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최근 개명을 할 일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답을 내기 힘들어 이곳에 도움을 요청해봅니다.
그 전에 개명하게 된 사연을 풀어보자면 이렇습니다. 이야기가 좀 기니 양해를 부탁합니다.
사실 반 오십이 넘는 지금까지 써온 기존의 제 이름은… 뜻은 그렇다 쳐도 그다지 좋지 않은 어감의 이름이었고, 땅꼬마 시절부터 시작해 학창시절 전부, 그리고 몇 년 전의 회사 생활 중에도 놀림감이었던 좋지 않은 이름이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어찌 됐건 내 이름이니까 괜찮다.'라는 마음으로 그냥 참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한 10년 넘는 세월 동안 설명이 불가능한 이상한 일도 정말 많이 겼었습니다.
물론 초자연적이고 비과학적인 현상은 아니지만, 쭉 노력한 것에 비해서, 그리고 '운'이라는 변수를 떠나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이상하리만치 일이 안 풀리는 경우가 정말 많았고, 겨우겨우 목숨은 부지할 수 있었지만 겪을 이유가 없는 끔찍한 일도…비교적 자주 당해보기도 했습니다.
이에 부모님께서 며칠 전, 생전 처음으로 구로역 근처의 지인이 소개해준 극히 용한 근처 모 '철학관'이란 곳에 가서 제 사주팔자를 보셨다고 합니다.
부모님께서는 절대 초자연적인 것을 안 믿는 분들인데, 과거부터 지금까지 맨날 제가 하는 일마다 노력에 비해서 매번 너무 힘들어하니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 번 조언을 받고자 가신 모양입니다.
그런데 그 철학관에서 사주를 보던 분이 처음에는 정말 아무런 리액션도 없이 고요하게 제 사주팔자를 보다가… 이름 풀이를 하자마자 대뜸 그곳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그딴 망할 이름을 갖고 어떻게 지금까지 살았냐!'라고 그 사람이 일갈성을 했다고 합니다.
참고로 그 철학관에서 일하는 다른 사람들이나 다른 동네 손님들도 저 사람이 저렇게 화를 내는 건 몇십 년 만에 처음 봤다고 했었다 합니다.
그 철학관에서 하는 말로는… 절대 사람의 이름에 넣어서는 안 되는 뜻을 지닌 한자를 두 자나 집어넣은 데다가, 타고난 사주팔자와는 지극히 상극인 이름을 지었고, 그뿐만 아니라 이런 나쁜 이름이 불러온 '흉운' 아래서 살아남은 것이 기적이라는 식으로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물론 그 철학관에서 돈벌이를 위해서 과장을 했거나 없는 사실을 이야기했을 수도 있어서 부모님께서는 다른 지역의 용하다는 철학관도 총 네 군데를 다녀오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웃긴 점은, 다른 용하다는 철학관 모두가 하나같이 사주팔자는 다 똑같은 내용이 나왔으며, 제가 쓰던 기존의 이름이 지닌 흉흉함과 그릇됨에 대해서도 한바탕 타박을 듣고 오셨다는 것입니다. 일부러 저런 식으로 지었냐는 둥 이름을 지어준 자와 원한 관계가 있냐는 둥 말입니다.
심지어 지방 모처에 있던 한 철학관의 '거사' 한 분은 부모님께 대뜸 욕을 하기도 하셨다고 합니다. '자식한테 저딴 이름을 지어주는 육시럴 놈팡이가 어딨느냐.'면서 말입니다.
아무튼, 이런저런 일이 있고 나서 부모님께서 심각하게 고민을 많이 해보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며칠 전에 전화를 하셔서 개명하자고 제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도 부모님께 그간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여러모로 고민을 해봤습니다. 그리고 개명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렇게 해서라도 제 '겪지 말아야 할 힘든 일'이 조금이라도 덜해지고, 부모님께서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이 없으니까요.
그리고 방금 전 새 이름 '후보'가 왔습니다. 부모님께서 다녀왔던 여러 철학관 및 유명하다는 사주팔자를 보는 곳 등에서 올라온 많은 이름 중 공통으로 올라온 이름을 추려보니 이런 이름들이 나왔습니다.
(참고로 제 성은 이 씨입니다.)
아무쪼록 쭉 제가 애정을 갖고 상주하며(요새는 일이 바빠서 무도하는 토요일과 가끔 쉬는 날 밖에는 들어오질 못해서 안타깝습니다.),
제 가치관 형성과 소재 거리에 큰 도움을 줬던 이 곳 오유에 도움을 요청하고자 이 글을 남깁니다. 많은 분들의 도움을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