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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생을 청와대 1급 비서관으로 임명한 걸 놓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공정성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물론 대다수 취준생 입장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걸 느낄 수도 있다고 본다.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취업이 절실하고 또한 그걸 위해 그야말로 온 힘을 다 기울여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딱히 무슨 객관적으로 수긍할 만한 업적이나 경력도 없이 1급 공무원에 임명된다는 건 박탈감이 들만한 일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엄밀하게 냉정히 따져 보면 공정성 자체는 그렇게 큰 문제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일단 자리 자체가 정무직이라서 애초에 시험으로 뽑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직업 공무원을 앉혀야 하는 자리도 아니다.
쉽게 말하면 내가 같이 일하기 편한 사람이라서 뽑았다고 해도 크게 잘못된 건 아니라는 거다.
그리고 1급 공무원이라곤 하지만 임기가 보장된 것도 아니다.
고작해야 1년 미만일 수밖에 없다.
또 그 친구가 그 자리에 앉음으로써 다른 누구 취준생, 청년들의 기회를 빼앗은 것도 아니다.
엄밀하게 따지면 청년들과 직접 관련이 있는 문제가 아닌 것이다.
결국 상대적 박탈감, 즉 순전히 감정적 차원에서의 반발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물론 그렇다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나이 하나 젊다는 것 외에 딱히 무슨 납득할 만한 이유나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 명분이 없기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것을 들고 나왔을 때, 그런 감정적 반발에 대해서 이 사태를 정당화하고 합리화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공정성보다 오히려 청와대 정무라인의 멍청함, 너무나 유치한 정치적 감각이 더 큰 문제라고 본다.
도대체 얘네는 무슨 생각으로 이런 인사를 한 걸까?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본인들이 사람을 뽑을 때는 그래도 사람들에게 최소한 긍정적 반응을 예상했기 때문에 그런 인사를 한 거 아닌가?
"젊은 이와 소통하는 멋진 인사네요."
"참신한 인재를 발탁했군요."
"내 또래 청년이 청와대에 진출하다니 잘 된 일인 것 같아요." (진짜???)
어쨌든 뭐 대충 이런 반응을 기대하고 뽑은 거 아니냐는 말이다.
사람들한테 욕 먹을 거 뻔히 알면서도, 그럼에도 너무나 훌륭한 인재라서(연구 업적이 탁월하다거나), 꼭 필요한 인재라서(훌륭한 아이디어를 내놓아서 도움이 됐었다거나) 그래서 모셔야 한다는 그런 생각으로 하진 않았을 거 아니냐는 거다.
그런데 사람들이 딱히 무슨 대단한 경력도 없는 젊은이를 발탁한다고 저런 뭔가 긍정적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다니?!
도대체 이 얼마나 터무니없이 순진하고 멍청한 생각이란 말인가?!
진짜로 사람들의 보편적 감정이나 심리에 대한 이해가 하나도 없는 한심한 발상으로 보인다.
저런 발상을 하는 사람들은 사람들이 외국의 젊은 정치인이나 이준석의 등장에 호의적인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감동 요소가 무엇인지 전혀 이해를 못 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중요한 건 나이가 아니라 스토리와 이미지다.
젊은 사람이라서 역시 기득권에 얽매이지 않고 참신한 견해를 내놓는다든가,
본인 능력으로 젊은 나이에 사람들의 인정을 받았다든가,
이런 식의 뭔가 차별화되는 감동 요소가 있는 스토리가 젊은 정치 신인에 열광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이걸 전혀 이해를 못하고 단순히 나이가 어리면 좋아할 거라는 생각을 하다니 이 얼마나 터무니 없는 발상이란 말인가?
문제는 이게 진보진영 내 일부만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는 거다.
한국일보와 한겨레 신문에 실린 박성민 옹호 칼럼성 기사들은 비뚤어진 공정성이니 하며 이번 인사를 옹호하고 있다.
사실은 비뚤어진 가치관은 이런 일부 언론인들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건 뭔가 하면 우리 편, 좋은 편에게 혜택을 주는 건 아름다운 일이라는 터무니 없는 발상이 그것이다.
쉽게 말해 사람을 그 자체로 선악으로 구분해서 기득권층은 악인 반면 여성, 사회적 약자는 선하고 그래서 이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라는 발상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는 참으로 유치하고 천박한 발상이어서 진보 진영을 나락으로 떨어뜨릴 위험한 생각이다.
범죄자나 범죄 수익이 아닌 이상 모든 사람과 그들의 이익은 도덕적 가치에 있어서 평등한 것이다.
어째서 사람 사이에 누가 더 소중하고 누구는 덜 소중한 사람이 있을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한겨레 신문, 프레시안 등 진보진영의 일부 덜떨어진 인간들은 사실상 이런 터무니 없는 발상, 즉 일종의 윤리적 카스트제도라고 할 수 있는 멍청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어쩌면 박성민을 발탁한 장본인도 이런 터무니 없는 발상에서, 그런 일을 벌였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즉 젊은 여성에게 혜택을 주는 것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일이라는, 자기네들 만의 터무니 없는 착각이며, 전혀 윤리적이지도 않은 생각 말이다.
본인들은 그런 생각이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정의롭고 선한 마음씨라고 착각하고 있을 수 있다. 그럴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은 다 자기 신념이 선하고 아름답다고 본다.
그런 생각은 모든 인간이나 그의 이익이 다 똑같이 소중하다는 진리를 부정한다.
약자가 다 똑같이 소중한 그의 권리를 침해 당하고 부정당하기 때문에 약자의 권리를 보호해야 하는 것이지, 그의 이익이 더 소중하기 때문은 아니다.
약자를 보호하는 윤리적 입장이 아니라, 실상은 흔해 빠진 인간의 추한 본성, 자기중심적 사고일 뿐이다.
공정성에 대한 반발과 갈등이 첨예해지는 사회에서 진보 진영 일각의 이런 터무니 없는 발상은 엄정하게 지적하고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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