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을 요청하는 글이지만 모든 내용을 다 쓸 경우 저인 것이 알려질까봐 죄송하지만 몇몇 부분은 감추고 씁니다.
이 부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예전 학교다닐 때 음악을 했었습니다.
악기... 했었어요...
그런데 아버지 사업이 망해서 음악은 포기했습니다.
아버지가 빛쟁이들에게 쫓기고 단칸방에서 어렵게 살았지만 가족 중 누구도 저에게 악기를 팔라고는 안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팔아버렸어요.
어차피 다시 음악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걸 제가 잘 알았으니까요.
그 악기 판 돈은 그냥 몇 년 간 고스란히 제 통장에 있었습니다.
가족들도 그 돈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아는 형이 사정이 딱하길래 빌려줬습니다.
방을 구하지 못해서 길바닥에 나앉을 처지였거든요.
알바하다가 만난 형인데 참 그 때는 제가 그 형을 많이 좋아했습니다.
왜 그런거 있잖아요..
가족들 말고 주위에 말이 통하는 형..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같이 일하면서 친해지기도 했고요...
어쨌든 이후에 가끔 연락하고 지내고 저도 직장생활을 하게 되면서 연락이 뜸해졌습니다.
사람을 믿기도 했고 그 사람과 돈가지고 멀어지기 싫었고 해서 돈 달라는 이야기는 안했습니다.
그냥 그 사람이 돈 생기면 주겠지라고 생각했어요.
몇 년의 시간이 흘렀고 제 집안에 안좋은 일이 있어서 형에게 연락해 돈을 달라고 했습니다.
걍 잘 웃으면서 이야기했어요.
형도 알았다고 이야기했고요.
그냥 달라고 한게 아니라 돈 생기면 달라고 했어요.
형도 그래서 알았다고 했겠지요 아마.
몇 년 뒤에 형이 결혼한다는 소식, 학원 원장이 되었다는 소식, 아이도 잘 낳아서 키우고 있다고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아.. 그 중간에 한 번 또 집안에 급한 일이 있어 갚아달라는 문자를 하긴 했었어요.
짧게.
형 나 집에 무슨무슨 일이 생겼다.
급한 일이다.
돈을 갚아달라.
뭐 그 정도였던걸로 기억해요..
집안에 누가 많이 아팠는데 병원비가 모자랐거든요..
(누가 어떻게 아팠는지는 비밀..)
그게 연락의 마지막이었던 것 같네요. 형의 답변은 오지 않았고요..
사실 잊고 있었어요.
어렸을 때 철없이 한 행동이고 사람을 잘못보고 사람을 잘못 판단한 내 잘못이니까...
오만하게.. 그 돈... 뭐... 없어도 그만이라 생각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얼마 전에 페북에서 그 형을 친구 추천을 해주더라구요(무서워 페북...)
그래서 생각이 났습니다.
그냥...
돈도 돈이지만..
어렸을 때 잘못 처리한 일들, 잘못된 일들을 처리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경찰서를 찾아가거나, 법적으로 뭔가를 하기 전에 한 번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현명하게 되돌려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뭘까... 여기 계신 분들이면 방법을 제시해주시지 않을까 싶어서요.
오유님들께 부탁 드립니다.
형에게 돈을 받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다면 이야기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비슷한 경험이 있으신 분들의 이야기도 듣고 싶고요..
요약.
돈 빌려준 연도(...) : 2000년 겨울...
금액 : 300만원
차용증 : 없음
빌려준 방법 : 은행 송금
빌려준 사람 : H모 군.. 30대 후반으로 지금 경기도 안산에서 미술학원 원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어딘지는 아는데.. 찾아가서 이야기하긴 좀... 그렇네요..
전화번호 : 전화번호가 있긴 하고.. 형이 번호를 잘 안바꾸는 것 같긴 한데 모르겠네요.. 연락한지 오래 되었으니 이 번호가 맞을지는..
기타 : 뭐.. 페북 쓰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형이 걍 공개로 사용해서... 형 페북 주소랑 형수님 페북 주소 정도는 압니다.. 형 페북으로 친추를 하긴 했는데 형이 페북을 자주 들어오는 것 같진 않아요.
아 참...
음.....
그리고 어찌 보면 이게 굉장히 중요할 수도 있는데...
음.........
으음..............
이 글을 쓰면서 한 번 형 페북 타임라인을 스윽 보는데..
오유 링크를 한 번 걸었네요...;;;
음...
H형에게..
형 만약에 이 글을 보면 그냥 조용히 연락주세요.
나는 전화번호 안바꾸는거 알지요?
그냥...
형하고 몇 년 속깊이 친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돈 빌려드렸고
다행히 형도 힘든시기 잘 넘겼다고 생각해요.
저도 잘 지내고 있어요.
물론 저도 힘든일도 있고 돈 필요할 일도 있지요...
경제적 사정이야...
가족끼리도 숨길 수 있는거니 잘 모르는 거겠지만
그냥 형 페북을 보니 이런 걸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정말 300만원이 없는걸까....
그건 아닐 것 같은데 싶었어요...
형을 가끔은 많이 미워했었어요.
돈보다도..
그냥 나한테 왜 속깊은 이야기 할 사람이 없을까.
내가 형한테 돈을 안빌려줬다면 더 친해졌을까...
뭐 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고요..
아무튼 형 이 글을 우연히 보게 되면 연락주세요.
저 많이 기다렸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