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가깝고 의지하던 사람이 있었어요. 만난지 3달밖에 안 되었다만....
그 3달동안 매일매일, 진짜 딱 하루 빼놓고 매일매일, 아침에 눈뜨면 인사하고 밤 열두시쯤 되면 헤어지고, 그렇게 맨날 하루종일 이야기했어요.
그래서 하루종일 핸드폰 붙잡고 살 정도였고... 소소한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나중엔 고민상담도 하고, 힘들때 투정도 부리고....
정말 그렇게 잘 지냈는데 서로에게 감정을 잔뜩 쏟다 보니 지칠 일도 많았어요.
아무튼 감정이 더해지면서 최근에 몇번 삐그덕거리다가 며칠전에 내가 자기한테 쏟는 애정이, 시간이 갈수록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깊어지는데
자기가 막상 해주는 건 없는게 너무 미안하다고, 그래서 자기의 행동이 저에게 너무 상처를 줄 때가 많고 한 것 같다고 했거든요. 힘들어하는거
보는것도 미안하고, 차라리 본인에게도 저에게도 저희가 헤어지는게 나을 것 같다고 했어요. 뭐라고 해야하지.. 자세히 쓰긴 되게 복잡한데. 아무튼.. 대충 그런 식으로.
그때 진짜 울고불고 하면서 매달렸었어요. 정말 헤어지면 죽을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결국 다시 한번 해보자, 했는데 이게 도저히 안 되더라구요. 제 욕심으로는 계속 붙잡고 싶었는데 그쪽에서도 너무 힘들어하길래 차마 가지
말라고 할 수가 없었어요. 정말 이 사람이랑 헤어지게 된다면 그 순간부터 계속 울면서 살게될 줄 알았어요. 근데 미안하다고, 떠나달라고. 아니면 자기가 떠나겠다고. 자길 미워하고 욕하고 떠나가달라고 하는 이야기를 듣는데 놀랄울만큼 침착해지더라구요. 그리고 붙잡으면 안되겠구나, 싶었어요. 그렇게 이야기하다 헤어졌어요. 서로서로 미안하단 말도 잔뜩, 고마웠단 말도 잔뜩. 그쪽에서 자기는 인연을 믿는다고, 연이 닿으면 나중에 서로 더 성숙한 모습으로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했어요. 자기한테 쏟아부어준 그간의 애정에 너무나도 고마웠고, 상처만 잔뜩 준 것 같아 미안하다면서. 저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어요. 너무 고마웠고, 미안했고, 정말로 내 모든것을 바칠 수 있을 만큼 좋아했고 그렇기에 힘들게 한 게 너무 미안하다고. 나중에 정말 연이란게 닿으면 꼭 다시 보고 싶다고.
그 이야기 하다가 눈물 몇 방울 흘리고, 깔끔하게 사진부터 선물까지 정리하고는 다시 침착하더라구요. 아무 생각도 안 들었어요. 그냥 조금 멍한 느낌?
근데 심장이 아프더라구요. 슬프단 생각도 안 들었었어요. 그냥 몸이 안좋은 것 마냥 심장 한쪽이 막 아프고... 그냥 무덤덤하게. 그리고 가족들이랑 식사를 하는데 그렇게 좋아하던 음식을 엄청 오랜만에 먹는데 그다지 맛있단 생각이 안 들더라구요.
그리고 어쩐지 피곤한 듯, 지친 듯 언니랑 이야기하고 뭣 하고 하다가 잠들고, 새벽에 잠깐 깼다가 다시 잠들고, 그리고 오늘 아침이 되었어요.
밥을 먹는데 입맛이 없어요. 그냥 돌덩이를 입안에 억지로 쑤셔넣는 것 같아요. 먹을 수는 있다만 맛도 없고, 정말 억지로 먹는 듯 거북해요. 평소에 좋아하는 걸 먹어도 그래요. 그리고 속이 텅 빈 느낌이 들었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그사람에게 메세지를 보내고, 하루종일 이야기 주고받고 했었는데. 말 걸 사람이 없어서 친한 친구부터 평소에 자주 대화 안하던 친구에게까지 온갖 사람에게 메세지를 보내서 오전 내내 바쁘게 대화했어요.
기분이 이상해요. 눈물도 안 나. 차라리 눈물이라도 나면 펑펑 울고 기분 좀 풀텐데 눈물도 안 나니까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게임이든 뭐든, 좋아하는걸 해도 아무 생각 안 들고요. 그냥 착 가라앉은 기분이랄까. 제가 이러는게 너무 답답하기도 하고. 아무 의욕도 없고... 어떤 일도 즐겁지가 않아요. 기분이 이상해서 별걸 다 했는데 어떤걸 해도 그대로에요. 답답해. 미칠 것 같아요 진짜.
이럴땐 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떡하죠. 어떻게 해야 좀 나아질까요. 진짜 미칠 것 같아요 눈물이 안 나니 울고 털어낼수도 없고!!!!!!!!! 아 공허하다!!!! 많이 허전하다!!!!! 보고싶다!!!!! 또 하루종일 이야기해줄 상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런사람이 가지고싶다고 뿅 하고 생기는것도 아니잖아요... 아. 정말. 전에 누구랑 헤어져본적은 있었다만 그땐 며칠 울고불고 난리치고 털어냈는데, 지금은... 모르겠어요. 기분 이상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이런건 처음이라서...
말이라도 안하면 정말 답답해 죽을 것 같았어요. 쓸데없이 긴 글 봐주시니 감사합니다.