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제가 교육을 잘 받아서였는지 아니면 초딩때부터 아무 생각없이 읽었던 위인전이 내 삶을 바꿨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중학생때는 철이 없었고 고등학생때는 당연하게 빨간당을 뽑는 곳에서 자라왔기에 친구들이랑 정치 얘기할 때는 조용히 웃기만 했구요. 대학생이 되어서는 적당히 열심히 공부해 지거국을 다닙니다. 그리고 23살 마침내 첫 대선이네요.
사실 당연하게 1번에 투표를 넣었습니다. 고등학생때 부터 성남시에 대한 기사를 우연하게 접하고 그곳에 대한 자세한 분석 기사를 읽었던 기억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이 사람한테 느꼈던 무언가는 탁월함에 있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한 말 중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 를 정말 좋아하는데 이에 딱 해당하는 사람이 눈앞에 있었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어제…. 개표 결과를 본 전 단지 그저 치가 떨렸습니다.
처음으로 미웠던건 건설사 및 이익기업들을 등에 업은 언론사 다음으로 미웠던건 부동산 선거라고 종합되는 경기도민들 세번째로 미웠던건 권력에 굴복하여 야합한자들 마지막으로 미웠던건 저희 세대였습니다.
분명 좋든 나쁘든 2030의 영향으로 투표가 많이 갈렸다고 생각합니다. 이번남이든 일번녀든 분명 언론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도 있었을거지만 저는 미디어에 너무나도 취약하고 후보자들의 정책조차 살펴보지 않은 이들이 편승하여 같이 투표하고 욕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두려웠습니다.
좋든 나쁘든 언론은 계속해서 눈을 가릴 것이고 나쁜 일이 시작되면 그제야 아차할 것 같다는 예감이 너무나도 많이 들었단 생각과 함께 무얼 위해 박근혜 탄핵 시위를 나갔으며 무얼 위해 투표를 했고 원점으로 돌아가는 상황이 그저 고깝고 지탄스럽습니다.
10년전 상황이 민주주주의 횃불이 아닌 그냥 적당히 한 사람 끌어내린 그런 상황인 것 같아서. 그리고 앞으로 이들이 혹여나 이상함을 느끼고 탄핵따위를 입밖에 꺼낼땐 이미 너무 늦어버릴 것 같아서. 절망스러웠습니다.
친구가 지방할당제를 노리고 취업준비를 하는데 이번을 뽑았다고 하더군요. 그냥 웃었죠. 지방할당제가 누가 만들었는지는 모를거고.
그럼에도 저흰 나아가야 합니다. 지방할당제를 누가 만들어주었는지 내 친구에게 와닿게 나아가야 합니다. 지난 4대강 대운하 사업이 원전으로 바통터치 하더라도, 외교에서 윤이 인조처럼 삼전도의굴욕을 찍더라도, 우린 나아가야 합니다.. 노무현씨와 노희찬씨 그리고 저희 부모님이 남겨진 유산이 아직 많은 젊은이에게 남아있습니다.
개표부터 오늘까지 하루종일 속상하고 분노하여 잠을 제대로 못 자서 그런지 힘들지만 전 내일 아득바득 살아갈거고 언제든 준비되어 있다고 마무리 드리며 장황하고 못쓴 글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