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헌터x헌터 팬텀루즈 또는 비색의 환영(이하 극장판)이라고 불리는 극장판이 개봉을 했다.
필자는 헌터 헌터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모든 설정을 외우고 있을 정도로 매니아는 아니기에
써내려갈 내용중에 틀린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런 부분은 댓글로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으며
부족한 글솜씨이지만 그래도 이번 극장판에서 불만족스러운 부분을 몇개 지적하도록 해보겠다.
이하 당연히 미리니름을 포함한다.
1. 강력한 인형. 그런데?
우보긴의 인형은 곤과 키르아 두명이 상대해도 부족할만큼 강력했다. 그 이유는 나중에 설명되는것처럼 우보긴의 인형에 우보긴의 눈을 넣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우보긴의 인형은 우보긴의 넨 능력도 사용할수 있었다.
그런데 이르미 인형은 눈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곤과 키르아를 압도했다. 물론 키르아는 이르미가 인형임을 알면서도 억압된것 때문에 제대로 된 실력을 발휘 하지 못했던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키르아를 제외하더라도 곤을 압도하면서 결국 눈까지 빼앗고만다.
그런데?
최종장에서 눈을 갖춘, 비록 그 눈이 원래 원했던 키르아의 눈은 아닐지언정 곤의 눈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르미 인형은 곤과 키르아에게 아주 어처구니 없이 당한다.
즉
이르미 인형 > 곤 + 키르아 였는데
이르미 인형 + 곤 눈 < 눈없는 곤 + 키르아
?!?!?!?!?!?!?!?!?!?!?!!?!?!?!?!?!?!
기적의 수학자
2. 파훼법
헌터헌터에서 넨능력이 무조건 높다고 승리할 수 있는건 아니었다. 넨능력이 상대에 비해 부족하다 하더라도 전략, 전술, 상성 등에 의해 약자가 승리를 거두는 모습도 여러번 나왔었다.
그러면 여기서 곤과 키르아,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장님 곤과 억압에서 풀려난 키르아가 원래 둘을 압도했는데다가 이제 곤의 눈까지 얻어 더 강력해진 이르미 인형을 어떻게 이겼는지 떠올려보자.
최종장에서
이르미 인형에게 두들겨맞다가 곤이 "키르아는 내 친구야!" 라고 하자 키르아가 "오오 곤 널 믿겠어!" 라고 하더니 "으아아아아아아아앙!!!!!!" 이라는 기합과 함께 둘의 더블펀치(잘못 적은게 아니다) 한방에 이르미 인형의 가슴이 뚫려 승리한다.
하아...
전략, 전술, 심리전, 상성 이런거 하나 없이 그냥 승리의 더블펀치.
정말로 쌍팔년도 애니메이션에서나 쓰였을 연출이 여기서 나온다.
이 정도면 제작진이 원작의 안티가 아닐까 생각될 정도.
3. 쌍팔년도 클리셰
극장판이라는 한계 때문에 악역의 배경을 심도있게 짜내지 못한것은 이해할 수 있다.
주인공 4명의 분량도 조절하기 벅찬데 언제 악역을 제대로 뽑아내겠는가.
외려
히소카에게 환영여단 자리를 빼앗긴(정확하게 말하면 더 복잡하지만) 오모카게라는 악역을 만들어낸건 칭찬해줄만한다.
그런데
너무 뻔한 클리셰다.
주인공이 길거리에서 우연하게 만난 아이가 심지어 남장여자라는 뻔한 클리셰부터 버거운데
그 남장여자가 악역과 연결되어있다는 클리셰
거기에
심지어 그 아이(레츠)가 인형이라는 클리셰
여기에
악역의 최후를 레츠 인형이 마무리한다는 클리셰
정말 토할것 같다.
4. 맥빠지는 최후의 전투
위에서 클리셰를 남발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악역이 합체(...)비스무리한걸 하면서 "직접 상대해주겠다!!!" 라고 뛰쳐나온다.
그렇게해놓고 강력해서 히소카와 주인공 일행을 쩔쩔매게 만들었느냐?
그것도 아니다.
그 상태에서도 각개격파 당하면서 정말 순삭(...) 당했다.
결국 극장판에서 가장 전투다운 전투는 우보긴이 나왔을때 뿐...
5. 크라피카는 살인자가 되지말라능!!!
