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부산에 개폐식 돔구장이 들어선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대다수는 서병수 시장의 재선을 위한 선거용이란 지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수의 야구팬들은 구도 부산에는 돔구장이 맞지 않느냐는 반응이었죠.. 기사들을 찾아봐도 돔구장이 생겨야할 당위성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다보니 어제 저녁에 기사들을 좀 찾아보면서, 제 나름대로 기준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일단 돔구장과 개방형 구장을 비교해보겠습니다. 일단 건축비를 비교해보겠습니다. 소음등의 민원을 제외하고 성공사례로 알려진 광주 챔피언스 필드 대략 1000억정도 공사비가 들었습니다. (산을 깎아 만든 라팍은 비교대상이 안되니까 뺐습니다. 그리고 라이온스 파크도 순수 건축비는 비슷한 수준입니다.) 수용인원 2만 7천명입니다. 고척 스카이돔 1만 8천석 규모에 건축비 2000억 조금 안됩니다. 수용 인원당 건축비용 생각해보면 돔구장이 2배가 넘죠. 하지만 제가 볼 땐 유지비용이 더 큰 문제입니다. 현재 고척돔 1년 유지하는데 80억 정도 듭니다. 반면 잠실은 20억 수준이라고 합니다.
롯데가 원하는 것은 대략 3만명 규모의 야구장이고, 돔으로 짓게되면 건축비는 2000억을 훨씬 넘게 됩니다. 기사를 보니 부산시에서 얘기한 야구장 건축비용은 대략 3만명 규모에 3500억 수준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유지비용도 당연히 80억은 훨씬 뛰어 넘을 겁니다.
돈이 들더라도, 돔구장으로 돈을 벌 수 있으면 상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을 진지하게 말하는 분을 아직까지 본적이 없습니다. 허구연해설을 비롯해 돔구장을 주장하시는 분들은 국제행사, 관광상품으로 개발, 공연 등을 말씀하시는데, 이런 것은 수요 예측이 나와야 얘기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다목적 돔을 건설한다면 수익 사업을 얼마만큼 할 수 있는지, 그리고 거기서 얼만큼을 뽑아낼 수 있는지를 보고 판단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 너무나 모호한 얘기들 밖에 없었습니다.
야구장 건설하려면 새로운 구장을 만들 필요성을 못 느끼는 사람들을 설득해야합니다. 부산이 아무리 구도라고 하더라도 야구에 별 관심 없는 일반 시민들도 많으실 겁니다. 그런 분들 입장에서야구 전용구장 건설도 돈 낭비라고 생각할텐데 재정부담을 2배 이상 야기할 돔구장에 찬성할리가 없죠. 야구팬인 우리에겐 당위성의 문제지만 그분들에게 예산낭비니 이 부분을 고려하지 않으면 야구장 짓는 문제가 한발짝도 나아가지 않을 겁니다.
더구나 건설비가 늘어날 때, 지자체 이상으로 부담을 느끼는 것은 프로야구단입니다. 기아와 삼성은 각각 300억과 500억 정도를 선납했습니다. 한화는 새로운 구장을 짓는데 드는 돈에서 500억 이상을 내기 어렵다는 의사를 대전시에 밝혔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프로야구단은 매년 적자를 내기 때문에 그룹에 눈치를 볼 수 밖에 없고, 한정된 예산 안에서 운영할 수 밖에 없죠. 그러므로 신축구장 이전에 따른 비용 부담은 제한적일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참고할만한 사례로 챔피언스 필드를 드는 것은 재정부담이 생각보다 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1000억의 공사비중 300억은 기아구단이 냈고, 25년 사용을 약속받았습니다. 지자체에 대략 700억의 재정부담이 발생했죠. 광주시에선 야구장을 25년 운영하여 4~500억 정도 이익이 난다고 주장합니다. 그렇게 되면 광주시이 져야할 부담은 1년 단위로 보면 크지 않습니다. (물론 자료를 찾다보니 대구시는 25년동안 라이온스 파크 운영으로 4000억 수익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무엇 때문에 이렇게 차이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재정규모가 훨씬 큰 부산시에 대입해보면, 돔구장이 아닌 이상 야구전용구장이라면, 애초에 적자규모도 크지 않아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겁니다.
여담이지만 제가 기사들을 찾으면서 내린 결론은 서병수 시장이 야구장 짓는데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입니다. 정말로 그가 구장 건축에 관심이 있었다면, 임기 내에 실현 가능한 방식을 택했을 것이고, 라팍이나 챔필같은 야구 전용구장이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제 기사를 통해 개폐식 돔 건축은 롯데구단과도 상의한 바가 없다는 내용을 접하면서, 개폐식 돔은 어디까지나 선거용이며 그가 부산시장으로 있는 한 야구장을 지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명의 야구팬으로서 부산에도 좋은 야구장이 새로 생기길 바랍니다. 하지만 비용의 대부분을 부담해야하는 지자체의 입장은 다릅니다. 그들은 야구팬과 관심 없는 시민들의 입장을 모두 고려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야구장 건축비가 늘어나면, 지자체도 부담이 커지지만, 야구단은 더 부담스러워집니다. 특히 다른 계열사들의 눈치를 봐가며 매년 적지 않은 적자폭을 고민해야하는 프로야구단 입장에서 500억 정도가 마지노 선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현실적 상황을 고려한다면, 야구장 건설 방식 중 야구전용구장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