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전..
언제나 피곤하지만 그날 역시나 무척 피곤했다.
당시 게임방을 하고 있었기에 2-3일 만에 집에 들어온다.
새벽 2시쯤 집에 들어가면 나를 반겨주는 침대를 보니 무척 행복한 느낌이 든다.
그대로 대짜로 누웠다. 아니 거의 쓰러졌다는 표현이 맞을거다.
불은 켜져있었고.. 형광등을 한 10초가량 보면서 내일을 계획하는데
갑자기 방 구석에서 스멀스멀..
무언가 움직이는듯한 느낌이 들어온다.
몸을 움직이려 했는데 먼가에 눌린듯 꼼짝을 못하겠다.
머리속엔 '도대체 머야?'란 말을 하고 싶었는데도 말문이 열리질 않는다.
스멀거리던 물체(물체인지 먼지 모르겠다.)는 사람의 형상을 띠더만 나에게 다가오고 있다.
아무 말도, 아무 행동도 할수 없는 나.
무기력하게 떠져있는 눈은 바라만 보고만 있었다.
그 여자(여자인지 남자인지. 대략 긴 생머리에 하얀 소복 같은 것을 입고 있었기에 여자라 하겠다.)는
나에게 다가와 슬그머니 내 가슴팍 위로 올라온다.
생각해보니 손과 머리는 있었는데 발은 소복에 가려서인지 없었던것 같아 보였다.
암튼 그렇게 내 가슴팍에 올라 앉아..
그때까지만 해도 무게감이라던가 느낌조차 전혀 없었기에 그저 바라만 볼수밖에 없었다.
슬슬 손이 내 목쪽으로 조여오는게 아닌가...
내 머릿속은 별별 생각으로 가득차있다..
이대로 내가 가위에 눌려 죽는건가.. 아니면 귀신이 진짜로 있는건가..
목이 슬슬 조여오는 느낌이 들면서 가슴팍도 상당한 중압감을 느끼게 되었다.
'아 이대로 난 죽는거구나. 아직 할일이 많은데... '
10여초정도.. 짧지만 무척이나 길게 느껴지는 그순간..
스르륵 눈이 감기려고 하고 있었다.
그때...
"신아~! 내아들 신아~!"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듯한 목소리..
내가 그래도 착한일을 많이 했구나.. 죽어서도 지옥에 가지는 않는걸 보면.. 이렇게 생각이 들때쯤
먼가가 나를 마구 흔드는 느낌이 들었다.
시간이 좀지나.. 다시 정신을 차렸을때 옆에 어머니가 옆에서 나를 흔들며 울고 계시는 거였다.
어머니께 자초지정을 들어보니..
누나와 어머니가 같은방 침대에서 자고 있었다 한다.
어머니는 꿈속에서 나와 같이 길을 가다 내가 절벽으로 떨어지는 꿈을 꾸셨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꿈속에서 나를 계속 부르며 울고 있는걸
누나가 잠에서 깨서 잠꼬대 하시는 어머니를 깨우것이다.
어머니는 내가 걱정이 되어서 혹시나 하고 내방으로 들어오셨는데..
눈은 반쯤 가린채 내가 누워있었다고..
그리고 나를 흔들어서 깨웠는데 몇분정도 가량 깨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일이 있고나서
몇번정도 그 여자(귀신인지..)를 만났는지를 모르겠다.
암튼 1년정도 거의 일주일에 한두번은 본것 같다.
무섭기도 했지만, 몇번 적응하다 보니까 그리고 이전같이 날 괴롭히지는 않고
그냥 바라만 보는 것만 보았기에..
어머니께선 "니가 너무 몸이 허해서 그런거야. 보약좀 먹어야겠다" 이렇게 말씀하시지만
보약도 먹구 잠도 푹자고..
그런데도 몇번씩이나 보였기에 그냥 그렇게 보냈다.
그리고 나서 나는 결혼을 하고 분가를 해서 나오게 되었다.
6년쯤 지난 어제..
부모님 집 근처로 근무파견 나온 나는 주말부부가 되어 다시금 그방을 써야 했다.
3일간을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어제 그 여자를 또 만나게 되었다.
역시 예전과 같이 불켜진 상태에서 눈도 감지 않았는데...
스멀스멀도 아니다. 이제는 그냥 불현듯 나타난다. 나타난 곳은 창가쪽..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간만에 봐서 무섭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반갑기도 하고..
앞으로 2-3달 동안 계속 그방에서 지내야 하는데..
좀 친하게 지낼 방법은 없을까?
귀신을 본건지.. 가위에 눌린건지.. 아직까지 알쏭달쏭하다.
내가 겁이 없는건지.. 아니면 귀차니즘에 빠진건지.. 그래도 난 내가 쓰던 방이여서 그방에 대한
애착이랄까..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그방에서 지낼것이다.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