌가를 따지면 횡령일 수도 있습니다. 그 액수가 고작 800원일지라고 해도요.
하지만 이건 법기술자들 이야기입니다. 0과 1로만 이루어진 너무나 기계적인 수준이라 사실 이정도가 법률가들의 역량이라면 멀지않은 미래에 에이아이들이 대체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한심한 수준인데요
그런데 이 800원 횡령건도 좀 더 인간적으로 아주 반뼘만 더 들어가봐도 다른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 관행이 있았고 그런 관행이 생길만한 이유가 있었고 그래서 장기간 모두가 당연시 여길 정도로 지속된 거였죠. 누가 자켜보고 있다는 걸 알아도 400원 꺼낼 정도의 ‘일상적 관습’이었습니다. 여기에 기계적 판단을 내려서 갑자기 한 가정을 파탄내는 것이 과연 ‘공정하고 정의’로운 건가요?
자, 여기까지면 그냥 공부만 하던 ai 소시오패스들이 판레기질했네에서 끝날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이 ai 들은 전혀 기계적이지 않습니다. 강한 자들, 혹은 자신들과 동류인 자들에겐 기가막히게 법을 유연하게 적용하거든요. 갑자기 인간적이 됩니다. 민주공화정의 최후의 보루라는 사법 정의에 대한 신뢰가 박살나는 순간이죠.
정치도 없고 법도 없고.
우리 편에겐 한없이 인간적이고 우리 편이 아닌 자들에겐 한없이 잔인한. 그런 자들이 권력을 잡고 새끼를 치는 정글에 살고있는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