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클럽' 논란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윤석열 당선자의 당선 이후 "대선이 끝나 정권교체도 된 이상 홀가분하게 법정에서 무죄투쟁을 하겠다"며 '옥중 서신'을 기자들에게 보내왔다. 대선 기간 진행됐던 대장동 사건 구속 피의자 중에선 첫 입장이다.
"정권교체 일념으로..." 야당 의원 이력 언급하며 결백 호소
대선 다음날 곽 전 의원이 변호인을 통해 밝힌 '무죄 투쟁'의 요지는 그동안 변호인을 통해 밝혀온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서두에선 자신이 정권 교체를 위해 노력한 사실을 언급했다.
그는 "저는 20대, 21대 국회 야당의원으로서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루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쳐왔다"며 "처음 사건이 보도된 이후 전 결백하다고 해명했지만 해명할수록 부정적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것을 보고 제 모든 것을 포기해야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검찰이 "억지춘향 격 기소"를 했다며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대장동사건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을 겨냥하기도 했다.
곽 전 의원은 "하나은행 관계자에게 컨소시엄 잔류를 부탁한 사실도 없고, 국회의원으로서 6년여 재직하며 대장동 사업에 어떤 도움이나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도 없어서 공소장에 이런 사실을 기재하지 못했다"면서 "제가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어떤 돈이라도 받을 아무런 이유가 없고 실제 받지 않았다"고 피력했다.
해명 반복 "아들 성과급 50억 책정, 난 모르는 일"
곽 전 의원은 그동안 대장동 개발 시행사인 화천대유에 재직 중인 아들의 퇴직금을 고리로 50억 원(세후 25억 원) 상당의 정치자금을 불법 수수한 혐의를 받아왔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5일 "주요 범죄 혐의가 소명 된다"며 곽 전 의원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기소 배경은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와 정영학 회계사(천하동인 5호 소유주)가 나눈 대화의 녹취록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해당 녹취록에서 김씨는 2020년 4월 정 회계사와의 대화를 통해서 곽 전 의원이 아들을 통해 돈을 요구해 "골치가 아프다"는 식으로 말한 바 있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병채 아버지(곽상도 전 국회의원)는 돈(을) 달라고 그래. 병채 통해서. (내가) '뭘? 아버지가 뭘 달라냐?' 그러니까, (곽병채씨가) '아버지한테 주기로 했던 돈 어떻게 하실 건지' 그래서 (내가) '한꺼번에 주면 어떻게 해? 그러면 양 전무보다 많으니까, 한 서너 차례 잘라서 너를 통해서 줘야지, 그렇게 주면 되냐, 응?' 다 달라고 한 거지."
곽 전 의원은 이날 입장문에서 재차 자신이 "관여하지 않은 내용"이라며 무죄를 호소했다. 그는 "검찰이 제가 국민의힘 LH부동산 투기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대가로 아들이 성과급을 받았고 그것이 내게 지급된 것이라고 하는데, 어떤 과정과 절차, 이유로 성과급 50억 원이 책정되었는지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 수사팀은 곽 전 의원을 지난달 22일 구속 기소 하면서, 뇌물·알선수재(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을 적용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의 경우, 곽 전 의원이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에게 2016년 4월 총선 이후 5천만 원을 받은 사실이 기소 근거가 됐다. 곽 전 의원은 당시 이 혐의에 대해 "변호사 업무 대가"라고 반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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