악역의 최후를 두고 크라피카가 당연히 마무리를 지으려고하는데 갑자기 키르아가 뛰쳐나와서 하는 말이
"크라피카는 더 이상 사람을 죽이지말라능!!! 이런건 내가 하겠다능!!!"
...
저기요?
환영여단은 앞으로 한참 더 남았는데요?
크라피카는 이제 겨우 하나 잡았을 뿐인데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건
키르아 너님은 이런 성격이 아닌데요?
하...
정말 제작진이 원작을 한번이라도 제대로 본게 맞을까?
아니
애초에 곤이 눈을 빼앗겼던것도 눈을 주면서 상대 본거지를 찾으려고 했던 전략이라는데...
더 이상 설명이 必要韓紙?
6. 나는 관대하다. - feat 환영여단
크라피카를 죽이면 단장에게 묶인 넨이 더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크라피카를 죽이지 않는건 이해할 수 가 있다.
그런데
숫적으로도 유리하고 크라피카는 이미 체력을 다 소진한 상태인데 그 이유 때문에 그렇게 순순히 떠난다고?
죽이지는 않아도 잡아서 넨 능력을 조사해보거나 팔다리를 자르거나 최소한 고문이라도 해볼 수 있는거 아닌가?
그렇게 쿨하게 돌아설 정도라고?
환영여단의 너무 쿨한 퇴장은 정말로 어처구니가 없는 수준.
7. 이럴거면 왜 크라피카 추억편을 소재로 극장판을 만든걸까?
이 극장판을 보면서 가장 큰 충격이었던 것은
바로
원작이 존재한다는 점이었다.
"우리 토가시짱이 연중은 많이 해도 이렇게 스토리를 개판으로 짠적은 없는데;;;" 라는 생각으로
원작을 구해서 읽어보니 그 내용은 바로 크라피카의 과거 부분이었다.
즉
쿠르타족의 마을을 벗어나기 위해 파이로와 함께 시험을 통과하는 내용만이 원작이 존재하는 부분이었고 뒷부분의 이야기는 모두 극장판 오리지널이라는것.
그럼 그렇지... 토가시 짱이 미치지않은 이상 이런 스토리를 짜낼리가 없지...
심지어
그 크라피카가 시험을 통과하는 원작이 존재하는 부분의 퀄리티 마저도 원작을 못 따라간다...
게다가 가장 의문스러운것은 이럴거면 대체 왜 크라피카의 추억부분을 이용해서까지 극장판 스토리를 이렇게 잡았을까?
크라피카의 비중이 너무 적은데다가 애초에 조금만 생각해보면 크라피카의 과거 내용을 쓰지않고도 그냥 오모카게가 이런 저런 이유로 곤과 키르아를 습격만해도 되는 스토리였다. 외려 파이로가 등장해서 크라피카의 눈을 뺏어가는 것 자체가 더 이상한 스토리라는 것.
즉 어거지로 추억편을 집어넣어서 스토리를 완성시켰다는 것인데 그럴거면 대체 왜 크라피카는 눈을 빼앗기고 회상한번하고 병상에 계속 누워있다가 최후의 전투에서 한번 등장해서 싸우고 끝인데 이 추억편을 넣었을까?
대체 왜?
그냥 곤이랑 키르아가 원래대로 주인공 먹고 레오리오랑 크라피카는 서포팅하고 추억편은 나중에 써먹는게 더 좋은 방법이 아니었을까?
더 적자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결론을 내리자면
극장판 헌터x헌터 : 팬텀루즈는 그냥 실패작이다.
전체적인 스토리의 연관성부터 떨어지며
장기간 연재되면서 모든 독자들이 알고있는 제작진들만 모르고있는
주인공들의 그 확실한 성격마저 제대로 주입하지 못했고
쌍팔년도식 연출에서 벗어나지도 못했다.
좋은 소재로 시작해 쓰레기를 탄생시키며 극장판은 마무리 되었다.
1시간 30분에 이르는 러닝타임동안 필자가 느꼈던 감정은
이 돈이면 아프리카 난민에게 따뜻한 밥 한그릇 사주는게 더 보람되고 경제적인 행위라는 것이다.
ps : 대체 키르아는 어떤 방식으로
유아 체형의 레츠의 가슴을 한번 밀쳐낸것 만으로
레츠가 여성인걸 알아냈을까...
ps 2 : 극장판이 하나 더 나온다던데... 그건 멀쩡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