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서를 쓰다보면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일단 자기소개서를 쓰기 전에 자격요건을 보고, 대충 평균 합격 스펙을 알아본다.
보고 너무 내가 거기에 못미치면 내가 정말 열심히 안했구나라는 생각이 들며, 다른 기업들을 찾아본다.
그리고 찾으면, 그 기업에 대해 조사를 시작한다.
내가 잘아는 회사, 삼성, LG, OCI 등등 안팍으로 전해들은게 있어 찾을게 없지만...잘모르는 대기업도 많기 때문에...
그 회사에 전도유망한지, 나랑 맞을지 찾아본다.
대충은 취직 사이트에서 얻지만 비공개 취직 카폐에서 생각보다 정보를 많이 얻는다.
물론 군대에서 자기 보직이 제일 힘들다는 류의 글도 있어서 생각하며 봐야하지만 제일 유익한건 이런 카폐 글인 것 같다.
그래서 조사를 대충 해보고, 나랑 맞다 싶으면 정성껏 글을 쓴다.
자격증, 토익 점수를 적으며, 합격자 평균 스펙을 보니 또 다시 너무 한심해진다.
눈물을 머금고 다음으로 넘어간다.
1 자기의 성장과정을 적으시오....
나의 삶은 되돌려본다. 나의 성장과정은 평범했다. 다이나믹한 삶은 아니었다.
모범적인 삶을 살려고 했고, 적당하게 인간관계 맺고, 놀때놀고 공부할 때 공부하고.
단지 특이점이 있다면 지각결석이 한 번도 없다는거, 숙제 안낸적 없는거. 그 정도 일 거다.
하지만 막상 적으면 적을게 많다. 나름 이런저런 거 많이했으니까.
하지만 500자, 1000자 제한.
그래서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을 보고, 인재상에 부합하는 경험담을 요약해서 남긴다. 그외에 다른 글로 부각하고.
2 자기 성격에 대한 장단점을 쓰시오.
내 성격이라...내 성격에 장단점은 명벽하니 글을 쭉 써내려간다. 이거 내가 자신있는 항목이라 글자제한이 없었으면 좋겠지만,
역시나 글자 제한.
자신있고 내 나름 매력을 보일 수 있으니, 읽어만 준다면 어필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3 지원동기와 직무에 대한 강점을 쓰시오.
지원동기...
사실 내가 가고 싶은 회사는 방산업체쪽이다. 워낙 밀리터리를 좋아하니까. 그래서 전투기나 탱크 만드는 방산업체 쪽 가려고 준비를 했었는데,
스펙이 너무 딸리더라. 스펙보다 능력. 허무맹란한 아이디어는 몇 개있지만 현실감있는 것도 아니었고, 진짜 내 역량을 다 발휘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내가 회사를 찾는 기준은 여가시간 활용, 좋은 복리후생, 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가, 내가 성장할 수 있는가와 적당한 봉급 등이다.
여가시간은 나는 그냥 내 가족과 시간이 많고, 내 자기계발할 시간을 넉넉히 제공할 수 있는 회사...즉 야근이 별로 없는 회사를 찾고,
기왕 회사 가면 월급도둑보다 도움이되고 주위에서 인정받고 싶다. 처음에야 이등병처럼 어리버리타겠지만.
실력자가 되어서 엔지니어로서 뭔가 공정을 줄인다든지 해서 혁신적인 것을 만들어내고 싶다.
한참 떄는 아이디어가 많이 떠올라서, 창업이나 해볼까 했는데...생각해보니까 나는 돈욕심도 별로 없고 가족이랑 화목하게 지내는게 더 좋을 것 같다. 사실 외국어를 잘 못해서 영업에 자신없는거지만.
영어의 필요성은 엄청나게 느끼고 있지만, 말하는 것과 들리는게 잘 안된다. 읽는건 되는데...중국어도 아직은 단어들만 들리고 그걸 토대로 유추하는 상태지만 들리긴 들리고, 말도 어느정도 되는데..영어를 몇년이나 공부했는데...어휴.
진짜 내가 영어만 잘했으면 갈 떄가 많았는데....정말이나 아쉽다.
다행히 그나마 중국어는 쉽게 배울 수 있어 괜찮다.
