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저는 오유 눈팅만 하던 흔한 여자입니다. 마음이 심란하고 답답한데...가장 친한 친구에게조차 말하기 힘든 이야기라 여기에 남겨봅니다. 긴 글이 될 것 같지만...오유라면 제 상처들을 보듬어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제 이야기를 말하고 싶네요...
저에게는 유치원때부터 친구가 있습니다. 그 친구는 제게 종종 말합니다.
"너 유치원 때는 밝고 활발한 성격이었는데 어느순간부터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이 된 것 같아"
그럼 저는 "그래?모르겠어.유치원 때가 기억이 안나" 라며 항상 거짓말을 했어요.
13년지기 친구에게 말하지 못했는데...사실 7살 때 동네오빠에게 성폭력을 당했습니다...13년이 지난 지금도..생생하게 떠올라요..부모님이 맞벌이라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고, 시골에서 살아서 꼬맹이가 할 수 있는 일은 동네 걸어다니는 것 밖에 없었죠..그런 저를 고등학생이었던 동네오빠가 불러세워 사람들이 잘 안보이는 곳으로 데려가 이런 말을 했죠.
"입 벌려봐. 혀 내밀어봐"와 같은 말을요. 그리고 그 오빠는 저의 소중한 곳을 만졌죠. 그 때는 제가 너무 어렸고..그 순간이 너무나 무서웠습니다.. 결국 이 기억을 지운 채..아니 정확히 말하면 잊으려 노력하면서 살았습니다...
그런데...그 이후 저의 삶은 행복하지 못했습니다...경제적으로 가난했던 부모님은 거의 매일 싸우기를 반복하셨고...아버지의 폭언과 폭력..그리고 외도를 지켜본 저로서는...결혼에 대한 로망이 깨졌을 뿐만 아니라 남자에 대한 혐오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런 가정 상황 속에서...제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일기장에 '빨리 어른이 되고싶다'라고 적었죠...그리고 공부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중학생이 되어 반에서 2등을 줄곧 했죠. 하지만 부모님께서는 칭찬을 하는 게 아니라 "2등이 뭐냐, 1등이 아니면 의미없다"라며 혼을 냈습니다. 노력해도 인정해주지 않는 부모님과 꿈에 대한 방황으로 중학교2학년 때 처음으로 손목에 칼을 그었습니다. 세게 긋지는 못했죠. 억울했고 오기..혹은 독기가 생겼죠. 손목에 난 칼자국을 보고 아버지가 무엇이냐고 묻길래 저는 책상 모서리에 박았다며 거짓말을 했죠. 그러자 아버지는 그러냐며 저에게 더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 저는 우울증에 시달렸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 때 부모님이 저에게 관심을 더 가져주셨더라면 지금까지 우울증에 시달리지 않았겠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그렇지만 이제는 우울증이 익숙하고 자해하는게 더 안정적으로 느껴집니다...
무튼...제가 하려는 이야기는 남자친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위의 이야기들은 앞으로의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해서 적기도 했지만..한편으로는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던 이야기라...마음 한 구석이 답답해서..꼭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어쨌거나... 제가 남자친구를 만난 건 올해 대학교를 들어와 3월이었습니다. 저는 생전 처음으로 제가 마음에 든다는 남자의 고백을 받았습니다. 처음 받는 고백에 설레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습니다..그렇지만 저는.. 그 사람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데 고백을 받아드렸죠...그 이후로 cc답게 학교 산책을 주로 하며 데이트를 했죠. 그리고 데이트 비용은 모두 더치페이였습니다...친구들은 나이 차 많이 나는데 더치페이 하는 거에 대해 뭐라 그러지만...제가 남자친구를 만나게 된 것 자체로 행복했기에 상관없었습니다.. 그런데 일주일도 안되어 그 남자는 저를 집으로 데려갔습니다. 불현듯 어렸을 때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무서웠고 두려웠지만..저항하지 못했습니다...저의 선택이었으니 남 탓을 할 수도 없었고 자책감이 저를 사로잡았습니다..이때부터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어야 했습니다...그렇지만 저에게는 모든 게 처음인 남자였고...저는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그래서.. 연애하는 동안 저는 행복하지 못했습니다..그는 제게 폭언을 일삼았고, 저는 그가 헤어지자 말할까봐 항상 두려웠고 겁이 났습니다...