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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싸이의 요즘 활약이 놀랍다. 싸이는 조용필 송창식과 같은 훌륭한 가객(歌客)은 아니지만 훌륭한 엔터테이너이다. 넘치는 에너지와 끼로 관객을 휘어잡는 재능을 가지고 있다. 필자는 그의 노래 중 '챔피언'을 특히 좋아한다.
그는 대마초, 병역문제 등 여러 물의를 일으켰지만 그 후 재기하는데 성공했다. 이제는 한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고 있다. 며칠 전 서울광장에서의 공연도 성황리에 끝났다. 그러나 호사다마(好事多魔)인지, 작은 실수도 있었고 심상치 않은 조짐도 보인다.
요즘 사회적으로 무분별한 음주와 주폭(酒暴)에 대한 염려가 많은 가운데 공개 콘서트에서 소주를 병나발로 불어 입방아에 오르더니, 김장훈과의 갈등이 연일 미디어를 장식하고 공연표절문제 등도 불거져 나왔다.
사실은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TV로 본 그의 시청 앞 공연은 과연 열기로 가득했다. 그러나 10년 전 싸이의 공연 모습이 갑자기 오버랩됐다.
2002년. 미군 장갑차에 두 여학생이 압사한 비극적인 사건의 후유증으로 온 나라가 들끓었다. 그것은 단순 사고였지만, 사회는 반미정서로 넘쳐났고 무분별한 선동이 판을 쳤다. 2008년에 광우병 파동 때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었다.
◇ 가수 싸이가 25일 오후 서울 라마다호텔에서 지난 7월 발표한 6집 앨범 ´싸이 육甲(육갑)´의 타이틀 곡 강남스타일의 미국활동에 대한 경과와 향후 국내 일정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데일리안 민은경 기자
필자는 2002년 당시 캠퍼스에 넘쳐나는 거짓 선동을 생생히 기억한다. 미군이 장갑차로 두 여중생을 의도적으로 죽였다는 오도된 내용이 캠퍼스의 대자보들에 도배가 돼있었다. 왜곡된 내용이 매우 정교하게 묘사돼있었고, 배후에 뭔가 큰 세력이 이런 것을 부채질한다는 느낌도 들었다.
이런 분위기에 부화뇌동(附和雷同)한 사람들이 많았고 일부 연예인들도 여기에 가세했다. 싸이도 그중 하나였다. 한 콘서트에 신해철과 같이 출연한 싸이는 미군 장갑차 모형을 박살내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신해철의 2004년 'Dear America'란 곡에서의 랩부분을 싸이가 불렀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이라크 포로를 고문해 댄 개씨발 양년놈들과/고문하라고 시킨 개씨발 양년놈들의/딸내미 애미 며느리 애비 코쟁이 모두 죽여/아주 천천히 죽여 고통스럽게 죽여."
이 가사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딸내미 애미 며느리 애비 코쟁이 모두 죽여/아주 천천히 죽여 고통스럽게 죽여" 부분일 것이다.
가사 내용은 그냥 반미가 아니라 반인륜(反人倫)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싸이는 언더그라운드 가수도 아니고 무명가수도 아니었다. 아무리 당시 분위기가 그랬다 쳐도 한참 나간 가사 내용이 아닌가. 아무리 화가 났고 그 분노를 노래로 표출했다 해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분명히 넘었다. 나중에 세계적인 인기를 모으리라는 것을 상상도 못해서 벌인 행동이었겠지만 이런 행적은 결국 그의 향후 활동에 족쇄가 될 수도 있다.
그런 랩을 부르고나서 이제는 미국에 가서 그곳 대중의 인기를 얻겠다니 뭔가 모순됨을 느끼지 못한다면 이상한 일이다. 마치 요즘 세간에 회자되는 ‘강남좌파’의 위선적인 그리고 매우 편리한 자기기만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러고 보니 요즘 싸이의 히트 곡이 “강남스타일”이니 ‘강남좌파’와 묘한 대비를 이룬다.
일부 한국연예인들의 악습(惡習) 중 하나가 자신이 과오에 대해 어물쩍 넘어가려는 태도이다. 그 절정은 광우병파동때 김민선이란 여배우가 얘기 한 "광우병이 득실거리는 소를 뼈채로 수입하느니 청산가리를 입안에 털어넣는 편이 났다"라는 발언이었다. 그 여배우는 그전에 미국 쇠고기를 아주 맛있게 먹었다는 것도 밝혀졌다. (사실 그때 미국 쇠고기 광우병 난리를 쳤던 여러 사람들이 그 후 미국, 영국 등지에 가서 현지 쇠고기를 아무 거리낌 없이 먹는 것을 여러 번 봐 왔다.)
이 무개념 발언이 물의를 일으키고 비판의 대상이 되자 그 여배우는 슬그머니 자기의 이름을 동갑인 다른 여배우 이름과 같은 ‘김규리’로 바꿨다. 그 발언에 대한 한 마디 사과도 없이.... 그 이후 이 여배우의 별명은 ‘청산규리’가 됐다.
인기절정의 가수 싸이가 과거 자신의 행동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할지 궁금하다. 김민선(즉 짝퉁 김규리)처럼 그냥 어물쩍 없었던 일로 지나갈 것인지.. 아니면 솔직하게 해명을 할 것인지.. 예를 들어 신해철이 시켜서 한 노래인지, 아니면 자신의 의지로 부른 노래인지, 월드스타가 된 지금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등을 밝혀야 하지 않겠나. 당시 신해철의 설명을 보면 그 가사는 싸이의 의지였다고 한다. 싸이의 진솔한 해명과 사과가 기대된다. 실수에 대해 사과할 경우 팬들의 이해가 따를 것이다. 그는 이제 ‘월드스타’가 아닌가.[글 /강규형 명지대 교수]
출처: http://www.dailian.co.kr/news/news_view.htm?id=309730&sc=naver&kind=menu_code&keys=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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