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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120191
    작성자 : 야누스짱
    추천 : 96
    조회수 : 7779
    IP : 218.52.***.34
    댓글 : 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6/01/19 16:31:50
    원글작성시간 : 2006/01/17 13:24:29
    http://todayhumor.com/?humorbest_120191 모바일
    여선생님
    고등학교 시절에 대학교를 막 졸업한 아주 아담하고 귀여운 수학 

    선생님이 계셨다. 아마 150Cm가 조금 넘었으리라 기억되는데, 그 보

    다 더 작을지도 모르겠다. 능글맞은 남학생들만 있고, 나이드신 유부

    녀 선생님들만 있는 남학교에 그런 앙증맞은 선생님의 등장은 일상

    의 유쾌한 변화 였다. 항상 선생님의 말투는.."봐봐봐봐봐"로 시작 했다. 얼마나 귀엽던지,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난다. 

    오늘 아침 늦잠을 자는 바람에 평소와는 다른 출근 코스를 선택한 나

    는 버스를 타고 안양역에 가서 지하철을 타고 가리봉으로 향했다.

    역시 출근길의 지하철은 다들 알듯이 지옥철로 불릴만하다. 맘을 단

    단히 먹고 좁은 공간을 헤집고 들어가서 나중에 내리기 편하게 문근

    처에 자리 잡았다. 전철이 관악역에 도착 했을때 물론 지금도 발디딜 

    장소를 찾으며 움직일 만큼 좁은 공간이였지만 관악역에서 또 한번 

    많은 인파가 들어 섰다. 그렇게 들어 서는 사람들 중에 왠지 눈에 익

    은 사람이 보였다. 2~3초 정도 뚫어져라 쳐다 봤다. 그 쪽도 뭔가 느

    꼈는지 곁눈질로 날 힐긋 보고는 다시 딴곳을 응시했다. 

    서두에 이야기했던 선생님이 바로 눈앞에 있었다. 그 분의 성함은 흔

    하지만 그래도 예쁜 "김영숙" 이셨다. 그 시절 모습에서 약간의 주름

    만 생겼을뿐 그 모습 그대로 이셨다. 난 너무 반가운 나머지

    그 분의 성함을 외쳤다...
    .
    .
    .
    .
    .
    .
    .
    .
    .
    .
    .
    .
    .
    "영숙아"
    ..........
    순간 난 내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눈앞에 있는 분은 분명 나의 고등학교 은사님 이시다..

    "누구신지?"

    난 이 위기를 넘겨야겠다는 생각 뿐이였다. 

    "영숙이 아니니. '이영숙'.."

    "아닌데요 전 '김영숙'인데요"

    "아.. 죄송합니다."

    절묘했다. 

    하지만, 막 석수역에 들어선 전철은 더많은 사람들로 꽉찼고 선생님과 난 서로 마주보고 가리봉까지 3정거장을 말없이 어색하게 보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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