그래서 선택한 직무쪽이 기술직쪽이다. 일단 공정을 이해해야하니까. 사실 이 쪽이 아는 형들 말이나 회사글들을 보면, 대략 가늘고 길게 살 수 있는 쪽이다. 하지만 내가 역량을 다 발휘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다. 그래도 일단 이 쪽에서 일을 배우고 공정을 이해한 뒤에, 아이디어 떠오르면 부서이동을 하든, 만드는데 참여하여 한건 하고 싶다.
사실 중소기업 가서 회사를 키워는데 함께 하고 싶기도 하다. 감사도 해서 비리척결이나 세어나가는 돈도 줄여보고 싶고, 혁신적인 공정 개발해서 이름 한줄 남기고 싶고, 인재 채용도 해서 그 일꾼들 잘뽑았다는 소리도 듣고 싶으니까. 하지만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그래도 하고 싶으니까 그럴 수 있을 것 같은 기업을 골라가는거지만.
내 적성검사 때, 나온 성향은 창업가였던 적도 있고, 공무원일 때도 있었다. 직무도 마찬가지로 기술직, 관리직, 기획직, 연구직 뭐 이렇게 나왔고. 공짜로 해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할 때마다 달랐다. 내가 딴생각 품고 해서 그런가...
어릴 때는 과학자, 장군되고 싶었는데.
여하튼 회사지원동기보다 솔직하게 내 가고 싶은 직무에 대해 쓰고, 그 직무를 하면 내가 어떻게 잘 할 수 있을지 어필하는 글을 쓴다.
거짓말 해도 되지만, 이게 내 그거 뭐지. 각오서랑 비슷한 거라 생각해서.
그리고 나는 자기가 한 말은 지켜야된다고 생각하고, 그러지 않는 사람은 별로 싫다.
4. 넘어가서, 다음은 10년 후 미래나 입사 후 포부.
앞에서도 말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얘기만 적으니, 조금 상투적이다.
그래도 적으면 그냥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 인정받는 사람. 대단한 사람은 아닐지라도 인정받고 싶다.
사실 회사 입장에서는 업무를 엄청나게 잘해서 이익을 내는 그런 사람을 원하겠지만.
나는 그냥 동료들과 잘 어울리며 회사에 조금 이익이 됬으면 좋겠다.
임원에 대한 욕심은 없다. 그냥 멋진 선배가 되고 싶다. 임원은 진짜 능력있고 책임감있고, 젠틀한 사람이 되면 되는 것이다.
거기다가 내 연고지인 경남 근처에 발령받아서 편하게 살면 좋지.
내가 회사에 들어가서 내 실력을 내 그림대로 실력을 키운다면, 아마 내 생각대로 될 수 있을거다.
5. 자기가 성공했던 경험이나 실패했던 경험.
이곳도 신나게 해서 적는다.
실패, 얼마나 많은가. 공무원 실패, 첫사랑 실패, 다이어트 실패, 복근 실패, 로또 실패 등등...
성공도 많다. 맨 처음 밥먹기, B+받기, 썸타기, 하루종일 말한기, 게임에서 이기기, 지각결석 한번도 안하기..
뭐 거창하지는 않더라도.
하지만 이걸 쓸 수는 없다.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상에 부합하는 경험담을 써야하니까.
뭐, 그래서 머리를 쥐어짜서 글을 써본다.
그렇게 다하고 나면, 자소서를 첨삭해달라고 글을 올린다.
근데 좀 특이하게 쓴 건 뭔가 남 보여주기 아까워서, 조금 평범하다 싶은 것만 글을 올리고, 답글이 달릴 동안
남들이 쓴 자소서를 본다. 잘 쓴글이 보인다, 아...저거 써먹을까? 아, 남들도 써먹으면 식상할텐데...아니나 다를까 다음글에 누가 써먹었다.
음, 글의 뉘앙스가 이상한데.....가르쳐줄까? 아 같은 회사 노리네. 그럼 안알려줘야지.
이렇게 글들을 참고한다.