본인 입으로는 자기가 착한 남자라고 어필했지만...지나고 보니 그 사람은 착한 사람 코스프레를 한 남자일 뿐이었습니다. 자기는 술 담배 안 하는 착한남자라고...그리고 잠자리 후에.. 다른 남자는 자는 거 찍어서 올리는데 자기는 그러지 않는다고.. 착한남자라고 했습니다...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서로에게 조금 익숙해지자... 만약 내가 동영상 몰래 찍어서 가족들이랑 과친구들한테 다 돌리면 어떻게 할거냐며 장난식으로..말하고, 사실 네 몸 때문에 만나는 거면 어떡할거냐...며...가끔 던졌던 말들이 제게는 상처가 되었습니다... 뿐만아니라 일상적인 대화를 하던 중 갑자기 화를 내기도 합니다..예를 들어 제가 짐을 옮겨서 힘들었다고 이야기하자...그는 "내가 너보다 더 힘들어!!"라고 갑자기 화내면서 자기 힘든 일을 말하더군요... 그리고 제가 막내라 애교를 자주 부리고 그가 평소라면 받아주는데...그날은 "이년이 미쳤나"라며 이야기해서 당황했습니다. 그는 평소에 존댓말을 써주고 욕하지 않습니다...그리고 그는 자주 자기가 좋아하는 연예인과 저를 비교하며 "못생겼다","뚱뚱하다"며 저에게 말하더군요. 그리고 남자친구가 핸드폰 보여주길래 카톡을 구경했습니다..그런데 거기서 보면 안되는 걸 보았죠. 친한 형에게 제 사진들을 보여주고...'처음인 거 확신합니다'라는 글...솔직히 보고 충격 먹었습니다...
위에 쓴 것 외에도 많습니다. 제 브래지어 사이즈를 제가 자고 있을 때 보고 그 다음날 물어본다든지...저의 소중한 곳을 본다든지...수치심 느끼고 상처받고 자책감이 든 일들이 한두개가 아닙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제가 원래 화나면 잘 이야기하지 않고 참는 편입니다..그래서...제가 티를 내지 않으면 그 사람은 제가 상처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더군요..그리고 제가 티를 내면 그때는 미안하다 말하지만 다음에 똑같은 실수를 범해 저에게 상처를 안깁니다...
사실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던 건...제가 다 참았기 때문이죠...첫 남자라는 이유 하나로 지키고 싶었으니까요.. 물론 제가 한번 헤어지자고 한 적이 있습니다.. 헤어지자고 말하기 하루 전날...동아리 사람들과 술을 밤늦게 마셨습니다. 저는 대학 와서 처음 술을 마시게 되서 술이 야해 금방 취했습니다. 그래서 여자화장실에 들어가 토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한 남자 선배가 화장실로 들어오더군요. 괜찮냐고.. 문 좀 열어보라고요..문을 열었고 그 선배는 저의 몸을 만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렸을 적이 떠올랐고...무서웠지만 '나는 더이상 어렸을 때 내가 아니다' 라는 생각을 하고 저항을 했습니다..그리고 정사까지는 가지 않았습니다...그런데도...저는 제가 더럽게 느껴지더군요...그래서 그 다음날 남자친구에게 전날밤의 일은 말하지 않고.. 그저 헤어지자고 했더니...갑자기 왜 그러냐고.. 그런 말 하지말라고...너가 술만 늦게까지 안 마셨으면 좋겠다고 말했고...관계를 이어가게 되었죠..어쩌면 이때 관계를 끊었어야했다는 생각이 이제야 드네요..
누군가 물어보면 저는 항상 저의 이상형을 착한 남자라고 말합니다. 말이나 행동으로 상처를 많이 받아 내성적인 성격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저 저를 배려해주고 사랑해주는 착한 남자를 만나 행복하고 싶었습니다..그런데..저는..연애하는 내내 행복하긴 커녕..불안감을 느끼며 그 사람을 좋아했네요...이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여전히 그 사람이 첫 남자라는 사실에..그를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의 선택이고 저의 잘못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마음이 심란하고.. 답답한 마음이 드네요... '내가 무슨 잘못을 한걸까...어렸을 때부터 친구들한테 착하단 말을 들어온 나인데...물론 착해서 애들이 만만하게 보고 이용한 적 많지만..착하면 언젠가 복을 받을 거야...' 라는 생각을 하며 살아온 제가...결국 이렇게 상처로 가득 찬 사람이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어쩌면...어렸을 때부터 상처가 쌓여서..이제 곪아 터진거라는 생각도 듭니다...그래서 제가 사랑받을 수 없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밖에 안드네요... 그래도 오유에 아무에게도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쓰고 나니 마음이 조금은 나아진 것 같습니다..여러분의 귀한 시간을 제게 나눠줘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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