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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노오오오력 드립하는 사람들 있습니다. 친구 중에 진짜 이런 마인드셋 심한 친구 있는데 저한테는 이런 말을 해요.
- 왜 공부 안해서 돈 못벌어서 서울 못 살면서 서울 집값 높다고 징징대냐 나가서 살면 되지
- 사람들이 사는 게 다른 건 다 그런 이유가 있다
- 왜 내가 번 돈을 다 세금으로 내야 하냐
- 내가 세금 낸걸로 복지하는데, 가난한 사람들은 나같은 사람들한테 고맙다고 생각해야 한다
저거 빼고는 착한 친구인데(법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 약자에게 착하게 대함 등), 얘기하다 보면 혈압이 올라서...
어제도 이런 말들을 늘어놓길래 그 썰을 좀 풀어볼게요. 특히 위 1번 발언에 충격받아서 시작된 대화입니다.
나: 그럼 넌 사람이 노력한 만큼 벌고 그만큼 누리고 산다고 생각하는거야?
친구: 뭐, 예외야 있겠지만 대다수가 그렇지
나: 사회가 돈을 벌게 도와준 부분은 생각 안하고? 지금 이 경쟁 자체가 일부한테 유리하게 되어 있잖아.
친구: 사회가 다 그렇게 똑같은데 왜 나는 잘 벌고 다른 사람들은 못 버냐?
나: [답답] 경쟁에는 운도 있고, 너네 부모님도 교사에 공무원에 어릴 때 풍요로웠잖아. 건강했고. 머리도 좋게 태어났고. 어릴 때 외국 살아서 외국어도 쉽게 배웠고. 원래 네가 좋은 위치에서 태어났다고는 생각 안하고?
친구: 힘든 상황에서도 다 성공하는 사람들도 있어. 노무현 봐라[이 친구랑 저랑 둘 다 노무현 좋아함].
나: 다 그런 건 아니잖아. 그리고 그렇다고 하더라도 어렵게 태어난 사람은 더 노력이 많이 필요한데.
친구: 그럼 징징대지는 말아야지. 서울 못 사는거에 대해.
나: [분노 차오름] 다니는 회사가 서울인데 어떻게 하라는거야
친구: 공부 안한 자신을 탓해야지 누구 탓해
나: 돈이 없으면 더 오래 출퇴근해야 하고, 더 힘들고, 회사에서 더 성과내기도 힘들잖아. 그러면 점점 불리해져. 시작점은 약간 차이 나도 그 시작점 때문에 점점 불리한게 쌓이는데
친구: 공부 안한 자신을 탓해야지
나: [이제 분노 게이지가 끝까지 차오름. 여기부터 실수] 너 연봉 얼마냐?
친구: 나? 그래, 안그래도 궁금했는데. 난 100원. 넌 얼마냐?
나: 난 280원인데. 난 작년에 세금 120원 냈어.
친구: [경악]
나: [친구 관계든 뭐든 너무 화가 나서 절제하지 못하고] 너 왜 노오오오력 안해서 그만큼밖에 못 벌어?
친구: [표정이 일그러짐]
나: 너 그만큼밖에 못 벌어서 세금 부담되는거야. 나처럼 벌어봐. 세금 내도 별 부담 안돼. 그래도 난 세금 많이 낼 수 있다는걸 감사하게 생각해.
그리고 우리는 어색하게 일어섰습니다. 친구의 화가 풀릴지, 풀린다면 얼마나 걸릴 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약간 통쾌한 느낌 반, 친구에게 저런 말을 한 후회 반 정도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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