그리고 또 좌절한다. 아, 내가 너무 안일하게 살았다고. 좌절한 번 하고, 내 글을 본다. 조회수는 3자리를 향해가는데 답글이 없다. 역시 공짜는 한계가
있다. 친구들에게 보내볼까하지만, 놀릴 것 같아서 그만두었다. 그래서 취작한 형들에게 메일을 보내본다. 형식적인 대답이 온다. 잘썼다고, 또는 이리저리 고쳐보라구. 고맙다 하고 그냥 내 글을 다시 곰곰히 본다.
평범하면서도 적당히 튀게 하고 싶은데...하지만 취직한 형들의 말은 이력서보다 스펙관리를 더 신경쓰란다. 기본은 스펙이라고.
한숨을 쉬어본다.
난 그동안 어떤 인생을 산건지.
아둥바둥 바쁘게 살아왔다. 자격증 시험 참 많이 봤다. 딴 것도 많다. 돈 시간있으면 따는거, 하지만 공인된 시험 아니면 인증이 안되는게 참많았다.
그 밖에 여러 공인 자격증도 필기만 치고, 실기는 몇 번 떨어지니 귀찮아서 안친것만 4개정도다. 2년이 다된거 하나 빼면 3개.
참, 나도.
영어 스피킹 공부해야된다고 열변을 토했으면서 정작 나는 공부를 안했다.
이러다 보니, 옛날 전역 후 뜨거운 열정으로 회사 여기 저기 기웃거리면서 물어보던 때가 생각이 난다. 그 때 한 사장님이 마음에 든다고, 졸업 후에 오라고 했는데. 어디인줄도 아는데, 연락처를 잃어버렸다. 나란 녀석...사실 그냥 염치가 없다.
무엇보다 취직은 어떻게든 할 수 있는데, 앞에서도 말했지만 내 계획대로 흘러갈 수 있는 회사에 취직하고 싶으니까. 모두들 그렇겠지만.
1학년 때는 원래 노닥거리는 건데, 지금 우리과 1학년처럼 하다가는 대학온 낙이 없다.
그리고 전역 후, 열심히 할려는데 방향 없이 가는 애들보면 무언가 해줄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는데, 참는다.
내가 뭐라고. 못난 녀석이 말해봤자 뭔 의미가 있다고. 가르쳐주려면 제대로 가르쳐줘야하는데....또 그것도 귀찮고. 사실 그렇게 친한것도 아니고.
어떻게보면 또 경쟁자니까.
경쟁자하니까....군대에서나 팀프로젝트 할 때 만났던 서울대, 연고대 애들이 생각난다. 서울대는 진짜 천재 같고, 연고대는 잘놀고 머리 좋은 애들이고....그리고 스펙 괴물들. 뭐 잘난 그들이 경쟁자라기보다...애초에 그들은 내 루트와 겹치지 않으니까. 여하튼 내 경쟁자들보다 이점을 위해 열심히 살아야지
나야 임원이 목표가 아니고, 내 계획대로 흘러가기 쉽지 않을테니... 어느 시점에 회사를 나와야할거고.
내 꿈 중 하나인 술집을 차리든, 기타 여러가지 꿈을 이루든 할테니.
꿈 하니까, 또 생각나는게 아무래도 여자가 문제다.
내가 아무리 연포자라도 결혼해서 딸가지고 싶다.
좋은 여자친구와 지금 함께라면 뚜렷하게 목표 지향해서 갈 수 있는데, 지금은 여자친구가 없으니...
사내 연애나, 선 받을 생각없는데.....아, 지금 사귈 시기는 아니다. 한달에 시험이 3개씩이나 있다. 기사, 컴퓨터, 영어, 중국어, 한자...거기다가 좋은 인상을 위해 운동도 하고 있다.
논만큼 고생하는거지만. 사실 제일 문제가 영어다. 내가 진짜 영어만 잘했어도 이 고생을 안해도 됬었는데.
아, 이게 문제가 아니라 여자친구가 문제네. 내 이상향의 여자친구만 만났어도 적당한 연봉에 편한데 갈 수 있는데...
지금도 가고 싶은데, 여자친구는 만족해도 장인어른이나 장모님이 싫어할까봐 좀 좋은데 가려고 노력해야지.
오늘은 약속이 이것저것 많으니 쉬어야겠다.
와, 약속이 있어도 다 남자네. 남자.
귀여운 여자 후배 한 두명이랑 친해졌어야했는데. 생각해보니 난 헛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