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헬스장 입문한지 올해로 20년 된 여자에요. 처음엔 고2때, 공부할 체력이 달린다는 느낌에 성적을 더 올리고 싶어서 헬스장에 갔어요.
고2 여름방학, 보충수업이 끝나면 교복을 입고 헬스장에 가서 열심히 기구 운동을 했고- 처음 ot때 기구사용법을 알려준대로. (그 시절은 pt. . . 퍼스널 트레이닝은 일반인들은 거의 없었던 걸로 알아요.) 단어장을 들고 사이클과 트레드밀 위에서 운동을 했었어요. 제 헬스장 입문 동기는. . . 공부할 체력을 기르기 위해서 였어요.
체력이 막 부쩍부쩍 향상된다는 느낌은 없었지만, 활동량도 늘고. . . 이런저런 부가적인 효과로 전 제가 헬스장에 등록한 목적을 잘 달성했어요. (성적은 최상위를 찍었고 반에서 유일하게 인서울 진학했습니다.)
그 이후로 살면서 정말 수십군데의 헬스장에 등록했지요.(망해서 없어진 곳도 있고) 그런데 헬스장에 갈 때마다 항상 부담스러운 건 변하지 않네요. 바로 참견하는 사람들이요.
전 특별히 부상의 위험이 있지 않은 이상, 남들이 바벨로 이를 쑤셔도 간섭하지 않습니다. 또 헬스 머신들 작동법이 크게 어려운게 아니라서 중량이 어마어마하게 세팅되어 있지 않는이상, 크게 위험하지도 않구요.
그런데 머신 운동이든 프리웨이트든, 제가 운동을 하고 있으면 꼭! 어김없이! 누군가 훈수를 둬서 매우 불쾌하고 부담스럽습니다. (100명에 100명은 남자이고, 95%가 어르신들이시네요.) 일례로,컨벤셔널 데드리프트 자세를 잡고 있는데 루마니안을 가르치려고 하셔서 "전 땅데드합니다."했더니 당황해하시더군요.
저런 경우 아니라도 트레드밀 좀 길게 탄 날은 "아가씨 걷는걸 내가 지켜봤는데 (소오름) 발 뒤꿈치부터 착지해야지 요렇게 요렇게." 헐. . . 왜 본인들 운동이나 하시지, 남 동작에 그리 관심이 많은건가요?
전 요즘 그저 혼자 있고 싶어서 헬스장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집에 있으면 기분도 더 처지고 얻는건 군살뿐이라서요. 그런데 새로 등록한 헬스장에 또 참견인 하나가 거슬리네요. 3d 스미스머신을 이 동네에서 처음봐서 첫날 거기서 스쿼트를 했더니 "신기하죠?"(-.-;;;) 이러질 않나, 잠시 쉬고 있는데 "운동 안하고 뭐해요?" 이러질 않나, 케이블갖고 나름 이두에 자극 주고 있는데 각도가 아니라는둥 지적질하더니 "잘하네~"하고 가는데 어이가 없어서 코웃음이 나왔습니다.
전 바디빌딩 선수할거 아니에요.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그 부분에 딱!자극을 주는 정확한 자세 아니라도 부가적인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도 아주머니들이 이상한 자세로 열심히 기구 운동하셔도 위험하지 않은 이상 보고 있어요. 렛풀다운을 팔로만 열심히 당기셔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먼저 자세를 가르쳐 달라고 하지 않는 이상 자세 지적이나 참견은 안했으면 좋겠어요, 진짜. 누가 지켜보고 있다는거, 되게 스트레스받고 부담스러워요. 자세교정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pt를 받던지, 제가 먼저 운동 잘한다 싶은 사람한테 알려달라고 말할건데. . . 그리고 요즘엔 엄연히 pt로 돈버는 트레이너들이 헬스장에 상주하고 있는데 왜 남의 운동에 참견하는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